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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롭지 못한 사회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1. 10. 08:51

     

    요행만 바라는 게 요즘 사회 분노하기보다 나부터 변해야
    노력 않고 성적 욕심만 내는 아이에게도 바른길 제시해야

     

    [질문]

     

    편법을 써서 자신의 목적이나 이익을 달성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납니다. 아직도 그런 것이

    통하는 사회에 불신감도 생기고, 뭔가 상대적으로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해서 속상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작은 아이가 공부에 대한 욕심이 아주 강합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

    는데 번번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런 일이 쌓이다 보니 아이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말수도 줄어들며 신경질적으로 됩니다.



    [답변]

    아이가 공부에 대한 욕심 있는 게 아니라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겁니다. 성적에 욕심이 있

    다는 것은 노력은 적게 하고 결과는 크게 얻으려고 한다는 말이지요. 공부에 욕심이 있다고

    해서 괴로운 게 아니라 성적에 욕심이 있어서 괴로운 거지요. 이렇게 노력한 것 이상을 바라

    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고, 그런 허황된 생각을 갖고 살면 나중에 인생을 잘 살 수 없게 됩

    니다. 그런 생각이 자꾸 더 커지면 착실히 일하고 노력할 생각은 하지 않고 복권을 산다든지

    노름을 한다든지 일확천금을 노리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이처럼 아이든 어른이든 노력은 적

    게 하고 결과는 크게 받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질문자가 제기한 첫 번째 그 문제점을 질문자의 아들이 전부 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조

    금 하면서 성적은 높게 받으려고 하거나 공부는 하기 싫은데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것, 이

    것은 자신의 노력 이상의 결과를 얻으려는 사회인들 심리와 똑같습니다. 능력은 없는데 좋은

     

    직장 구하고, 능력은 안 되면서 승진하려 하기 때문에 첫 번째 질문과 같은 고뇌가 생기는 겁

    니다, ‘부처님 가피를 입었다.’, ‘하나님 은총을 입었다.’, ‘복 받았다.’ 이렇게 말하는데, 누구

    나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면 그런 말이 있을 수 있을까요? 노력은 10을 하고 결과를 100을


    받으면 복 받았다, 부처님 가피 입었다, 하나님이 돌보셨다 그렇게 말하는데, 그걸 다른 사람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기분 나쁜 현상입니다.


    그러니 두 질문이 다른 게 아니라 같은 겁니다. 아이의 욕심은 공부 욕심이 아니라 성적 욕심

    이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성적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게 아니라 노

    력한 만큼 나오면 됩니다. 이런 것을 공부 욕심이라고 부모가 미화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세

    상이란 열심히 한다고 성과가 다 나는 것도 아닙니다. 40명이 다 열심히 공부해도 1등부터

    40등까지 나옵니다. 40명이 다 놀아도 1등부터 40등까지 나오며, 40명이 다 절이나 교회에

    서 기도한다 해도 1등부터 40등까지 나옵니다. 등수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

    는 겁니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한 뒤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열심히 했는

    데도 성적이 안 나온다면 개선 방법을 찾고 잘못된 것은 수정하면 됩니다. 아이가 지금 잘못

    된 생각을 갖고 있으니 부모가 그 생각을 교정해 줘야 합니다. 이렇게 나와 내 자식도 이런

    데, 이 세상에서 노력은 적게 하고 결과는 많이 얻으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없어질 수 있겠습

    니까. 권력이 있으면 권력에 연줄을 대서라도 이익을 얻으려 하고, 돈이 있으면 뇌물을 써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고, 이것도 저것도 없으면 가서 싹싹 빌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는 게 중생들의 세계입니다.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 그런 걸 보고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어요. 그게 옳다는 게 아니라, 그런 게 세상이다 이겁니다. 남을 나무랄 거 없이 나부터도

    노력은 조금 하고 결과는 크게 바라고 있잖습니까?

     

    다른 사람 눈에 내가 그렇게 비치지 않겠느냐. 이건 바른 길이 아니다. 저 사람들이 나를 깨

    우쳐주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거기에 물들지 말아야 하며 동시에 그들을 비난하지도 말

    아야 합니다. 용납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것이 세상임을 이해하라는 겁니다. 이것이 개선

    될수록 정토에 가까워지는 거니, 나부터 정토를 위해 개선해 나가자는 겁니다.


    나도 저들처럼 되고픈 욕구가 있다는 걸 보면서, ‘내가 만약 이렇게 한다면 세상이 그렇다해

    도 나는 그렇지 않아야 하고, 한발 더 나아가 그런 세상을 개선하기 위해 그들을 미워하지 않

    으면서 그들의 어리석음, 그들이 받을 과보를 생각해 불쌍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깨우쳐 개선

    해 나가야 됩니다. 이것이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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