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주는 스트레스는 대부분 시어머니와의 갈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종일 음식 장만에 손님 접대로 이루어지는 고된 일과도 힘들지만 그 시간의 대부분을 시어머니와 주방에서 보내야 하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매번 서툴고 어려운 음식 준비에 쓴 소리 듣기가 일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같은 여자로서 시어머니에게도 명절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어머니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고 대화를 나누어보자. 서운한 이야기나 민감한 사항은 조금 뒤로 미뤄두고 가볍게 꺼낼 수 있는 화제로 시작한다.
☆ 시어머니의 수고를 높이 산다 “누구보다도 어머니가 제일 힘드시죠”
사실 몸이 피곤하기는 며느리나 시어머니나 마찬가지. 명절의 고된 일과는 누구에게든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본인보다 나이 많으신 시어머니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시어머니에게 전해보자. 몸이 피곤하고 다리가 아프다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것보다 이런 말 한마디가 오히려 “나야 만날 하는 건데, 네가 힘들지. 좀 쉬어라”하는 식의 긍정적인 말이 돌아오게 만든다. 일과가 끝난 다음 슬쩍 피로회복제를 사다 내미는 것도 좋다. 또한 “어머니, 피곤하신데 찜질방에라도 가서 피로 좀 푸세요” 라며, 보다 적극적인 제안을 해서 온 가족이 찜질방에라도 가보면 어떨까. 시어머니가 의외로 반길 수도 있다.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며 그동안 서운했던 마음도 풀고, 하루 종일 주방에만 있던 여자들과 낮잠 자던 남자들이 찜질방에 모여 두런두런 얘기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것이 칭찬이다 “어머니 음식이 역시 제일 맛있어요”
명절 준비의 하이라이트인 음식 장만. 사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할 때마다 낯설고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매번 얘기해도 서툴기만 한 며느리가 짜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그럴 때 뾰로통해 있지 말고 바로바로 애교 있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머니, 이번에 잘 배워서 다음에는 직접 해볼게요”, “역시 어머니가 하시는 음식이 제맛이에요” 등등 애교 있는 말로 위기도 넘기고, 어머니의 솜씨와 노고에 대한 치하도 해드린다.
☆ 시댁 가족을 세심하게 챙긴다 “아가씨가 좋아하는 건데 챙겨둘까요?”
시누이나 시동생처럼 남편의 형제들을 꼼꼼하게 챙기는 며느리는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시어머니만 챙기는 노골적인 표현보다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전할 수도 있다. “어머니, 이거 아가씨가 좋아하는 건데 따로 챙겨둘까요?”, “무뚝뚝해 보여도 도련님이 속이 깊더라구요” 등등 평소에 느꼈던 가족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주방에서 대화거리가 없어서 자칫 건조해질 수 있는 시간들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 가족의 추억이 담긴 예전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그이 어릴 적 이야기 좀 해주세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마주앉아 송편을 빚거나 전을 부치다 보면 저절로 남편에 대한 이아기를 화제로 삼는 경우가 많다. 남편에 대한 노골적인 칭찬보다 “00아빠가 참 자상한 편이에요. 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결혼 잘했구나 싶어요. 아버님도 젊으셨을 때 그러셨죠?”하며 얘기를 꺼낸다. 시아버지와 남편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화젯거리가 풍부해진다. 또한 남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여쭤보면 대부분의 시어머니는 흐뭇해하며 옛 이야기를 술술 꺼내게 된다. 물론 칭찬이 될 만한 이야기면 더 좋겠지만 가끔은 약간의 험담을 섞어도 좋다. “남편은 술 먹으면 자꾸 노래를 불러요. 어머니, 혹시 아버님도 재미있는 술버릇 있으세요?” 등 여자들끼리만 할 수 있는 남자들에 대한 뒷담화는 동지애를 형성할 수도 있다.
☆ 좋아하는 드라마 이야기를 꺼낸다 “그 드라마 어제 어떻게 됐어요?”
시어머니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드라마는 좋은 공통 화제가 된다. “어머니, 어저께 그 드라마 보셨어요? 어쩌면 그 남자 그럴 수 있어요”하며 비록 잘 보지 않는 드라마라도 관심 있게 이야기를 꺼내보자. 무뚝뚝한 성격이라 시어머니와의 대화에 자신이 없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드라마를 옆집 이야기 삼아 혹은 말장난 삼아 재미나게 이야기할 수 있다.
