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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좋은글 2012. 2. 15. 06:40

     

     

     

     

    路遙知馬力이고 日久見人心이니라.


    路(길노),遙(멀 요),知(알 지),馬(말 마),力(힘 력), 日(날 일),久(오랠 구),見(볼 견),人(사람 인),心(마음 심)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오래 지내봐야 사람의 속마음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니, 진정한 사귐을 얻으려면 그걸 알아 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주식형제(酒食兄第)는 천개유(千個有)로되

    급난지붕(急難之朋)은 일개무(一個無)라.


    술과 음식을 먹을 때는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수 없이 많으나 위급하고 어려울 때는 함께 고통을 나누거나 대신할 친구가 한 사람도 없다. 즉 진정한 마음을 드러 내놓고 지낼 친구를 사귀기란 그렇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참다운 친구를 사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어려움이 없을 때는 그렇게 다정하고 분신처럼 친했던 사람도 이해관계가 생기면 금이 가기 시작하여 어려움이 다가오면 매정하게 돌아서는 것이 인간사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마음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로 헤아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헤어질 때 알 수 있고 사람의 본심은 술 마실 때 알아본다고 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알기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기에 아무리 많은 친구를 사귈지언정 진정으로 자신을 대신하여 줄 참다운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선택받은 사람이다.

     

    장자는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하여 말하기를 군자의 사귐은물과 같이 담백하고 소인의 사귐은 술맛과 같이 달콤하다.

    덕이 있고 교양이 있는 친구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항상 맑은물과 같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소인은 친구를 사귈 때 돈이나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이득이 있을 때는 감주처럼 달게 굴지만 이득이 없어진다고 느낄 때는 귀찮아하며 서슴없이 돌아서 버린다고 했다.

     

    즉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도와가며 살기로 맹세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산길을 가다가 갑자기 곰을 만났는데 재빠른 친구는 함께 있던 친구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나무위로 올라가 버렸다. 혼자 남은 친구는 당황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곰은 죽은 시늉을 하고 있으면 되돌아간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곰이 다가오자 죽은 시늉을 하니 쿵쿵거리며 얼굴의 냄새를 맡다가 죽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되돌아갔다. 이것을 바라보던 친구가 한참 후에 나무 위에서 내려와 친구에게 묻는다. 여보게, 아까 곰이 자네 귀에다 대고 무어라 하던가.

     

    그러자 친구는 곰이 나에게 하는 말이 다음부터는 친구를 버리고 도망가는 의리 없는 사람과 다시는 함께 하지 마라 하였다네. 하고서 헤어졌다는 우화도 있으며,

     

    일찍이 불결자화(不結子花)는 휴요종(休要種)이요 무의지붕(無義之朋)은 불가교(不可交)니라. 즉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를 말고 의리가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에게 묻는다. 너에게 진정한 친구가 몇이나 있느냐. "예"친구가 너무 많아 일일이 세어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그 많은 친구 중에 믿을 만한 친구가 몇이나 되는지 어디 시험을 한번 해보자. 하고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피가 묻은 큰 자루를 지게에 올려놓고 이 지게를 지고서 네가 가장 친하다는 친구를 찾아가서 여차여차 하거라!

     

    아들은 지게를 지고서 친구를 찾아 간다. 아니 자네가 이 밤중에 어쩐 일인가? 여보게 친구! 내가 실수를 해서 사람을 죽이게 되었네. 빨리 지게 위의 시체와 나를 좀 숨겨 주게나. 했다 그러나 그렇게 믿었던 친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대문을 닫아 버린다. 아들은 온종일 그렇게 친구 집을 찾아 다녔지만 모두가 쫓김을 당해 아버지 보기가 민망스럽다.

    이 광경을 지켜본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 지게를 벗어 나를 다오!

    아비의 친구 집에 가보자 하며 아버지는 지게를 메고 앞장을 선다.

    어느 길가에 있는 집에 가서 급하게 대문을 두드리니 친구가 나오자

    아버지는 여보게, 지금 내 아들이 실수를 하여 사람을 죽였네. 이 시체와 우리 부자를 좀 숨겨 주게나. 그랬다.

     

    그러자 아버지 친구는 선뜻 승낙하고 피 묻은 자루는 다락에 숨겨둔 뒤 술상을 내온다. 여보게! 어쩌다가 그랬나. 우선 내 집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뒷일을 생각해 봄세. 자! 안주가 변변치 못하니 이해하고 술이나 한잔 마시세. 이제 몇 잔 들고나면 마음이 편해질 걸세! 걱정 말고 한잔 들고 이야기 하세 그랬다.

     

    그러자 아버지는 여보게 친구! 안주는 필요 없다네 사실은 저기 피 묻은 자루 속에는 삶은 돼지가 들어있네. 친구를 사귈 줄 모르는 내 아들에게 우리의 우정을 보여 교훈을 삼을까 해서 자네의 믿음을 시험해 보려고 실례를 범했네 그려! 미안하네. 너그러이 용서하게나. 그랬다.

     

    이때 아들이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버님! 친구 분께서 이렇게 기꺼히 받아 주시리라는 것을 어떻게 믿으셨습니까. 하고 묻자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가 동시에 입을 연다. 路遙知馬力이고 日久見人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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