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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위선과 가식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2. 1. 25. 06:56

     


    현재 친정어머니가 중풍과 치매로 거동을 못하시고 언니가 모시고 있으며
    다른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돌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노인봉사를 하고, 얼마 전 있었던 경로잔치에 참여하면서 들었던 마음이
    '내가 내 어머니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이렇게 봉사를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봉사할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항상 마음이 허전하고 죄책감이 들고
    내가 위선과 가식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게 수행자로서 올바른 방법인가? 싶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자기 행동을.. 말을 이렇게 한 번 바꿔봐요.
    '내 어머니도 돌보지 못하는 게 남의 부모를 돌본다'
    '제 부모는 돌보지 못할지언정 남의 부모라도 돌본다'
    그러니까 내가 경로잔치에 가서 노인들을 돌보지 않으면, 어머니를 돌보느냐? 이걸 생각해봐야 합니다.
    어머니를 돌보는 시간을 빼가지고 다른 노인을 돌보는가? 입니다.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어차피 어머니를 돌보지 않는 시간에 다른 노인을 돌보는가? 
    어느 쪽이예요? 본인은?
    (꼭 어머니를 돌보는 시간에 다른 분을 돌보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제가 제 생활 여건에 맞춰서 어머니도 가끔씩 돌보고 정기적으로 노인봉사도 가고 그럽니다)

    그러면 내 부모만 돌보고 남의 부모라고 돌보지 않는다.. 하나,
    내 부모도 돌보지만 때때로 시간을 내서 남의 부모도 돌본다.. 어느 게 더 좋아요? (웃음)
    그러니까.. 이런 게 다 '생각나름' 이라고 그럽니다. 어떻게 사물을 인식하느냐? 입니다.
    제 부모는 완전히 팽개쳐 버리고,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남의 부모를 돌보러 다니는 척 한다..
    이러면 '위선'이라고 말합니다.
    꼭 자기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인데도 팽개치고 바깥 부모를 돌보는 이유는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면 이건 위선이지만, 자기 부모를 돌보기를 일주일에 한 번이든.. 형제간에 회의해서
    일주일에 한 번이든, 한 달에 몇 번이든.. 돌보고 있잖아 그렇죠?
    그러면서 나머지 시간에 내 생활을 하면서, 다른 부모지만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하니까 
    내 스케쥴을 좀 조정해서 돌본다.. 할 때는
    그날 내 부모를 돌보지 못했다고 해서 나쁜 일이 아니고, 위선이 아니고
    내가 '다른 부모도' 시간을 내서 돌본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내 부모를 돌보라고 형제들이 아우성인데 외면하고 봉사를 다닌다면 위선이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덧붙여서' 하는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런 봉사를 하면서 '내가 부모님께 더 많은 시간을 내야 되겠구나' 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 일로 해서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을 더 냈으니까 좋은 일예요? 나쁜 일예요? 좋은 일이지..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기 부모도 돌보지 않는 사람한테는 '부모를 돌봐라' 라고 부처님이 가르치시고
    자기 부모만 돌보고 남의 부모는 돌보지 않는 사람한테는

