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호랑이에게 물려간 비구는 알아차림
    ◑解憂所 2012. 1. 16. 07:20

    깊은 숲 속에서 삼십명의 수행자들이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수행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밤에도 서로 곁에 가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각자 수행처에서 침묵으로 명상수행을 하였다.
    그런데 새벽녘에 호랑이가 와서 잠시 졸고 있는 비구를 물어갔다.
    이렇게 보름 동안 15명의 비구들이 잡아먹혔다.
    그러나 아무도 소리를 치지 않았다.
    보름 후 포살 때에 '도반들이여, 다른 비구들은 어디로 갔오?' 라고 물었을 때
    그들은 비로소 그 사실을 알았다.
    '이제부턴 호랑이에게 물려가면 소리를 칩시다' 라고 약속하고
    서로 각자의 수행처로 돌아갔다.


    그리고 어느 날, 젊은 비구가 호랑이에게 잡혔다.
    그는 '호랑이다' 라고 크게 외쳤고
    비구들은 몽둥이와 횃불을 들고 쫓아갔다.
    호랑이는 아무도 오를 수 없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끌고 가서
    그 비구를 발가락부터 먹기 시작했다.


    비구는 고통스런 느낌을 누그러뜨리고 위빠사나를 증장시켜
    발목이 먹힐 때 수다원이 되었고
    무릎이 먹힐 때 사다함이 되었으며
    배꼽이 먹힐 때 아나함이 되었고
    심장이 먹힐 때 아라한이 되어, 다음 게송을 읊었다.
     
      '계행을 갖추고 서계를 구족하였으며
       지혜를 갖추고 선정에 깊이 들었네
       잠시 방일한 틈에 호랑이가 낚아채 바위산으로 끌고가니
       호랑이는 뼈다귀와 근육까지 나를 먹어들어갔지만
       나는 오염원들을 버리고 해탈에 도달하였네'

     

    비구는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정신을 잃지 않고
    알아차림을 계속하여 아라한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오온을 집착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오온을 버리고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었다.
    몸은 더러움으로 가득 찬 오염원임을 알았던 것이다.
    몸과 마음은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다만 알아차림의 대상일 뿐이다.

     

     

    ※ 너무나도 끔찍하다고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호랑이는 바로 <무상한 세월>입니다.
        늙거나 병들어 발가락에 문제가 생겼다면
        무상(無常)이라는 호랑이에게 발가락을 먹히고 있는 중입니다.
        늙거나 병들어 무릎이 아프다면 무릎을 먹히고 있는 중입니다.
        늙거나 병들어 허리를 못쓴다면 허리를 먹히고 있는 중입니다.
        심장이 안 좋고 혈압에 문제가 생겼다면 심장을 먹히는 중이고
        어느새 기억이 깜박깜박 한다면 벌써 머리를 먹히는 중입니다.
        당신은 지금 호랑이에게 어디까지 먹히고 있습니까?
        자,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