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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로 심뽀가 더러운 사람들이 기도를 많이 해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2. 2. 16. 07:00

     

     


    저는 35세 된 기혼여성입니다.
    지금 8살, 5살 된 남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 큰 아이가 장애가 있습니다. 
    약간의 자폐증을 동반한 정신지체인데, 제 삶에 가장 큰 고민은 이 아이의 울음입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잦은 울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격이 급해 기다리는 것을 못하고, 욕구가 잦을 때면 거세게 웁니다
    이 생활이 8년쯤 되다보니 이제는 지치는 마음도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이 인간의 이기심입니다.
    결혼을 사랑으로 한다고들 말하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돈 못 벌어오면 '결혼 괜히 했나?' 하는 생각이 들고
    못 벌어오는 정도를 넘어 내 돈까지 축내는 수준이면, 손해다 싶어서 '혼자 살 걸 그랬나?' 이럽니다.
    이게 사랑이예요? 돈문제예요? 돈문젭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론 이기심으로 늘 이해타산을 따지는 거예요.
    헤어질까 하다가 헤어지지 못하는 것도 다 이기심 때문입니다.
    '나 혼자 어떻게 사노? 애들은 어찌 키우나?' 그렇게 이해타산 따져서 하루하루 사는 겁니다.
    성질 팍 올라올 땐 '헤어질까?' 하다가, 하룻밤 자고 보면 '그냥 살까?'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겁니다.
    마치 마트에 가서 물건 살 때, 제품은 맘에 드는데 값이 비싸거나, 어떤 건 값은 싼데 품질이 좀 떨어져..
    그래서 살까말까 망설이듯이, 여러분들 무의식 속에서는 늘 이해관계를 가지고 저울질합니다.


    자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이 생기기도 잘 하고,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면 자식 있는 게 행복하죠?
    그러나 자식이 장애가 있거나, 말 안 듣거나 하면 괴롭죠?
    사실 이것도 엄격히 살펴보면 다 이해관계입니다.
    부부는 내가 선택했잖아요, 상대도 날 선택하고..
    그러나 자식은.. 나는 자식을 낳기로 선택했지만, 자식은 날 선택했어요 안 했어요? 안 했죠?
    자식은 내가 일방적으로 선택한 겁니다. 책임으로 따지면 무한책임을 져야 해요.
    이걸 회피한다면.. 인생을 사람답게 살기를 포기하는 것이죠.


    아이가 심하게 운다, 힘들다, 지친다.. 물론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는 걸 노래소리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결혼생활도.. 남편이 코를 골면 처음엔 '못 살겠다..' 하다가도
    그것만 빼고 다 괜찮으면 그냥 살죠? 살다보면 코고는 것도 그런대로 괜찮고
    그 소리가 노래소리로 들린다고 하잖아요? 오히려 남편이 코를 안 골면 잠을 깬다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아이에 대해 무한한 책임의식이 있으면, 이런 거 문제가 안됩니다.


    만일 기독교 신자라면 이렇게 감사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지체부자유 아이를 저에게 보내주셔서
    제가 사랑의 마음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아이들 돌보는 사람들을 한 번 보세요.
    그 사람들은 자기가 낳은 아이도 아니죠?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수녀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있는데.. 왜 자기 자식 하나 돌보지 못하고 이리 아우성을 치는 겁니까!


    다만 이럴 순 있습니다.
    내가 돌보는 것보다 전문가가 돌보는 게 더 나은 경우..
    아이가 귀찮아서가 아니고 그 아이의 치료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 경우엔..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붙들고 있으면 그건 집착입니다.
    하지만 귀찮아서 시설에 맡긴다면, 아무리 좋은 여건에 맡긴다 해도,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이렇게.. 오직 아이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어떤 게 좋으냐 하는 게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지 책임회피하려고.. 어떻게 적당하게 기도 좀 해서 해결해 보려구.. 그러면 안 됩니다.


    제가 보기엔 주로 심뽀가 더러운 사람들이 기도를 많이 해요.
    나쁜 짓은 해놓고 그 과보는 안 받으려고..
    좋은 일은 하나도 안 하고 복은 지가 다 받으려고..
    그걸 하느님한테 가서 빌고 부처님한테 와서 빌고..
    그런 심뽀 고치는 게 불교지, 더러운 심뽀대로 도와주는 게 부처님이 아닙니다.
    그래서 법의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법의 이치를 알고 기도를 해야 합니다.


    어떤 부모가 자식 병 낫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있겠습니까마는..
    무조건 '병 낫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면서 매달릴 게 아니라,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먼저 내어야 합니다.
    또, 엄격하게 말하면.. 아이 임신 중에 지나치게 신경을 썼던 게 문제일 수도 있는 만큼,

    반성하고 참회부터 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 과보를 수용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아이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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