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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새벽 3시, 4시에 들어옵니다. 어찌할까요?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2. 24. 05:33
문
남편이 골프에 빠져 밤늦게 들어오고.. 그래서 문젭니다.
기도를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있지만 가끔 화가 올라옵니다.
제가 어떤 마음을 내어야 할까요?답
주로 몇 시에 들어옵니까? 평균적으로..
(보통 한두시쯤 들어오는데요, 스크린골프를 치면 네시나 다섯시요)
이렇게 한 번 해보세요. 스님 얘기가 웃긴다 생각하지 말고..
'우리 남편은 참 착합니다, 부처님. 다른 사람은 저녁 여덟시 아홉시에 들어온다는데
우리 남편은 새벽 세시 네시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새벽에.. 꼭두새벽에 일찍 오잖아? (대중들 웃음)
보통들 오후 8시, 9시에 들어오는데 우리 남편은 몇 시에 들어온다고? 새벽 두시, 세시인데..
그것을 하루만 내가 뒤로 돌려버리면, 내 생각에서 하루를 없애 버리면
내 기대보다 훨씬 일찍 들어오는 거잖아?문제는 이 하루란 말예요.
(그 시간에 들어와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지.
그러면 전화해서 물어볼 필요도 없잖아?
내 인생에서 하루를 빼고 계산하면 꼭두새벽에 나를 만나러 찾아 오잖아?
(질문자: 어이없다는 웃음..)
국제선 비행기 타면 왜 +1, -1.. 이런 거 붙는 거 있잖아?
하루만 없애면 돼. 그러면 이 분은 항상 일찍 들어오네. 내가 보니까.. (대중들 폭소)
그래서 내가 시작에 그랬잖아. 약간 억지 같지만 생각을 크게 한 번 바꿔봐라..
그 하루를 움켜쥐고 있으면 내가 죽을 때까지 근심걱정 하면서 살아야 하고..
그 하루만 내 인생에서 없애 버리면 항상 기뻐하면서 살 수 있는데..
새벽에 들어오는 그 사람이 문제냐? 하루를 움켜쥐고 있는 내가 문제냐?
(질문자: 아직도 별로 수긍이 안 가는 표정)
제사를 지낼 때 어떻게 지냅니까? 자(子)시에 지내죠?
왜 자시(밤 11시-새벽 1시)에 지내요? 그게 그 사람이 돌아간 날의 첫 시간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통 뭐라고 그래요? '제사는 그 전날 지낸다' 이렇게들 알고 있죠?
그러나 사실은, 그 전날 지내는 게 아니고 그 날 지내는 겁니다..
우리 남편은 늦게 들어오는 게 아니고, 항상 첫째 시(자시), 아니면 두째 시(축시)에 들어온다..
늦어도 인시(3시-5시) 까지는 들어온다..
정토회 나와서 봉사 좀 하죠? (앞으로 하겠습니다)
예.. 봉사를 하면서 낮반을 맡지 말고 저녁반을 맡으세요.
저녁반에 봉사하고 마무리하고 얘기 좀 하다보면 밤 12시쯤 되기 쉽거든요.
그러면 마음이 어떻게 되냐 하면, 내가 가기 전에 남편이 올까봐.. 조마조마해져요. (웃음)
그리고 내가 가기 전에 남편이 와 있으면 미안하고..
그래서 마음이 어떠냐 하면, '오늘 좀 늦게 오면 안 될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고
집에 가도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 안 기다려도 들어와요.
제가 겪어본 경험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2시에 약속을 했는데..
어쩌다가 1시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땐 2시에서 1분만 넘어도 짜증이 납니다.
조금만 늦어도 짜증이 나고, 5분만 넘어도 '약속 안 지켜?' 이런 마음이 드는데
내가 어쩌다가 한 30분 늦게 갔어.. 그래서 막 조마조마해서 갔는데, 어? 안 왔어..
그러면 기분이 좋아, 안 좋아? 억수로 기분 좋아..
그런데 그 사람이 막 헐레벌떡 쫓아 들어오면서 '미안하다'고 막 그러면
그때 내가 뭐라고 그러겠어? '아, 괜찮아, 괜찮아..' 이런 마음이 저절로 나와요.
그러니까 이게.. 내 기대와 늘 관계가 있는 것이지, 절대적인 시간 때문에 오는 문제가 아녜요.
정해진 시간하곤 아무 관계 없어요.
내가 일찍 가면 정시에만 안 와도 짜증나고..
내가 늦게 가면 30분 늦어도 괜찮고..
그러니까 자기 시간을 못 가지고, 남편에 목매달고 살고 있기 때문에
자꾸 이렇게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몇 시에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이러는 겁니다.
'내가 오늘 3시까지 명상을 하겠다' 했는데 2시에 들어오면 명상이 안 되잖아?
이렇게 내 시간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 몇 시에 들어오는 건 아무 문제 없어.
이건 외면하는 거 하곤 달라..
자기 일이 있으면 이런 문제도 안 생기고, 남편하고 사이도 좋아져요.
그러면 이제 조금 지나면 남편이 질투를 할 거예요. 시비를 해.. 나보고 빨리 안 들어온다고..
이럴 때 '자긴 왜 빨리 안 들어오냐?' 이러면 싸움이 되지만
'여보 미안해, 그것도 일이라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네. 그래서 당신 이해가 돼..당신도 사업하다보니 그렇고, 또 한 잔 하다보니 늦을 거 아냐. 내가 겪어보니 당신이 이해가 돼..'
이렇게.. 당신 이해된다고 하고, 미안하다 하고, 그러면서 자꾸 늦게 들어가고.. (대중들 폭소)
이제 이렇게 되면 나중에 타협점을 찾게 돼.
남편이 '나도 일찍 들어갈테니, 너도 일찍 들어와라' 이러면 이제 일찍 들어가면 되고..
안 그러고 남편이 계속 늦게 들어오면, 나도 내 인생 살면서 맞추면 돼.
지금 문제는, 자기 인생이 없다는 거예요.
이렇게 남편한테만 매여 있는 건 사랑도 아니고, 자기를 괴롭히는 일이다..
그러니까 여기 오셔서 자기 인생을 만들면, 아무 문제 안 돼요.
이런 문제 가지고 시비할 필요가 없어져.
왜.. 남편이 자기 놔두고 딴 여자 쳐다볼까봐 신경쓰여요?
그건 내가 자신이 없어서 그래.
그런 일이 생겨도, 등 툭툭 두드려주면서 '아이구, 아직 건강하네..' (폭소)
'우리 남편 괜찮네.. 아직 젊은 여자가 따를 정도로.. 그런데 늙은 내가 어떻게 안 좋아하겠어?'
이렇게 자신있게 딱 행동해야 남자가 맥을 못추지..
자꾸 이렇게 움츠러들어 매달리면 귀찮게 생각하고.. 말에 힘도 안 생겨..
그래서 나만 자꾸 초라해져..
자기도 한 때 잘 나가는 여자 아니었어?
폼 보니 지도 좀 나간다고 설쳤던 거 같은데.. (웃음)
그런데 나이들어서 자꾸 자기를 초라하게 만들면 굉장히 비참해져..
그러니까 자기 인생을 사는 게 중요하다.
여기 와서.. 좋은 일이니까.. 봉사하고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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