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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의 갈등은 자식과 손자의 문제로 이어진다.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1. 16. 06:50

     

    Q
    저는 남편이 힘들게 해서 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요샌 또 딸이 힘들게 합니다.
    남편에 대한 참회기도는 그런대로 되던데, 딸에 대한 참회는 참 안 됩니다.
    기도를 하다보니 제가 얼마나 남편을 미워했는지 알 거 같고요..
    딸이 저렇게 쎄게 나오는 것도 제가 그렇게 만든 거 같습니다.
    저는 성격이요, 뭐 못마땅한 게 있으면 그걸 꼭 말해줘서 고쳐야 한다는..
    뭐 그런 사명감이 있습니다. 참아야지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옵니다.
    제가 어떻게 참회기도를 해야 할까요?

     

    A 답

    부부간에 갈등이 있으면 지금은 남편문제가 크지만, 이혼을 하든 안 하든
    남편문제는 나중에 살다보면 부차적인 게 되고, 자식문제가 더 큰 괴로움이 됩니다.
    부부는 안 살면 되지만 부모자식 관계는 끊어지지가 않잖아요? 그쵸?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더 귀담아 들어야 해요.
    인연을 지으면 과보가 생기고, 그 과보가 또 새로운 인연을 짓게 만들고
    또 과보가 생기고, 또 그 과보가 인연을 짓게 만들고 이렇게 반복되는 게 윤회입니다.
    이렇게 맞물려 돌아가는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거
    이게 고(苦)입니다   고(苦)

    그러니 제일 좋은 것은, 지 성질을 미리 알았으면 결혼 안 하는 게 제일 좋았을 것이고..
    그걸 몰라서 인연을 지었으면, 그 인연을 받아들여야 해요.
    즉, 남편이 어떻게 하든 그 인연을 내가 받아들여야 해요.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하든 내가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내가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여도 남편 행동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서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구박을 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 사이에서 낳은 자식에게는 피해가 안 간다 이 말입니다.

    지금 부부간에 갈등은 과거에 지은 인연의 과보란 말예요

    그런데 그 과보를 못 이겨서 화를 내고 미워하고 싸우고 그러면,
    이게 인연이 지어져서 자식이라는 또 새로운 과보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내가 과거의 인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되,

    미래의 인연을 안 지어 버리면.. 여기서 끊어집니다.
    부부의 갈등으로 끝나지 자식에게서 오는 과보는 없어집니다.
    그런데 부부의 갈등이 생기고 거기에 빠져 헤매다 보니까 자식에게 인연이 넘어가고,

    세월이 흐르다보니 자식과의 갈등이 또 발생합니다.
    이런 자식이 결혼을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이 업식으로 또 갈등을 일으키겠죠.
    거기에서 자식이 또 생기겠죠. 그 업식을 또 물려받겠죠.
    그래서.. 전생이니 내생이니 그런 얘길 떠나서
    우리가 세상에서 아는 얘기만 갖고도 이렇게 이어져 갑니다.

    그래서 보살님은, 지금 수행을 열심히 하시면, 물론 지금 나에게도 좋지만
    지금부터 수행을 하면 손자의 문제는 좀 해결할 수 있어요.
    할머니가 복을 많이 지으면 그 복이 손자에게까지 갑니다.
    그러니까 첫째 수행을 많이 하시고, 복을 좀 지으셔야 돼요.
    수행만 해서도 안 되고


    남편을 미워하면 내가 괴롭고, 살면서 자긍심이 없습니다.
    오늘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대중들 앞에서 고민거리를 드러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내신 것이고, 이 자체가 수행에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지금 말 못하고 있는 사람 많아요.(웃음)
    그건 아직도 자기를 움켜쥐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안 된다' 하는 거라도 이렇게 드러내 보이면,
    이게 계기가 돼서 앞으로 정진이 잘 될 겁니다.

    오늘부터 집에 가서 그동안 제일 싫었던 남편의 행동이나 말
    그걸 내 입장에서 보지 말고 남편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봐요.
    내 오빠나 동생, 아버지의 경우라고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이렇게 첫째로 어느 정도 이해가 돼야 해요.
    그래서 '나도 괴롭고 그 사람도 힘들었겠구나.' 이렇게 마음이 좀 틔어야 돼요.