☆ 감탄사를 연발하면 상대방도 신이 난다 “어머나, 정말요? 어쩌나…”
말주변이 없어 시어머니와 단둘이 있을 때 도대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난감해하는 며느리라면 감탄사라도 준비하자. 시어머니가 혼자서도 이야기를 술술 잘 푸는 타입이라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시어머니가 ‘지금 혼자 떠들고 있는 걸까’하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장단을 맞추고, 웃고, 놀라며 기분을 맞춰드리는 것도 좋은 배려의 방법이다.
시누이들과는 시어머니만큼이나 복잡 미묘한 심리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명절에는 며느리의 입장보다 한결 여유로워 보이는 시누이나 시동생이 얄미울 때가 많다. 그럴수록 시누이를 내 편으로 만들어보자. 그들에게는 나의 시댁이 친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훨씬 편한 것이 당연하다. 일을 도와주도록 유도하지는 못하더라도 힘든 점을 이해받는 것만으로도 훨씬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나’ 중심의 이야기보다 시누이의 관심사나 가족 문제 등 상대방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포인트.
☆ 아이들 교육 등 상대방의 관심사에 주제를 맞출 것 “진석이가 저번에 1등을 했다면서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이가 있는 시누이라면 단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을 것. 학원이나 교재 선택 등에 대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취업이나 결혼 등과 같은 문제는 민감할 수 있으니 관심사를 건드리되 지나치게 예민한 문제는 피한다. 비록 음식 장만하느라 몸은 고되도 그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면 시간도 빨리 가고 무엇보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 시부모님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머니 관절 때문에 걱정이에요”
시어머니와 대화할 때 남편의 형제들에 대한 관심 표명이 좋은 방법이듯 부모님을 걱정하는 얘기는 시누이나 시동생 입장에서 굉장히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한다. “요즘 어머니 관절 때문에 걱정이에요.”, “통 밥맛 없어하시는 거 같아요” 등등. 그러나 주의할 점은 ‘며느리인 내가 딸인 당신보다 어머니에게 더 신경쓰고 있다’는 식의 대사는 금물이다. “건강 진단이라도 한번 받으셨으면 좋겠는데, 싫다고 자꾸 고집을 부리세요. 제 말은 안 통해도, 아가씨 말은 아마 들으실걸요”라는 식으로 시누이를 끌어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 시부모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며느리는 당연히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는 진심이어야 하고, 가식적인 말로 끝내서는 안 된다.
같은 며느리 입장이지만 친정에서 만나는 올케들은 때론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부모님을 대하는 모습이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콕콕 지적하며 나무라기보다는 올케의 좋은 점을 찾아내 칭찬을 하거나 오빠나 동생에 대한 이야기로 공통의 화제를 끌어내보자. 명절에는 쉽게 감정이 상할 수 있으니 굳이 섭섭했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친정이 올케에게는 시댁이라는 점을 배려하자. 의식적으로 가볍고 재미있는 화제를 꺼낸다. 같은 며느리라는 점을 공유하면 훨씬 많은 부분을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올케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다 “친정어머님 병세는 요즘 괜찮으세요?”
올케의 친정 식구들에 대한 안부를 묻는다. 자신의 부모님을 걱정해주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최근 수술을 했거나 지병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부모님에 대한 안부를 묻는 것이 도리이자, 서운한 마음을 갖지 않게 하는 방법.
☆ 어머니 앞에서 올케를 칭찬한다 “어머니 잘 모시는 올케가 있어 든든해요”
“올케, 어머니 건강 좀 신경써줘요”하는 직접적인 이야기보다 훨씬 듣기 좋은 말이다. 서로의 마음을 안 다치게 하면서 좋은 고부관계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말. 특히 올케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친정어머니 앞에서 올케를 칭찬하면 같은 며느리 입장에서 올케는 ‘이해받는 기분’을 느끼게 되어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 휴식을 유도하는 말을 건넨다 “올케 힘들겠다. 우리 외식하러 갈까요?”
음식 준비로 고생하는 올케를 위해 휴식을 유도하는 말을 던진다. 상황이 되든 안 되든 올케에게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모두 함께 산책이라도 다녀온다거나, 영화관에 가서 그 김에 외식을 한다던가. 특히 끼니때마다 밥상을 챙겨야 하는 수고를 덜게 하는 외식이야말로 올케 입장에서는 가장 반가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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