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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국화(甘菊花)
    &약초방 2012. 1. 20. 13:40

    흔한 식물일수록 지역마다 이름도 제각각이고 모양새도 다양하다. 감국화(甘菊花)가 그 대표적인 식물이다. 그냥 국화 또는 감국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황금빛 노란 꽃이 피며 맛이 단 국화라고 하여 감국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들국화라고 하는 것은 구절초다. 또 관상용 국화도 감국화가 아니다. 감국은 키가 크고 붉은 줄기가 올라가 끝이 갈라지면서 그 끝마다 작은 꽃이 많이 달린다. 반면에 구절초는 줄기가 녹색이고 줄기 끝이 갈라지지 않고 한 송이만 핀다. 씹어 보면 감국은 맛이 달고 구절초는 쓰다.

    감국은 꽃도 예쁘지만 향기가 좋아 예부터 말린꽃을 이불 한 귀퉁이나 베개 속에 넣어 향기를 즐겼다. 이렇게 하면 감국의 은은한 향기가 눈을 밝게 하며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기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약이 된다. 또 벌레나 곤충의 피해를 막기 위해 말린 꽃을 천장 한 구석에 매달아 두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감국은 예부터 아름답기로 유명해 신라나 고려의 감국이 중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하며, 일본의 국화는 백제의 왕인(王仁)이 전해준 것이라고 한다. 일본 왕실의 꽃이 바로 이 감국이다.

    한·중·일 모두에 감국과 연관된 옛이야기가 많다. 그 내용은 대개 국화가 나쁜 일을 면하게 하며 장수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양절인 음력 9월9일에는 감국으로 만든 술을 먹으며 지내는 풍습이 있고 환갑잔치 같은 때에는 감국을 바쳐서 장수를 기원하기도 했다. 또 주위에 감국이 많이 피어 있는 샘물을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한다. 이런 물을 국화수(菊花水)라고 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먹으면 각종 풍을 없애고 늙지 않게 한다고 했다.

    감국은 그 성질이 약간 차서 열을 내리며 독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 간을 튼튼하게 해주며 눈도 밝게 해준다. 그래서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때 감국차를 먹으면 좋다. 꽃망울이 막 벌어지려고 할 때 꽃을 따서 그늘에 말려 쓰는데, 대개 향이 좋은 꽃은 햇볕에 말리지 않고 그늘에 말려야 향이 잘 보존된다. 감국을 볶으면 감국의 찬 기운이 없어져 오래 먹어도 좋은 약이 된다.

    머리가 자주 아프고 비듬이 많으면 감국물로 머리를 감으면 좋다. 감국꽃잎을 한번 끓어오르게 끓이면 노랗게 맑은 물이 우러나온다. 이 물을 미지근하게 식힌 뒤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하얗게 세는 것을 예방하고 머리카락이 튼튼해진다.

    감국은 종류가 매우 많은데 약으로 쓰려면 늦가을에 핀 것이 좋고 맛을 보아 쓴 것은 쓰지 않고 단 것만 쓴다. 노란 것이 상품이고 흰 것은 노란 것만 못하다. 약재상에서 살 때는 소금에 절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소금에 절인 것은 쓰지 않는다.

    ‘동의보감’에서는 감국화를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는다고 했다. 싹과 잎, 꽃, 뿌리까지 모두 먹는다고 했는데, 이는 자연산일 경우에 해당한다. 재배한 것은 꽃만 쓴다. 그늘에 말려 찧어서 가루를 낸 다음 술에 타서 먹거나 꿀로 알약을 만들어 두 돈(8g 정도)씩 먹는다.

     

    감국화로 술을 만드는 법

    감국화, 생지황, 구기자나무뿌리 껍질(지골피) 각 다섯 되(각각 물의 20분의 1 정도 되는 분량)에 물 열 말(약 180ℓ)을 넣고 끓여서 물이 반이 되게 졸인다. 여기에 찹쌀로 지은 밥 다섯 말(약 90ℓ)과 누룩가루를 넣고 고르게 섞어 술이 다 익으면 맑게 걸러 따뜻하게 해서 먹는다. 이때는 흰 국화를 쓰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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