    그런데 이 과정이 이렇습니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면서 억울해서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하다보면 좀 이해가 돼요.. 그래서 참회의 눈물이 좀 났다가
    '그래도 그렇지..' 하면서 또 억울해 눈물이 났다가
    또 '아이구 그래도 내가 너무했지' 하다가
    한꺼풀 또 내려가면 '나도 좀 잘못했지만 네가 더 문제잖아.'
    이렇게 아주 여러 번 반복됩니다.
    참회가 됐다가 미워했다가, 또 참회가 됐다가 미워했다가..
    이건 후퇴가 아닙니다. '아이고 좀 되는 거 같더니 기도가 또 안 된다.' 이러는데

    기도에 후퇴란 건 없습니다.


    계속 앞으로 가는데, 그 사이에 있는 업식이 마치 양파껍질 벗어지듯이
    한 꺼풀 벗겨지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이러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다생겁래로 오랜 세월동안 죄는 지어놓고, 갚을 땐 한꺼번에 다 갚으려고 그래.
    그래서 깨닫는 것도 단박에 깨닫는 거 좋아하고, 죄도 단번에 참회해서 다 없어지길 원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양파껍질처럼 자꾸 벗어지기 때문에
    참회했다가 미워했다가, 또 참회했다가 미워했다가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집니다. 아시겠어요?

    이렇게 남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딱 청소해 버리면
    아이에게 말을 해도 긍정적으로 하게 됩니다. 아빠에 대해서
    아이 속에는 나와 남편이 둘 다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남편을 막 미워하면, 아이도 어렸을 때 아빠를 같이 미워합니다.
    그런데 훗날 아이의 그 미워하는 감정이 나를 향할 땐, 내가 남편을 미워하던 그 강도로 나를 미워합니다.
    나는 아이 잘 되라고 그러는데 아이가 나를 미워하고.. 사실 남편도 그랬던 겁니다.
    남편은 그저 자기 인생을 산 건데 내가 그를 미워했던 것이죠.

    지금은 그런 자식을 편하게 보려 해도 잘 안 되지만, 자꾸 잔소리가 나오지만
    내가 수행이 좀 되고, 업식이 좀 소멸되면 그냥 봐집니다, 물끄러미..
    '아이고 꼭 내 꼬라지처럼 하는구나 하는 짓이'
    이제 그렇게 되면, 그동안엔 내가 딸을 건드려서 싸웠는데, 이젠 딸이 나를 건드려 싸우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싸우지 않고 잘 이겨내면,

    마치 허공에 대고 막 칼질을 하면, 부딛치는 게 없어서 자기 팔만 아프듯이.

    차차로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게 돼요.
    그러니까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열심히 수행하세요.

    결혼생활 10년 20년.. 이 게 중요한 게 아녜요.
    이렇게 법(法)을 딱 깨닫고 생활하면 생각이 이렇게 바뀝니다.
    '야.. 내가 그 남자를 안 만나 그런 고통을 안 겪었다면 이 좋은 법을 알려고 했겠느냐?'
    아니죠? 그냥 절에 다니면서 복이나 빌고 말았겠지
    그렇게 딱 생각해보면 앞으로 30년을 행복하게 살면

    지난 20년 고통을 겪었던 게 오히려 거름이 된다
    '아 그 남자가 그렇게 함으로 해서, 내가 이 법을 만나고 이치를 깨달았으니.'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안 들어요? 들지
    '아이구 여보, 감사합니다. 나를 이리 깨우쳐 주려고 너무너무 힘들으셨겠어요? 아이구 애쓰셨어요.'
    이런 생각이 딱 들면, 과거까지 좋아져요 안 좋아져요? 좋아져요.
    그래서 이 수행은 현재만 좋은 게 아니라, 미래만 좋은 게 아니라, 과거도 정화시켜 버린다.
    과거 업식까지 정화시켜줍니다. 그래서 수행은 삼생의 업(業)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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