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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초화(百草花)
    &약초방 2012. 1. 20. 13:38

     

    ‘동의보감’에서는 정기신(精氣神)을 보하는 약으로 모두 23종을 싣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황정과 석창포, 감국화 이외에도 천문동, 생지황, 창출(삽주뿌리) 등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약재를 구하기 어렵거나 만드는 법이 복잡하여 소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여기에서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만들기 쉬운 것에 한정하여 소개하기로 한다(소개에서 빠진 것은 토사자, 하수오, 송진=송지, 회화나무열매=괴실, 측백엽, 순무씨=만청자다).

    백초화(百草花)는 비교적 구하기도 쉽고 만들기도 쉬운 약이다. 백초화란 말 그대로 온갖 꽃이다. 봄이나 가을 들판에서 저절로 자라는 온갖 풀의 꽃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다음 찧어서 가루를 낸다. 이를 두 돈씩(약 8g) 술에 타서 먹는다. 혹은 꽃을 말리지 말고 날로 찧어서 즙을 낸 다음 이 즙을 달여서 술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가장 쉬운 방법은 꽃을 말려 그대로 술에 담가 충분히 우러나면 먹는 것이다(약 20∼30일 정도). 꽃을 발효시켰다가 잘 숙성시켜 술로 만들어 먹으면 더 좋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부작용도 없애고 여러 가지 좋은 효과가 더 생긴다. 술을 먹을 때는 아침저녁으로 밥을 먹기 전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먹는다.

    구기자(枸杞子)와 지골피(地骨皮)는 구기자나무의 붉은 열매와 뿌리껍질인데, 열매와 잎은 효과가 같으므로 함께 쓸 수 있다. 어린잎은 국을 끓이거나 나물로 해먹어도 좋다. 열매와 껍질은 말려서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만들어 먹거나 술에 담갔다가 먹는다.

     

    복령[茯苓]은 소나무 뿌리에서 난다. 20년 이상 된 소나무를 늦가을이나 겨울에 벌채를 하면 뿌리에서 줄기로 올라가지 못한 수지(樹脂)가 뿌리에 모이게 된다. 이렇게 6, 7년 정도 지나면 소나무 뿌리에 고구마 모양의 복령이 생긴다. 하나의 복령을 만드는 데 거의 30년이 필요한 셈이다. 복령에는 백복령과 적복령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백복령을 쓴다. 껍질을 벗긴 백복령에 말린 흰 국화를 섞어 곱게 가루 내어 먹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는다. 복령 껍질을 벗겨 술에 한 달 정도 담갔다가 꺼내 그늘에서 잘 말려 찧어서 곱게 가루 내어 하루에 세 번, 세 돈씩(약 12g) 물로 먹는다. 시중에서 구할 때는 먹어 보아 쓴맛이 없는 것을 고른다. 간혹 표백제를 쓴 것이 있기 때문이다.

    오가피는 뿌리와 줄기를 달여서 술을 빚듯이 빚어서 먹고 차로 먹어도 좋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검게 잘 익은 것을 따서 햇볕에 말려 곱게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만들어 먹거나 술을 빚어서 먹는다. 연밥은 껍질과 속의 심을 버리고 찧어서 가루 낸 다음 죽을 끓여 먹는다. 가루를 내어 술이나 음료에 타서 먹어도 좋다. 잣과 검은 참깨도 죽을 쑤어 먹으면 좋다. 특히 참깨는 가루 내어 꿀과 같은 양으로 섞어서 알약을 만들어 먹으면 더욱 좋다.

    사람의 젖은 갓난아기만 먹는 것이 아니고 약으로도 쓰였다. 젖을 먹으면 오장을 보하고 뽀얗게 살찌고 피부가 매끄러워진다고 했다. 달착지근한 냄새가 나는 젖이 좋은 젖인데, 은으로 만든 그릇에서 한 번 확 끓어오르게 달여 새벽 4∼5시에 뜨거울 때 먹는다. 먹을 때는 젖을 머금은 뒤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막고 입술을 다물고 이빨을 붙인 상태에서 양치질하듯 젖과 침이 잘 섞이게 한다. 그다음 코로 숨을 들이마셔 그 기가 머릿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천천히 젖을 삼킨다. 보통 다섯 모금 혹은 일곱 모금씩 먹는다.

    흰죽은 보통 별다른 영양이 없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먹는 흰죽은 격막을 잘 움직이게 하며 위(胃)의 기를 길러서 진액이 잘 생기게 한다. 그래서 조선의 왕들은 일어나자마자 흰죽을 먹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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