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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께 올린 촛불이 꺼지거나 그릇이 깨지면.. 지산스님
    ◑解憂所 2011. 11. 14. 06:43

     

    우리는 살아가면서 간단하지만 예상치 않은 상황을 만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그냥 지나쳐 버릴 정도의 일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런 일들에 의미를 부여해서 불길한 징조로 알고 불안해 합니다.

    예를 들어 부처님 앞에 올린 촛불이 꺼지거나

    제사지내는 상에 차려진 음식이 무너지거나

    그릇이 깨지면 흉조로 생각합니다.


    공자의 제자 한명이 묻습니다.

    "스승님! 오늘 밤 저의 아버님 제사인데 오다가 죽은 개를 보았습니다.

     불길한 일이니 제사를 지내지 말아야 하겠죠?" 라고 묻자, 공자는 "그래, 지내지 말아라.."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 다른 제자가 와서 "오늘이 저의 어머니 제삿날인데 오다가 죽은 개를 보았습니다.

     그래도 제사는 지내야겠죠?" 라고 물었는데, 이번엔 "그래, 지내거라.." 라고 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제자가 "아니, 누구는 지내라고 하고, 누구는 지내지 말라고 하시니, 어떤 말이 옳은지요?" 하자

     공자는 "먼저 물은 제자는 이미 지내지 않을 것을 마음먹고 물었던 것이고,

     나중에 물은 제자는 이미 지내려고 마음먹고 물었기 때문이니라." 라고 했습니다.


    '일체유심조 삼계유심현'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길한 것은 모두 마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죽은 개가 문제가 아니라, 조상을 모시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휴정선사에게 어떤 이가 묻습니다.

    "대장군이 하늘신에게 재를 베풀어 이기기를 빌고,

     적국의 왕이 하늘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이기기를 빈다면

     하늘신은 누구의 소원을 들어 줄까요?"
    그러자 선사는 "하늘에서 비를 내릴 때, 풍년과 가뭄을 가리지 않고 내린다.

    즉 하늘에는 이기고 지고, 길흉 따위는 없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만약에 하늘에 사랑이 있다면 억울하게 죽는 사람도 없어야 하고,

    악한 사람이 오래 살고, 착한 이가 고통 속에서 죽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 불자님들은 이런 '징조'에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촛불이 꺼지는 것은 바람 때문이요, 그릇이 깨지는 것은 부주의 때문입니다.
    부처님 앞에서 불길한 징조는 없는 것입니다.

    설사 있어도 모두 다 소멸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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