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그것이 인생을 자꾸 실패로 끌고가는 까르마다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1. 21. 06:58

     

    Q
    저는 사귄지 10년 된 남자친구가 있는데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헤어졌던 이유는 제 가정문제인데, 저희 집은 재혼가정입니다.
    처음부터 모르고 만난 건 아니지만 그쪽 부모님께서 별로 안 좋게 생각하셔서
    그걸 남자친구가 극복하지 못해서 헤어지게 됐습니다.
    스님 책을 보니까 부모님이 반대한다고 그걸 이겨내지 못하는 건
    당사자가 마음의 결심이 확고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칼로 자르듯 헤어지기도 어렵고 남친에게서 분명한 답을 듣지도 못하고..
    그런 남자친구에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런지요?
    또 부모님께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궁금합니다.

     

    A 답
    남친에 대해선  뭐 그냥 내버려 둬요.
    내버려 두고 한 100일 기도를 해봐요.
    학생이예요? (아뇨) 직장다녀요? (예)
    그럼 매일 108배만 해요. 많이 하라면 힘들다고 안 할테니까
    까르마로 봐선 한 300배씩 해야 하는데 108배만 하세요.
    절 하면서 '부모님 감사합니다' 이렇게만 해요. 이 부모 저 부모 따지지 말고..
    그러다 보면 남친이 애인이 생겨 떨어져 나가든지, 내가 애인이 생겨 내가 떨어지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둘이 만나든지 교통정리가 될 겁니다.
    '헤어져야 된다, 만나야 된다, 확실한 답을 받아야 된다.' 그런 생각을 마세요.

    그리고 법문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
    법문은 항상 나에게 적용해야지 남에게 적용하면 안 돼요.
    만약 남자가 나한테 질문을 했다면
    예를 들어서 여자가 재혼가정이라서 부모가 반대를 한다. 그러면
    '그거 부모 핑계대지 마라, 니가 확실하지 않으니 그렇다' 이렇게 말해줍니다.
    그런데 이 법문을 듣고 자네가 '아, 이 남자 마음이 확실하지 않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법문을 잘못 듣는 겁니다.
    그 질문자가 어떤 쪽에서 질문했느냐, 누가 했느냐를 보고 나에게 참고해야지
    그러니까 지금 법문을 잘못 들은 겁니다.

    그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 '그집 부모가 반대할 만하다.'
    반대하니까 결혼하지 말아야겠다.. 이게 아니라 '반대할 만하다..
    나라도 내 아들이 이런 상황이라면 꺼릴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그 부모가 반대한다 해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라.. 이 말입니다.
    '반대해도 할 수 없지 뭐. 난 그런 인간이야!' 그러지도 말고
    '아, 어머니 입장에선 반대할 만하다..'
    그리고 만약에 어머니가 그런 얘길 꺼내면

    '예 어머니, 반대하실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건 제가 선택한 게 아니고, 태어나서 상황이 이렇게 된 걸 제가 어떻게 합니까?
    대신에 '저는 그렇게 안 살아야겠다' 다짐을 했기 때문에, 좀 염려는 되시겠지만 괜찮을 겁니다.
    제가 혹시 우리 어머니처럼 행동하거든, '니 뭐라고 그랬니? 넌 어머니처럼 안 할 거라고 하지 않았니?'
    이렇게 충고를 주세요.' 이렇게 마음을 열고 접근하는 게 내가 해야할 길입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그런 꼬투리 잡는 걸 보니, 날 확실히 사랑 안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이런저런 생각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 때론 이런 저런 의심을 하지 앟습니까? 그죠?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나에 대해서 부족함을 느낄 때도 있고, 좋아할 때도 있고, 의심할 때도 있고
    나에 대해서 귀찮아할 때도 있고.. 인간의 감정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조금 귀찮다고 해서 싫다는 것도 아니고,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안 만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욕심이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조금씩은 다 부족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느껴가면서 우리는 살고 있어요. 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넌 나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딴생각 하면 안 돼, 실망하면 안 돼.'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그러면 한 인간으로서의 상대를 부정하는 겁니다.
    '이런 인간이 되라'고 규격을 정해놓고 상대에게 강요하는 거다.
    그러면 상대로선 좀 답답해집니다. 그런 생각을 놓아야 합니다.

    '나를 좋아하는 것도 네 마음이요, 나를 싫어하는 것도 네 마음이요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네 마음이요, 그것은 네 자유다..'

    그 자유를 내가 인정해야 합니다.
    그가 나한테 어떻게 하느냐? 이런 생각 하지 말고, 내가 어떤가만 봐라.
    내가 좋으면 나한테 좋은 겁니다.

    그러니 매달리지도 말고,연연해 하지도 말고,싫어하지도 말고,
    그냥 현재의 관계에서 기도를 하시면 자연적 정리가 될 겁니다.
    이쪽으로 기울어지든 저쪽으로 기울어지든
    그거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고 되는 게 아녜요.

    (노력해보겠습니다)
    그걸 뭐 노력을 해? 그냥 108배 절만 하면 돼.
    알았어요? 100일간 하시겠어요?
    (좀 머뭇대다가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왜 망설였어요?
    (제가 지난 번에도 기도 입재를 하고 한 달을 못 채운 적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문제예요. 한 번 실패했으면, 다음엔 꼭 100일 채워야지! 이렇게..
    한 번의 실패가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하는데
    한 번의 실패가 오히려 나한테 좌절감을 주잖아? 그게 문제예요.
    내가 연애를 한 번 실패하면, 다음에 두려움이 생긴다.
    또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또 저 사람이 고무신 거꾸로 신고 가면 어떻게 하나? 이런단 말입니다.
    그러나, '내가 한 번 실패해봤으니까 상대에게 좀 더 변화된 마음을 내야지'
    두 번 실패하면, '아, 두 번에 이런 단점들이 있었으니까 보완해서 더 잘해봐야겠다.'
    이렇게 실패가 성공으로 나아가는 경험이 되고 교훈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또 물어본 겁니다. 지금 그런 까르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첫 번째 결혼을 실패했으면 그걸 교훈삼아서 두 번째 결혼은 성공으로 가야 하는데
    첫 번째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왜냐 하면, 첫 번째 실패의 상처가 두 번째 결혼에서 덧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이제 인생을 자꾸 실패로 끌고갑니다.
    우리는 누구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패가 잘못된 게 아니라 
    그 실패를 교훈으로 삼으면,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돼요. 실패는 아무 잘못이 없어요.
    그래서 내가 부모님들께 감사기도를 해야 두 분 부모님 싸움에 상처를 입지 않게 됩니다.
    감사기도를 하는 이유는,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