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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虛靜)은 태어날 때 우리들 본래(本來)의 모습이다.
    ♤좋은글 2012. 2. 3. 18:04

    虛靜無爲(허정무위)

    虛(빌 허),靜(고요할 정),無(없을 무),爲(위할 위)

    虛(허), 차 있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虛 아닌가.

    靜(정),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맑고 고요한 상태가 靜 아닌가

     그래서 허정(虛靜)은 태어날 때 우리들 본래(本來)의 모습이다.


    이식[李植]이 아들에게 써준 편지의 한 대목이다.  "근래(近來) 고요한 중에 깊이 생각해보니, 몸을 지녀 세상을 사는 데는 다른 방법이 없다. 천금(千金)의 재물(財物)은 흙으로 돌아가고, 삼공(三公)의 벼슬도 종놈과 한가지다. 몸 안의 물건(物件)만 나의 소유(所有)일 뿐, 몸 밖의 것은 머리칼조차도 군더더기일 뿐이다. 모든 일은 애초에 이해(理解)를 따지지 않고 바른길을 따라 행(行)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실패(失敗)해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다. 이것이 이른바 순순히 바름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만약 이해(理解)를 꼼꼼히 따지고 계교를 절묘하게 적중시켜 얻으면 속으로는 부끄러움을 면치 못하고, 실패(失敗)하면 후회를 못 견딜 것이다. 그때 가서 무슨 낯으로 남에게 변명하겠느냐."


    '원유부(遠遊賦)'에서는 “아득히 텅 비어 고요하니 편안하여 즐겁고, 담박하게 무위(無爲)하자 절로 얻음이 있다(漠虛靜而恬愉, 淡無爲而自得)'고 했다. 이 말은 신선(神仙)이 되는 첫 단계(段階)요, 병(病)을 물리치는 묘한 지침(指針)이다.”


     

    이의현[李宜顯]이 말했다. "재물(財物)은 썩은 흙[糞土]이요, 관직(官職)은 더러운 냄새[臭腐]다. 군자(君子)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할 것조차 못 된다. 온 세상은 어지러이 온 힘을 다해 이것만을 구하니 슬퍼할 만하다. 탐욕(貪慾)스럽고 더러운 방법으로 갑작스레 부자(富者)가 되거나, 바쁘게 내달려 출세(出世)해서 건너뛰어 높은 자리에 오른 자는 모두 오래 못 가서 몸이 죽거나 자손이 요절하고 만다. 절대로 편안하게 이를 누리는 경우란 없다. 조물주(造物主)가 분수 밖의 복(福)을 가볍게 주지 않음이 이와 같다. 구구하게 얻은 것으로 크게 잃은 것과 맞바꿀 수 있겠는가? 이는 아주 사소한 것일 뿐인데도 보답(報答)하고 베풀어 줌이 이처럼 어김이 없다. 하물며 흉악(凶惡)한 짓을 멋대로 하고 독한 짓을 마구 해서 착한 사람들을 풀 베듯 하고서 스스로 통쾌(痛快)하게 여기던 자라면 마침내 어찌 몰래 죽임을 당함이 없겠는가? 하늘의 이치는 신명스러워 두려워할 만하다."


    사실 허정무위(虛靜無爲)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 혹은 고요한 상태, 어찌 보면 내 본래(本來)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요히 있는 것이 최선(最先)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흐린 것은 아래로 가고 물은 맑아집니다. 모든 자연(自然)의 이치(理致)가 그러하듯이 마음도 그렇습니다. 마음이 맑아지면 마음의 본바탕과 만나게 됩니다. 맑아지면 선(善)해지고 선(善)해지면 욕심(慾心)도 삿됨도 가라앉게 되고 결국은 허정무위(虛靜無爲)의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 시간에 중요한 것을 결정(決定)하고 그런 순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 깊이 있는 사람이 됩니다.


    바람이 나무를 흔들지만 영원히 흔들고 있는 바람은 없습니다. 불던 바람은 가고 나무는 다시 본래의 제 모습으로 찾아 가만히 서 있게 됩니다.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천둥 번개가 하늘을 가르기도 하지만 구름은 반드시 지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구름이 지나가고 구름이 걷힌 하늘을 보면 하늘은 언제나 제 빛깔로 거기 흔들리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무게 없는 바람과 구름이 하늘을 모두 뒤덮을 수 있는 양 그렇게 설쳐대지만 가만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늘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색깔도 바꾸지 못하고 제풀에 꺾여 흩어지고 맙니다.


    이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할 사람이 적지 않겠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權力)을 믿고 세상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자들의 말로는 늘 비참(悲慘)했다. 지금까지 제 눈으로 확인한 것만도 수없이 많았을 텐데 자신만은 예외일 것으로 믿다가 뒤늦게 땅을 친다. 지금 각종 mass communication을 도배(塗褙)하는 부분들도 정권말기(政權末期)의 누수(漏水)현상을 보도하는 현실이다. 있을 때 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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