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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 믿음은 드물다.
    ♠寺刹巡禮 2011. 12. 23. 07:04

     

     

    바른 믿음은 드물다.

    須菩提 白佛言 世尊 頗有衆生 得聞如是言說章句 生實信不 佛告須菩提 莫作是說 如來滅後五百歲 有持戒修福者 於此章句 能生信心 以此爲實 當知 是人 不於一佛二佛三四五佛而種善根 已於無量千萬佛所 種諸善根 聞是章句 乃至一念 生淨信者 須菩提 如來 悉知悉見 是諸衆生 得如是無量福德 何以故 是諸衆生 無復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無法相 亦無非法相 何以故 是諸衆生 若心取相 則爲着我人衆生壽者 若取法相 則着我人衆生壽者 何以故 若取非法相 卽着我人衆生壽者 是故 不應取法 不應取 非法 以是義故 如來常說 汝等比丘 知我說法 如筏喩者 法尙應捨 何況非法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미래세의 후 오백세에 정법이 쇠퇴한 시기가 되었을 때]
    이같은 말씀이나 글귀를 듣고 참된 믿음을 일으키기나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여래가 멸도한 뒤 후 오백세에도
    능히 계를 지키고 복을 닦는 이가 있어서
    이같은 글귀에 능히 신심을 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길것이다.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
    셋 넷 다섯 부처님께만 선근을 심은 것이 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만 부처님께 수많은 선근을 심어 놓았으므로
    이 글귀를 듣고 한 생각에 청정한 믿음을 낼 것이다.

    수보리야. 여래는 다 알고 다 보나니,
    이 모든 중생들이 이와 같은 한량없는 복덕을 얻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들에게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없으며,
    법이라는 상도 없고, 법이 아니라는 상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상도 없고, 상 아님도 없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이겠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만약 마음에 어떤 상을 취하면
    곧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만약 법의 상을 취하더라도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고,
    법이 아니라는 상을 취하더라도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법에도 집착하지 말고,
    법 아닌 것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뜻에서 여래는 항상 말하기를
    ‘너희 비구들은 나의 법문이 뗏목의 비유와 같음을 알라’고 했으니,
    법도 오히려 놓아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님에 있어서 이겠는가.”


    ‘정신희유’란
    ‘올바른 믿음은 희유하다’는 뜻으로써,
    이 분은 앞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던 모든 가르침에 대해
    말세의 중생들이 바른 믿음을 낼 수 있겠는가 하는
    수보리의 의문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미래세의 후 오백세에 정법이 쇠퇴한 시기가 되었을 때]
    이같은 말씀이나 글귀를 듣고 참된 믿음을 일으키기나 하겠습니까?”


    앞의 제5분에서 부처님께서는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라는 가르침을 설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무릇 모양이 있는 바 모든 것은 다 허망한 것이라고 하시면서,
    만약 그러한 사실, 즉 상이 상이 아니라는 진실을 바로 보면
    곧 여래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이 가르침은 그동안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며, 코로 냄새맡아지고,
    혀로 맛보아지며, 몸으로 감촉되고, 뜻으로 헤아려 지는
    모양 있는 대상들에 얽매여 살아 온
    보통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라는 몸뚱이를 비롯한
    온갖 모양에 의지해 살아가며,
    더 많은 것들을 소유코자 하고,
    더 많은 지식들을 쌓고자 하며 살아왔는데,
    ‘나’라는 것도 허망한 허상일 뿐이고,
    내가 소유코자 하고 배우고자 하는 일체 모든 상이
    다 텅 비어 허망한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아 온 삶의 방식이
    더 많은 상을 짓고, 그것을 향유하며,
    거기에 의지해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그것이 모두 허망한 것이라고 하면서,
    모든 상을 타파하라고 설법을 하시니
    일반적으로 본다면 이것은 너무나도
    이 세상과 거꾸로 가는 당황스런 가르침이기도 한 것이지요.

    이러한 가르침에 대해서
    수보리 또한 깊은 깨달음을 얻으면서,
    깊은 관찰과 사유를 통해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보리에게도 이러한 가르침은
    너무나 어렵고 깊은 깨달음이었기에
    수보리는 문득 의심이 드는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많은 부처님의 제자들이야
    근기가 수승하고, 부처님께서 직접 가르침을 내려 주시니
    어렵더라도 잘 믿고 의지하여 바른 믿음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만약에 정법이 쇠퇴할 미래세인 말세의 중생들이
    더구나 부처님도 안 계실 때에
    이러한 가르침을 들었을 때 과연 잘 믿고 따르며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수보리의 일체 중생을 향한 자비의 마음과
    중생구제의 대서원이 잘 나타나 있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구마라집의 번역에는 등장하지 않는
    ‘미래세의 후 오백세에 정법이 쇠퇴한 시기가 되었을 때’
    라는 번역을 넣었는데,
    이는 산스크리트 원문과 현장 역에서는 나타나는 것으로
    이 곳에서는 이 문자이 들어가야
    문맥이 더욱 자연스럽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넣어 보았습니다.

