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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 보려고 결혼했나, 감싸주려고 결혼했나?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2. 1. 2. 16:46

     


    저는 이제 결혼한지 1년 됐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까 제 남편이 약물중독자였던 걸 알고 나니까 믿음도 없어지고 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 남편은 아이를 원하는데 아이를 기르다 또 나쁜 짓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자꾸 의심하게 됩니다.
    돈도 생기면 의논 한 마디 없이 자기 멋대로 하고 하니까, 저로서는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요..

     


    이건 선택의 문제입니다.
    내가 결혼할 때 남편 덕 좀 보려고 했다면..
    다들 그러잖아? 결혼할 때 덕 좀 보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딱 와서 보니, 덕 보기는 틀렸다.. (웃음)
    덕 못 보는 정도가 아니라, 이거 손해나게 생겼다.. 지금 이 걱정이 되는 거예요.
    여기다 애까지 낳으면 빼도 박도 못 하고.. 그런 거니까, 백일기도를 하시고..
    백일기도 해보고 '이혼해야 하겠다' 싶으면 이혼하세요.

    그런데 이제.. 덕 보겠다는 생각을 좀 버리고
    남편은 남의 아들이지만, 내 아들처럼 생각해서
    아들이 약물중독이고.. 인생을 제대로 못 살고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구, 어디 착한 여자가 있어 저 놈 좀 감싸주고 인간 되도록 해주면 좋겠다..'
    엄마 마음엔 그런 마음이 있을까 없을까? (저도 그런 마음이 좀 있는데..)
    그런 마음이 있으면 엄마같은 마음으로
    '에구.. 이 남자랑 사나 저 남자랑 사나 어차피 한 평생 사는 건데..
     덕 볼 생각 버리고, 부족한 남자 잘 감싸안아 가지고 인간 하나 만들어주자..'
    이런 마음이면 그냥 살 수도 있지.

    (제가 기도를 하면서, 그런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다가도, 또 문득 흔들리고 하거든요..)
    아 그야 그렇지.. 그럼 어떻게 사람이, 범부 중생이 일관되게 가겠어?
    나도 안 되는데, 자기가 되겠어? 욕심이 많아.. (웃음)
    왔다갔다 하는데, 어디다 더 비중을 많이 두느냐지..
    그래서 백일기도 해보라는 겁니다.


    108배 절을 하면서 '부처님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좋은 길을 열어주세요'
    이렇게 백일기도를 하면, 남편이 크게 사고를 쳐서 못 살 일이 탁 생겨

    이혼하는 쪽으로 방향이 확 정해져 버리든지..
    남편이 마음을 잡아, 사는 쪽으로 정해지든지..
    아니면 내 마음이 확 바뀌어 어느 쪽으로 되든지.. 그럴 겁니다.
    잘 모를 때는 기도하는 게 제일이예요.

    그리고 남편한테도 이야기를 하세요.
    요즘 어떤 여자가 약물하는 남자하고 살려고 하겠느냐? 솔직히..
    거기다 애라도 낳으면 어떻게 키우겠나?
    정말 당신이 죽기살기로 결심 안 하면 못 산다.. 이렇게 해서 딱 약속을 받고,

    남편을 깨달음장에도 보내고, 나도 깨달음장에 갔다 오고..
    왜냐하면 '앞으로 약물 안 하겠다' 해도 할 가능성이 있나 없나? 있지..
    그럴 때 내가 그걸 받아내줘야 되거든..
    살다가 그 때 가서 또 '못 산다' 이러면 안 되니까..
    그러니까 나도 그걸 받아낼 힘이 있어야 하고
    남편도 그걸 이겨내야 할 힘이 있어야 되니까
    지금은 먼저 약속을 받지 말고, 깨달음장에 갔다온 다음에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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