    '네 부모만 돌보지 말고 남의 부모도 좀 돌봐라'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돌보는데 '내가 당신들을 돌봐준다' 하는 생각으로 힘들어 하면
    '아, 내가 이렇게 돌보는데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이렇게 힘들어 하면 부처님께서 뭐라고 그러실까?
    '네가 돌본다고 해도, 사실은 한 사람도 돌보는 사람이 없다'
    왜냐? 그게 다 그 사람들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너를 위해서 하는 거니까..
    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돌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돌보는 것은, 돌보지 않는 것보다도 못하다..'
    이렇게 말할 때는, 돌봐라 돌보지 마라.. 이게 핵심이 아니고
    요점은.. 돌보는 사람의 마음, 괴로워하는 그 마음을 치유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법문을 잘못 들으면 안 돼요.
    경전에 세 가지 케이스가 있어요.
    <1> 탕녀옥야.. 거기에는, 이 여자가 인물이 잘나고 부잣집 딸이라고, 남편을 잘 안 돌봐요.. 공손하지 못해, 아주 불손해..
    그래서 부처님이 옥야에게 아내의 종류.. 종같은 아내, 누이같은 아내, 어머니같은 아내, 독사같은 아내, 살인자같은 아내..
    아내의 종류에 대해서 쭉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옥야가 들어보니까 자기는 굉장히 나쁜 아내예요. 그렇게 깨우쳐서 남편을 잘 받들게 했습니다.
    <2> 그리고 또.. 내 남편만 돌보고, 내 자식만 돌보고.. 남의 자식은 신경도 안 써..
    요즘으로 말하면 자기 가족 밖에 몰라.. 그럼 부처님이 뭐라 그러실까?
    내 남편, 내 자식이 아니고 다른 사람, 다른 자식이라도
    내 가족이 아니고 다른 이웃이라도 좀 관심을 가져라..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3> 또 승만부인처럼.. 오직 전 삶을 바쳐 중생을 돕는 일만 하는 보살이면
    그럴 때는 금강경에 나오듯이.. 내가 일체중생을 구제하되 사실은 한 중생도 구제한 바가 없다..
    왜냐 하면, 아상 인상 중생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니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또는 우리 불교에서..
    탕녀옥야를 깨우친 그 가르침만 가지고, 여자들 보고 '남자에게 잘 해라, 잘 해라, 잘 해라..'
    자꾸 이렇게 가르치니까, 이것만 보면 부처님은 어떻게 가르치신다? '남자한테 잘해라..'

    그러니까 불교는 여성차별적인 가르침이다.. 이렇게들 말합니다.
    스님법문도 이렇게.. 주로 여성들 질문이 많고, 남편 때문에 괴롭고 그렇다고 하니까..
    스님이 누구를 위해서 법문할까? 남편을 위해서 할까? 질문을 한 아내를 위해서 할까? (아내요..)
    그건 알아요? 내 법문이 여러분들 위해서 한다는 거 알아요? (대중들 웃음)

    그래도 들어보면 주로, 남편한테 참회해라.. 이래니까
    이걸 현장에서 듣는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을 얻는데..
    이걸 분석하는 사람이 볼 때는 어때요? 법문들을 쭉 분류를 해보니까..

    전부 '남편한테 잘 해라, 잘 해라, 잘 해라..'
    이걸 보고 '아, 불교는 무조건 남자한테 잘 하라고 가르치는구나..
    남자는 술 먹어도 되고.. 바람피워도 되고.. 그래도 여자가 잘못했다 해야 하고..
    아 그러니까 여자는 무조건 고개숙이고 살라는 말이구나..'
    이렇게 이해한다면, 이건 맞지 않는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늘 얘기하잖아요.. 서울 가는 길을 물을 때,

    인천 사람에겐 동쪽으로 가라 그러고, 춘천 사람에겐 서쪽으로 가라 그러는데..
    서울이 동쪽에 있어서 동쪽으로 가라는 게 아닙니다.

    그의 조건과 처지에 따라서, 그 목적을 달성하는 길을 말해준다..

    그러니까 본인이 이제 그런 마음이 들었다 할 때, 본인이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아, 내가 내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않고 있구나.. 하면, 이걸 통해서 반성이 됐죠?
    이걸 안 했으면,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는 것도 몰랐을 거 아녜요? 그렇죠?
    그러니까 이건 잘한 겁니다. 이걸 통해서 깨우쳤잖아?
    또 내가 내 부모만 모신 게 아니고, 내 부모를 모시면서 다른 부모도 가끔 돌봐드리니까
    이것도 보면 잘한 일이죠? 두 번째 단계로 잘한 일입니다.
    자기 부모만 돌보고 탁 끝내는 게 아니고, 이렇게 남의 부모도 틈틈이 돌보니 이것도 잘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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