    물론 구마라집 번역에도 다음 경문을 보면
    미래세의 후 오백세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여래가 멸도한 뒤 후 오백세에도 능히 계를 지키고 복을 닦는 이가 있어서
    이같은 글귀에 능히 신심을 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길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확고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래가 멸도한 뒤 후 오백세가 지나더라도
    분명히 계를 지키고 복을 닦는 이가 있어서
    이러한 사구게 법문에 능히 신심을 내어
    진실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잠깐 ‘후 오백세’를 살펴보면,
    이는 산스크리트 원문이나 현장역을 비롯한 한문본에서도
    명백하게 설명되고 있지는 않으나,
    금강경오가해에서 규봉스님께서 해석하신 바를 따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2,500년 뒤를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 부처님의 법이 전파된 뒤부터
    1주기를 500년씩으로 하여 총 5주기,
    즉 2,500년 동안 법의 수레바퀴가 굴러간다고 하는 설입니다.

    제1기는
    해탈견고(解脫堅固)의 시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즉각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정법이 가장 밝게 서 있는 때를 말하며,

    제2기는
    선정견고(禪定堅固)의 시대로,
    1기때처럼 즉각 깨달음을 얻는 이는 매우 드물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 정진을 열심히 하는 시기입니다.

    제3기는
    다문견고(多聞堅固)의 시대로,
    부처님께서 남겨주신 말씀인 경전을 읽고 외우며
    부지런히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들은 많지만
    선정을 닦고 참된 수행을 해 나가는 사람은 드물어
    부처님의 법력이 많이 감소되는 시기를 말하며,

    제4기는
    탑사견고(塔寺堅固)의 시대로써,
    선정을 닦는 사람은 물론이고
    경전을 읽고 외우며 배우려는 사람들조차 줄어드는 시대로
    이 때에는 공부나 수행은 없고
    오직 사찰과 탑을 세워 복과 공덕을 얻고자 하는 사람만 늘어나는
    기복불교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5기는 말기로써
    투쟁견고(鬪爭堅固)의 시대로,
    불법이 거의 쇠퇴하여
    복을 바라며 절을 짓는 등의 불사까지도 사라지고
    오히려 절의 재산을 갖고 싸우고 다투며,
    불법을 팔아 서로 옳고 그름을 다투며 분열하는 시기입니다.

    여기에서 말한 후 오백세란
    이런 다섯가지 시기 가운데 뒤에 있는 오백세,
    즉 제5기 말기를 말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설로는
    정법(正法), 상법(像法), 말법(末法)시대의 3가지 구분법으로,

    정법시대는
    부처님 멸도 후 500년간으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잘 수행하여
    쉽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던 시기이며,

    상법시대는
    그 다음의 500년간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수행하지만
    깨달음을 얻기 어려운 시기이고,

    말법시대는
    그 이후의 500년 간의 시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있으나 수행도 없고 깨달음도 없어
    불법이 쇠하는 시기를 말하는데,

    이 가운데 말법시대를 후 오백세라고 한다는 설도 있으며,
    또 학계에서는 역사적으로 금강경이 나온 시기를 고려했을 때
    정법시대가 끝난 뒤의 상법시대가
    후 오백세에 가장 적합하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의미입니다.
    후오백세라는 것은 어떤 한 시점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이 쇠퇴하여
    사람들이 경전공부도 뒤로하고, 수행도 하지 않으며,
    나날이 부패와 분열만이 있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정법을 공부하기가 너무도 어려운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지칭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수보리의 질문,
    이러한 후 오백세가 되면 정법이 쇠퇴하여
    수행하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분열이 심해지기 때문에
    그 때에도 지금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이해하며 실천하여 깨닫는 사람이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후 오백세에도
    능히 계를 지키고 복을 닦는 이가 있으며,
    앞의 사구게인
    ‘범소유상 게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라고 하는 등의 글귀에
    능히 신심을 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계를 지키고 복을 닦으며,
    부처님 말씀에 능히 신심을 내어 진실하게 여길 것이란 말은,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수행법인 삼학에 대해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계 정 혜 삼학은 모든 수행자들이
    실천해야 할 수행의 핵심입니다.
    계를 지키고,
    최상의 복인 깨달음을 실천하는 선정을 닦고,
    부처님의 말씀을 진실하게 깨달아 요달하여 지혜를 이루는
    이 세 가지가 삼학의 기본 정신인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부처님께서는
    계를 지키고(戒) 최상의 복을 닦으며(定)
    부처님 말씀에 능히 신심을 내어 진실하게 여김으로써
    참된 지혜(慧)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심으로써
    후오백세의 말법시대에도
    삼학을 닦는 청정한 수행자가 있을 것임을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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