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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좋은글 2010. 5. 17. 16:01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樹: 나무 수. 倒: 넘어질 도. 猢: 원숭이 호. 猻: 원숭이 손. 散: 흩을 산

     

    "나무가 넘어지면 그 나무에서 살던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우두머리가 망하면 그 수하들도 덩달아 낭패를 보게 된다는 말.

     

     

    중국 송(宋)나라 때의 세도가 조영(曺詠)과 여덕신(厲德新)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호손(猢猻)은 중국 호북성에 있는 원숭이다.

     

    송나라 고종 때 조영은 유명한 간신인 재상 진회(秦檜)의 환심을 사서 연달아 승진하여 시랑(侍郞)이라는 직위까지 올랐다. 고위 관리가 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그와 친교를 맺고 잘 보이고자 하였으므로, 조영은 매우 득의양양하였다. 그런데 조영의 손위 처남인 여덕신 만은 조영이 지위가 높아진 뒤에도 그를 대하는 태도가 전과 다름없었다

     

    여덕신은 조영이 재능과 학식이 있어 고위 관직에 오른 것이 아니라 진회에게 아부하여 승진한 것을 알았기에, 그 결말이 좋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같이 어울리지 않은 것이다. 조영은 마을 이장에 불과한 여덕신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데 앙심을 품고 그의 잘못을 들추어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여덕신은 처신을 깨끗이 하였으므로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

    그러다가 진회가 죽자 그를 추종하던 무리들은 모두 실각하였고, 조영도 신주(新州)로 좌천되었다. 여덕신은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이라는 제목의 부(賦)를 지어 조영에게 보냈다. 그 내용은 진회를 큰 나무에 비유하고, 조영과 같은 무리를 그 나무에 사는 원숭이들에 비유하여, 권세를 믿고 백성을 괴롭히는 악행을 폭로하였다. 그리고 큰 나무가 쓰러져서 원숭이들도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었으니 나라가 기뻐할 일이라고 하였다.

     

    이 고사는 송나라 때 방원영(龐元英)이 지은 《설수(說藪)》의 〈조영처(曺詠妻)〉편에서 유래된 것으로, 명나라 때 도종의(陶宗儀)가 편찬한 《설부》에 실려 있다.

     

    또한 명(明)나라 때의 문인 낭영(郎瑛)이 쓴 칠수유고(七修類藁)에 따르면, 진회(秦檜)는 벼슬길에 나서기 전에 일직이 사숙의 훈장을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 그는

    “나에게 만약 다닐 만한 길이 있다면 이처럼 원숭이 나라의 왕 노릇(사숙 훈장)은 하지 않겠다.(我如有道路 不做猢猻王)”는 뜻의 시를 지은 적이 있었다. 원래 이 시는 “만약 내게 땅 삼백 평이 있다면, 이 따위 원숭이 나라 왕 노릇을 하지 않으리라.(若有水田三百畝 這番不做猢猻王)”로 되어 있는데, 배우는 학생들을 원숭이에 비유한 말이다.

    때문에 여덕신이 그에게 붙어살던 자들을 원숭이에 비한 것은 근거가 있을 뿐 아니라 풍자적의미도 담겨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진회(秦檜)의 회(檜= 노송나무 회)역시 공교롭게도 나무의 명칭이다.

     

    여기서 유래하여 수도호손산은 권력자가 실각하면 그 추종자들도 흩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기업이 망하면 그 구성원이 일자리를 잃고 흩어지게 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비슷한 의미의 고사성어로는 수도조비(樹倒鳥飛:나무가 쓰러지면 둥지를 틀고 살던 새가 날아간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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