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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을 하든 같이 살든, 상대를 미워하지 마라.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0. 11. 10:47

     

    ▒ 문

    저는 한 가정의 아내로 살아가는 주부입니다. 네 살 된 아이가 있고요, 이제 막 5년이 되었지요.
    신랑이 가게를 하며 술과 노름을 하다가 이제 막 5년이 되어 여자문제, 시댁과의 갈등까지 겹치게 되었습니다.
    이혼을 정말 하고 싶지만 저의 사랑스러운 아기 때문에도 그렇고..
    그냥 이대로 살자니 저의 마음과 육체가 썩어 갈 것만 같습니다.
    지금은 화병을 얻어서인지 위가 너무 아픕니다.
    이런 저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답
    첫째는, 이 결혼은 내가 선택한 거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내가 인연을 지었으니까 과보를 받아야 합니다. 결혼식할 때 뭐라고 했습니까?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겠느냐? 이렇게 물었을 때
    '예' 그랬잖아요? (대중들 웃음)
    나보고 주례를 많이 부탁하는데 절대로 안 설라고 합니다. 이유는?
    그렇게 물었는데 대답을 '예예' 해놓고 안 지키기 때문에, 나만 실없는 사람이 돼요..
    그런데 '어떤 일이 있더라도'에 '어떤 일'은
    남편이 직장을 잃는 것도 들어갑니까, 안 들어갑니까? 들어가죠?
    건강이 안 좋은 것도 들어가고.. 설령 바람을 피웠다 해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에 들어갑니까, 안 들어갑니까? (대중들 웃음)
    들어가겠죠? 반대로 아내에 대해서도 만찬가지예요.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라도 기다려주고품어주는 게 사랑이다 이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녜요. 아주 이기심이예요. 장사예요.
    난 널 사랑하는데 넌 날 왜 사랑 안 해? 이거예요. 전부 거래예요, 거래..
    난 약속 지켰는데 넌 안 지켰다, 그러니 나도 안 지킨다.. 이거예요.


    우리 초등학교 다닐 때, 도덕책에 이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가지고 사형을 당하게 됐는데
    고향에 있는 부모를 꼭 한 번 뵙고 자기가 형을 받겠다.. 이랬습니다.
    그런데 이걸 믿어줄 사람이 없어. 그래서 친구한테 얘기했어요.
    그래서 친구가 대신 잡혀 있고 고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약속 날짜에 안 오니까, 친구가 대신 죽게 됐어..
    그럼 우린 뭐라고 그래요? 배신당했다.. 그러죠?
    그러나 친구라면..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거야. 나한테 말 못할 무슨 사정이 있었을 거야.
    그는 배신할 사람이 아니야..' 친구지간에 이렇게 믿었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웃에서 '당신 남편이 어떻다 저떻다' 얘기해도.. 그 말 듣고 그냥 금방..
    자기하고 십년 산 남편 말은 안 믿고, 처음 보는 이웃집 사람 말은 금방 믿고 그러잖아?
    그러지 말고 '예 그래요.. 우리 남편 그럴 사람 아니예요..'
    '아유 바보같이..' 그러더라도, '알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래야 해요.
    내 마음 속에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질문한대로 아이를 위한다면 이혼할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이혼할 생각을 가지고 억지로 사는 건 정말 나빠요.
    이건 오히려 이혼하는 것보다 더 나빠요.
    아내가 이렇게 불신하고 이혼할 생각만 하고 살면, 남편도 아내를 믿을 수 있어요 없어요? 없겠지..
    그럼 옆에서 잘 해주는 여자 있으면 관심 갈까 안 갈까? 가겠지..
    스님이 이렇게 말하면 윤리도덕에 반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게 마음의 흐름이라는 거예요.
    마음이 저쪽으로 갔다가도 이쪽에서 진실하게 믿어주면 언젠가는 돌아오는데
    그런데 그러지 않아도 별로 안 좋아서 딴 데로 마음이 갔는데
    거기다 악을 더 쓰니까 어때요? 마음이 더 가버린다 이 말예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은..
    내가 라면을 끓여먹고 살더라도, 파출부를 하고 살더라도, 셋방에서 살더라도
    나보다 딴 여자 더 좋아하는 남자하고 내가 굳이 살 필요가 뭐 있느냐?
    옛날에는.. 이혼을 할 수 없는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살았지만 지금 시댄 그렇지 않잖아요?
    이렇게 생각한다면, 미워할 필요도 없어요.
    (합장하고) '네 그러세요? 좋은 사람한테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이렇게 딱 끝내면 돼.. (대중들 웃음)
    물을 필요도 없고, 미워할 필요도 없어요.


