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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로 소중한 사람
    人間의 香氣 2012. 2. 3. 06:55

     

     

    진실로 소중한 사람

    80세를 넘겨 산 한 부자 노인이 죽었다.

    그는 재산도 많아 남부럽지 않게 살았고 건강도 죽기 전까지 좋았고, 봉사활동으로 명망도 어느 정도 받으며 살았다.

    자녀도 넷이나 두었는데, 모두들 여유 있게 살고 사회적 신분도 좋았다.

     

    그런데, 그는 대부분의 유산을 자신의 후처와 집에서 기르던 개에게 상당액수의 재산을 남겼다.

    그러나 자녀들에게는 별로 주지 않았다.

    그러자, 자녀들은 물론. 주위 다른 사람들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그렇게 유언한 노인을 비난하였다.

    늙은이 망령이라는 둥, 후처한테 쏙 빠졌느니, 젊은 마누라 마술에 걸렸느니. 후처로 들어갈 때 꾸민 계략에 걸렸느니..

    특히, 기르던 개한테도 막대한 돈을 준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였다.

    그래서 자식들이 개만도 못하게 되었다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하였다.

     

    그 노인은 70에 상처(喪妻)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30대의 젊은 여자를 후처로 맞을 때에도 사람들은 말이 많았었다.

    그때 그는 몸이 불편하지도 않았고, 옆에서 간호를 받을 만큼 병고로 시달리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었었다.

    늙은이가 주책이라느니, 그 나이에 무슨 재혼이냐? 느니, 아마 기운이 넘쳐나느냐? 느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막내딸보다도 더 젊은 여자를 얻느냐니..

    그러면서, 모두들 젊은 여자가 틀림없이 재산을 노리고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는 지금 그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정한 부녀처럼 서로 재미있게 10 년을 넘게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80세가 넘어 죽은 그의 유서에는 자식들에게 주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너희들은 나와 가장 가까운 나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들은 지금까지 오래 동안 내게서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았고, 현재도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물론, 가장 많은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는 나의 혈육들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아라.

     

    내가 괴로울 때 누가 진실로 위로해 주고, 내가 아플 때 누가 지켜보며 함께 아파했었는가?

    울적할 때 마음을 풀어주고, 심심할 때면 함께 놀아준 게 누구였더냐?

    너희들은 아느냐? 예쁜 꽃 한 송이가 얼마나 즐겁게 하는지, 정겨운 노래 한 가락이 어떻게 가슴을 뛰게 하는지를...

     

    ()은 외로울 때 그립고, 고마움은 어려울 때 느껴진다. 그러므로, 행복할 때의 친구보다 불행할 때의 이웃이 더욱 감사한 것이다. 병석의 노인에게는 가끔 찾는 친구보다 늘 함께 지내는 이웃이 훨씬 더 고마운 것이다. 한창일 때의 친구들이 재롱을 피우는 귀여운 자식들이라면, 늙어서의 이웃은 내 어린 시절의 부모와 같은 분들이다.

     

    그러므로, 내겐 너희들은 친구라 할 수 있고, 너희들의 젊은 계모와 검둥이는 내게는 부모와 같은 존재들이었다.

    내가 왜 친자식인 너희들보다 내 젊은 아내와 개에게 대부분의 유산을 물려주었는지를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 노인은 이런 말로 마무리했다.

    "젊은 아내가 못된 계모로 살아도 내게는 가장 소중하고 고마운 분이다.

    설령 유산을 노리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그가 내게 잘 하는 이상 내게는 그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내 인생의 가장 괴롭고 힘없고 외로운 마지막 시기를 그래도 살맛 나게 하고 위안을 받으며 살 수 있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힘없이 외로이 사는 노인에게는 어떻게 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며, 어떤 사람이 진실로 소중한 사람인가를 깊게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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