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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따로 살면, 재앙을 자초한다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1. 15. 06:38
Q 문
남편이 해외시장에 나가서 사업한다면서 베트남에 공장을 차렸습니다.
아들은 유학 중이고 딸은 음악을 전공하다보니 교육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남편의 무거운 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떨어져 살기 싫어서 반대를 했지만 남편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남편에게 힘을 주고 싶은데 어떤 마음으로 수행 정진해야 할지 여쭙고 싶습니다.A 답
본인이 베트남으로 가면 어때요?
(제가요?) 예.
(저도 그러려고 했는데 딸이 15살인데 지금 레슨받으러 구미에서 대구까지 다니고 있어서
그래서 제가 좀 돌봐야 하고요, 3년 후에.. 대학만 들어가면 가려고 합니다)
버스타고 다니면 되지 아니면 다니지 말든지..
(그래서 좀 고민입니다)
고민이 아니라, 사는 원칙이 뭐냐가 중요하지.
'나는 떨어져선 못 산다. 라면을 먹더라도 애 대학 못 보내면 못 보냈지 떨어져선 못 산다'
이런 원칙만 뚜렷하면 아무 고민도 안 되지.
비중을 부부에 더 둘 건지 애들 뒤치다꺼리에 더 둘 건지 선택을 해야지.
그렇게 돈 들여가면서 공부시킨다고 꼭 좋은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라면을 끓여 먹어도 좋고, 호롱불 켜놓고 살아도 괜찮으니까
나는 당신 없으면 못 산다, 당신하고 같이 살겠다'
이런 마음을 딱 먹고, 남편 있는 데로 가세요.
남편이 오지 말라고 때려도, 멍이 들고서라도 또 가고, 또 가고..
그래서 '에이구, 도저히 안 되겠다, 같이 살자' 이런 말이 나올 때까지..
이렇게 딱 달라붙어야 첫째, 부부관계도 좋아질 거고, 아이들도 잘 자랄 거예요.
아이가 레슨을 받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사람이 살면 어떻게 사느냐..
모범을 보여주는 게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힘을 줍니다.
그러니까, '당신 없으면 못 산다. 돈은 필요 없다. 애들은 크면 대학 갈 거고
나에겐 당신에 제일 중요하다' 하는 원칙을 딱 가지고 얘기도 해보고 행동도 해보세요.
그게 기도예요. 뭐 부처님께 절하는 게 기도가 아니고
(저도 가려고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했는데, 남편이 '굳이 안 와도 된다, 애나 잘 봐라' 그래서..)
그렇게 하더라도 '안 된다, 나는 간다, 애를 고아원에 맡기고라도 가야겠다'이렇게 입장을 확실하게 해야 해.
떨어져 살면, 떨어져 사는 것도 버릇이 됩니다.
습관이 돼서 나중에 같이 살면 오히려 불편해져요.
사람은 뭐든지 오래 지속되면 거기에 습(習)이 붙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아예 떨어져 살지 않는 습을 들여야 해요.
이건 뭐 군대를 갔다든지 뭐 도저히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잖아요?
부부관계보다도 돈을 더 중요시한다는 얘기 아닙니까?
부부관계보다도 아이 공부를 더 중요시 한다? 이건 맞지가 않습니다.
무슨 시부모를 모시기 위해서나 어떤 희생과 봉사가 아니라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런 욕심 때문에 부부가 떨어져 산다는 건 맞지가 않다.
그러니까 지금은 어떤 기도보다도, 미래의 재앙을 방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래의 재앙을 방지하려면 빨리 베트남으로 가서 같이 사세요.
애는 뭐 친척한테 맡기든지.. 기숙사로 보내든지.. 그러면 되고.
그렇게 원칙을 지켜야 아이들 교육도 잘 되고, 부부관계도 좋아지고, 남편도 힘을 받게 됩니다.
가서 뭐 사업에 관여하라는 게 아니라, 라면이라도 끓여주고 잔소리하지 말고..
기도도 거기 가서 하고 이렇게 살아야 전체가 잘 됩니다.
안 그러면, 지금은 괜찮지만 미래에 불행이 초래될 겁니다.
자기가 생각도 못한 불행이 초래될 거다.
스님은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사는데, 결혼생활 뭐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겠어요?
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 솔직히 말해서 전 그런 데 별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지금 이런 방식으로 살면
내가 말은 구체적으로 안 하지만, 반드시 불행을 자초한다 이 말예요.
그 불행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하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물고기가 낚시밥을 물듯이, 지금은 그 낚시밥이 좋은 거 같지만 그게 죽음을 자초하는 것처럼..
지금 애 공부가 중요하고 돈이 중요하고.. 이래 잘못 생각했다가는, 반드시 뒤에 큰 재앙을 맞게 된다..
그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삶의 원칙을 지키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도 그렇게 잘못 키우면 오래도록 무거운 짐을 져야 합니다.'법륜스님 즉문즉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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