    왜? 마음이 이쪽을 향했다가 저쪽을 향했다가 하는 건 마음의 속성이예요.
    이 직장 다니는데 저 직장에서 월급 좀 더 준다고 하면, 관심 있어요 없어요? 있지..
    이 직장 사람들이 보면 배신이지?
    그래서 윤리도덕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있지만, 이 윤리도덕이 우릴 속박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다 자기 유리한대로 적용합니다.


    그래서 그런 걸 떠나서.. 정말 아이를 위한다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은

    내가 편안하고 행복감을 느낄 때, 그 품에서 자라는 아이가 가장 좋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막 괴로워하고 갈등을 일으키면서 살면, 아이는 정신적으로 굉장히 충격을 받고
    나중에 커서 우울증 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성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아이를 위한다면 엄마가 편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세상의 모든 장애를 막아줘야 합니다.
    남편이 어떻게 하든지 내가 딱 흔들리지 말고, 내 마음을 바로 써야 합니다.
    그러려면 수행을 해야 합니다. 보살 마음을 내야 합니다.
    '아 내가 또 경계에 끄달리는구나.. 내가 또 시비심을 일으키는구나..'
    이렇게 돌아보면서 정진을 꾸준히, 즉 참회기도를 하면.. 나를 보고 참회한다 이거예요.
    그러면 부부관계도 좋아지고, 아이에게도 좋습니다.


    만약에 이혼을 했다 하더라도 남편을 미워하면 누구에게 나쁘다?
    나에게 나쁘고 자식에게도 나빠요..
    그러니까 부처님 법(法)은 이혼해라 말라 이걸 가르치는 게 아녜요.
    이혼을 하든 같이 살든 이 걸 논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미워하지 마라..
    상대를 미워하면, 이혼한 남편을 미워하게 되면
    그러면 지난 세월이 10년이든 5년이든 후회가 되겠죠?
    자기 인생을 후회하면 누구 괴로움이 된다? 자기 괴로움이죠.


    그리고 이혼을 해도, 그 전 남편은 애 아빠죠? 
    애 아빠를 내가 미워하면, 아이도 내가 절반은 미워하게 됩니다.
    또 아이도 자라면서 아빠에 대한 자긍심이 없어져요.
    그래서 서로 뜻이 안 맞아서 헤어지더라도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 다만 나하고 안 맞아서..

    그 안 맞는 걸 내가 수용을 못해서 혼자 사는 거야'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 번 맺은 인연을 그렇게 생각하면 미워할 일이 없어요.


    꼭 부부만 그런게 아녜요.

    연애를 하다 그만뒸든, 친구로 사귀었든, 이웃집이든..
    한 번 맺은 인연을 이렇게 나쁘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여러분이 살면서 남을 배신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배신당했다.. 생각하지만 사실 배신이란 건 없어요.
    이렇게 마음의 이치를 아는 걸, '법(法)을 안다' 라고 합니다.

    이걸 견도(見道)라고 합니다. 법을 본다..


    보면 해결이 되는데, 알아도 오랜 세월 습관이 있어서

    경계에 딱 부딪치면 나도 모르게 옛날식으로 작용해버려요.
    그래서 그런 자기를 다시 돌아보고 '어 내가 또 습관대로 마음을 쓰네..'
    이렇게 돌이켜보고 내려놓고 다시 하고, 내려놓고 다시 하고.. 이게 이제 수행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 정진을 해야, 그 힘이 있어야
    이 마음이 업식대로 흘러가는 것을 제어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역시 이 분도, 이 이치를 알고 남편에게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바람피고 술 먹고 하는 남편이 잘 했고, 나는 잘못 했고.. 이런 뜻이 아니라
    그런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문제를 돌아보고 참회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런 식으로 갈등을 피우면서 살 때, 아이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를 알아서
    미래의 괴로움을 내가 미연에 막는다..
    어리석어서 과거에 지은 인연의 과보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미래의 괴로움을 미리 막으려면
    마음이 이렇게 작용하더라도 거기 끄달려 가지 않겠다..
    이런 마음으로 정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거래를 하지 않을 때 진정한 사랑이 있습니다 <법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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