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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느리들 싸움 말리려고 하지말고 내 공부부터 해라.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0. 11. 10:45

     

    ▒ 문
    두 며느리가 심한 언쟁을 한 후 서로 안 보고 있습니다.
    큰 애는 작은 애가 무릎 꿇고 사과하라 하고, 작은 애는 또 윗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언행을 함부로 하면
    용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둘을 화해시키려고 하면 반작용이 제게 더 크게 옵니다.
    큰 아이는 매주 오던 게 한 달째 발걸음을 끊고 전화도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처신하고 어떤 마음으로 기도해야 할까요?

     

    ▒ 답
    제일 좋은 방법은.. 내버려 두세요.
    왜 놔두라고 그러냐 하면.. 자기들끼리 싸우는 거 그대로 놔두면
    큰 며느린 큰 며느리대로 나하곤 관계가 괜찮죠?
    또 작은 며느린 작은 며느리대로 나하곤 관계가 괜찮죠? 나도 괜찮고..
    그런데 이 두 며느리가 싸우는 걸 보기 싫어가지고
    큰 며느리 보곤 큰 게 참으라 그러고, 작은 며느리 보곤 작은 게 참으라고 관여를 하면
    큰 며느린 섭섭하다고 나하고 관계가 나빠지죠?
    작은 며느린 또 작은 며느리대로 관계가 나빠지죠?
    그럼 둘만 관계가 나쁜 게 이익이예요? 셋이 다 나쁜 게 이익이예요? (대중들 웃음)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겠어요? 나한테 이익되고 손해 안 되니까 상관 마라 이런 뜻이 아녜요.
    그런 뜻으로 말하는 게 아니고.. 여기서 핵심은, 두 며느리가 싸우는 게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그런 상황은 수행적 관점에서, 내 입장에서 볼 땐 '경계'입니다. 아시겠어요?
    경계는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습니다. 제법(諸法)이 공(空)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두 며느리가 싸우는 걸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마음.. 이게 수행이예요.


    그런데 이 분은 지금, 둘이 싸우는 걸 보면서 마음이 편해요 불편해요? 불편하지..
    불편하니까 둘을 미워합니다.
    그러니까 큰 며느리 보고 얘기할 때나, 작은 며느리 보고 얘기할 때 나무란다 이 말입니다.
    나무라는데 좋아할 사람 누가 있어요? 그러니까 또 나하고도 싸우게 됩니다.
    그래서 나까지도 그 경계에 빨려들어가서 나도 괴로워지고
    나하고 그 사람들하고 관계도 나빠지고..
    둘의 문제에도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큰 며느리는, 저 아우 때문에 어머니하고 나하고의 관계도 나빠졌다..
    이게 아우 책임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우가 더 미워질 거고
    또 아우는, 형님 때문에.. 자기하고 어머니하곤 관계가 괜찮았는데 형님 때문에 나빠졌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형님을 더 미워하게 돼요.
    그래서 불에다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해야할 기도는..
    둘이 싸우는 걸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동요가 안 돼야 합니다.
    '아.. 젊은 애들이 어리석어서 싸우는구나.. 아이고.. 나도 옛날에 저랬지..' 이렇게 이해가 돼야 해요.
    큰 건 작은 게 먼저 사과해라, 작은 건 큰 게 먼저 어떻게 해라.. 그거 이해되죠?
    그러니까 둘이 싸울 땐, 자리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왜? 보면 끌려드니까.. ㅎㅎ
    '어디 이것들이 내 앞에서 싸우나?' 이러지 말고
    그냥 핫바지에 바람새듯이 그냥 슬그머니 나가버려.. 밖으로.. 아무 소리도 하지 말고..
    그리고 한참 있다가 들어오는 거예요. 그리고 거기 대해선 언급을 말아요.

