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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회인유분(3)
    金剛經 2011. 12. 6. 04:58

     

    이러한 평화롭게 깨어있는 낱낱의 일들이
    곧 좌선을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모든 일상을 살아감이
    그대로 좌선하고 앉아 마음을 집중하는 것과 둘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생활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고 말이지요.


    [경전]

    “가부좌를 결하시고
    몸을 곧게 세운 뒤
    입가에 마음을 집중하시고서.”


    [강의]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구절인데,
    아쉽게도 우리가 많이 독송하고 있는
    구마라집의 번역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대일로 직역하는 것을 중시하는 현장스님의 번역이라던가,
    진제, 보리유지 등의
    다른 한역 금강경본에서는 모두 번역이 되고 있으며,
    빠알리어 경전에서도 이 부분은 잘 드러나 있음을 볼 때,
    분명 이 부분은 금강경의 원본에서는
    나타나 있는 경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금강경 제 일분에서 말하고 있는
    부처님의 일상 하나 하나가
    그대로 가부좌를 결하고 앉아 마음을 집중하는 좌선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앉아서 하는 좌선은 중요하고
    밥 먹고, 탁발하고, 발을 씻는 등의 일은 중요치 않은 것이 아니라
    이 모든 낱낱의 행위가
    그대로 마음집중의 수행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공양이 끝나시고 부처님께서는 여느 때처럼 가부좌를 결하시고
    몸을 곧게 세운 뒤 입술 바로 위쪽으로
    호흡이 들고 나는 것에 마음을 집중하시며 앉아 계십니다.
    호흡이란 지금 이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장스님은 이 부분을 住對面念이라고 하여,
    ‘전면에 마음을 집중하시고서’라고 해석을 하셨습니다.
    빠알리어에서는 ‘전면’이라고 해석한 부분을
    원본에서 무카(mukha)라고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얼굴, 혹은 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하고,
    산스크리트본에서도 무카는 입이나 얼굴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전후 사정을 보았을 때 아함경 등에서 나오는
    사념처 수행에 빚대어
    ‘얼굴에 마음을 집중한다’거나
    ‘전면에 마음을 집중한다’는 해석 보다는
    ‘입술 위 부분의 호흡이 들고 나는 곳에 마음을 집중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보여집니다.

    어쨌거나 여기에서는 호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순간 온전히 마음을 집중하여 깨어있다고 하는 점에
    말씀의 중심을 새겨야 할 것입니다.

    이상에서와 같이
    금강경의 제일분에서는
    부처님의 평범한 하루 일상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가르침을 열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과
    부처님의 삶이 전혀 다른 것이 아니예요.
    똑같이 먹고 자고 걷고 한단 말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오직 그것을 할 뿐이며,
    오직 매 순간 순간 최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매 순간 다른 곳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달해 있기 때문에 평화로울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부처님의 하루 일과를 보며
    우리의 삶도 부처님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봅니다.
    외양 상으로는 그리 다르지 않다는 말이예요.

    다시 말해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내면의 빛을 현실에 피어오르도록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대로 깨달음을 삶 속에서 피어오르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자꾸 어디로 갈까 망설이지 말고,
    자꾸만 욕망을 일으켜 도달할 곳을 찾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부처님의 삶과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고 계신 것입니다.

    매 순간 순간
    깨어있으십시오.
    그것이 부처님의 행이고,
    금강경의 실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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