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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걱으로 문수보살의 뺨을 때린 무착스님'
    벽화이바구 2012. 3. 5. 14:53

     

     

    '주걱으로 문수보살의 뺨을 때린 무착스님'

    무착스님은 출가하여 문수보살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스님은 문수보살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기 위해 항주에서부터 오대산까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온몸을 내던지는 오체투지의 절을 하며 갔습니다. 마침내 오대산 금강굴 부근에 이르렀을 때 한 노인이 소를 거꾸로 타고 오다가 말을 걸었습니다.

    '자네는 어떤 사람인데 무엇하러 이 깊은 산중에 앉아 있는가?'
    '예, 문수보살을 친견하러 왔습니다.'
    '문수보살을 가히 친견할 수 있을까?'

    그리고는 소를 타고 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무착스님은 노인이 범상치 않은 분임을 느껴 뒤를 따라갔습니다. 얼마쯤 가니 금색이 휘황찬란한 절이 나타났습니다. '균제(均提)야.' 노인이 시자를 부르자, 시자는 뛰어나와 소를 받아 매었습니다. 잠시 뒤에 차가 나왔는데 다완(茶椀)은 모두 보석으로 만들어졌고, 차를 마시니 몸과 마음이 형언키 어려울 정도로 상쾌해졌습니다. '세상에 이런 차가 있다니.' 혼자 감탄하고 있는데 노인이 물었습니다.

    '자네 어디서 왔는가?' '남방에서 왔습니다.'
    노인은 찻잔을 들고 다시 물었습니다.
    '남방에도 이런 물건이 있는가?' '없습니다.'
    그럭저럭 날은 저물어가고 무착스님은 노인에게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였습니다. '염착(染着)이 있으면 잘 수 없다.' 마음에 번민과 집착이 있는 사람은 여기에서 쉬어 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런 염착도 없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다시 물었습니다. '자네 계행(戒行)을 지키는가?' '예, 어릴 때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것이 염착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네는 여기서 잘 수가 없네.' 닦아도 닦음이 없고 지켜도 지킴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도 애써 지켜야 하는 단계에 있으니 염착이라고 한 것입니다. 노인은 시자인 균제를 시켜서 무착스님을 배웅하게 했습니다.

    밖으로 나오면서 절 이름을 물으니 ‘반야사(般若寺)’라고 하였습니다. 무착스님이 고개를 들어보니 저 멀리 보이던 절은 씻은 듯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오대산에서 돌아온 뒤에 공(空)과 색(色)이 화합되도록 열심히 공부를 하여 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젊은 스님들이 도인이 되는 것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공양주를 자청했습니다.

    하루는 큰 가마솥에다가 죽을 끓이는데 갑자기 솥에서 상서로운 광명이 나타나더니 문수보살이 연꽃처럼 피어 올랐습니다. 이전에 꿈에도 그렸던 문수보살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대중들이 절을 하면서 경탄하였지만, 무착스님은 주걱으로 문수보살의 뺨을 후려치면서 소리쳤습니다. '문수는 네 문수요, 무착은 내 무착이니라.'

    그러자 죽의 방울방울로 부터 천만의 문수보살이 나와 허공을 가득채웠고, 무착스님은 닥치는 대로 주걱으로 쳤습니다. 이에 문수보살은 자취를 감추며 말하였습니다. '내가 삼대겁을 수행하였건만, 오늘 노승의 혐의를 입고 돌아가는구나. 쓴 꼬두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참외는 꼭지까지 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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