    '이제 싸움 끝났니?' 묻지도 말란 말예요. (대중들 폭소)
    모른 체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이렇게 내가 거기에 아무렇지도 않아야 된다.. 이게 공부예요.
    이 기도를 먼저 해야 합니다. 그 둘 싸움 말리는 기도를 먼저 하지 말고..
    이게 쉬워요 안 쉬워요? 안 쉽지.. 말이 쉽지 절대 안 쉬워요.
    특히, 어른 앞에서 젊은 것들이 싸우면 첫째 내 자존심 상하잖아.. 그렇죠?
    '지금 나를 얼마나 무시하면.. 이것들이 감히 내 앞에서?' 이런 생각이 든단 말예요.
    그래서 내 자존심을 내려놔야 돼요.
    그런데 싸우는 사람들 눈에 어른 애가 보입니까 안 보입니까? 안 보여요. 눈에 뵈는 게 없어요.
    그래서 이 때는 내가 어른으로 안 보이기 때문에, 없는 게 제일 나아요.


    지금은 내 공부가 중심이지, 둘을 고치려고 하지 마라..
    그렇게 자꾸 내 공부를 해서.. 100일을 하든, 200일을 하든 수행을 해서
    둘이 싸우는 걸 편안하게 볼 수 있다.. 내 자존심도 아무렇지 않고.. 이렇게 되면
    그 다음에 이제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나는 괜찮은데.. 너희들끼리 싸우니 너희들 마음이 불편하지 않느냐?'
    '싸우고나면 맘이 편하니?' 한 번 물어보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이제,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릴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거기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도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되거든요.
    '어머닌 그럼 아우가 저러는데 그냥 내버려둬요? 그걸 나무라야지' 하고 덤비면
    '이게 어디서 까부나?' 이래면 안 된다 이 말입니다.
    그럴 때도 웃으면서 말릴 수 있어야 실제로도 말려집니다.


    그래서 두 개의 길입니다.
    첫째, 내가 먼저 수행을 해서, 둘이 싸워도 아무렇지도 않은 경지로 간다..
    그게 되기 전까진 절대 아무 말도 하지 마라..
    그럼 자기들끼리 뭐라든 난 편안하죠?
    나만 편안한 게 아니라, 그것이 그 사람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나까지 그 싸움에 말려들지 않는다..


    둘째, 내가 편안하게 된 뒤에는 내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위해서 약간씩 조언을 해준다.. 그러면 효과도 있다..
    이래저래 다 이익이다 이 말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정진을 해야 합니다.


    남을 논하는 게 수행이 아녜요.
    그 둘이 안 싸우게 하는 게 공부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부처님, 저 둘이 안 싸우게 좀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잖습니까?
    그러지 말고 '부처님, 저 둘이 싸워도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는 힘을 주세요..'
    달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만약 염불을 한다면, 둘이 싸우는 걸 봐도 어떻게?
    (합장하고) '나무아미타불..'
    (합장하고) '나무관세음보살..'
    중국영화 보면 그런 거 못 보셨어요?
    절에 불이 났다.. 뭐 많이 죽었다.. 이러니까 조실스님이 뭐라 합니까?
    (오른손만 합장) '아미타바..' 그러잖아?
    '어! 뭐? 무슨 일이?' 이러지 안잖아요?
    누가 처들어왔다 해도 (오른손만 합장) '아미타바..'
    우린 지금 그게 안 돼요.
    그렇게 되도록 수행하고 공부하고 그래야 합니다.
    사실 그렇게 되면 그 공덕으로.. 내가 뭐 어떻게 말리려고 안 해도.. 저절로 집안이 편안해진다..
    어머니가 편안하게.. 두 사람 싸우는 걸 보고 있으면.. 며느리들이 싸우다가도 꼬리를 내려요.
    그런데 어머니까지 거기 끼어들어가지고 뭐.. 이거 나무랬다가 저거 나무랬다가.. 그러면
    싸움이 점점 점점 더 커집니다.

     

     

    ※ 엄마인생 간섭하지 말고, 스님인생 간섭하지 말라<법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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