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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추기(思秋期)의 위기관리
    ♥일상사 2011. 9. 6. 08:40

     

     

    사추기(思秋期)의 위기관리


    1. 인생의 四大위기
    이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그 자체만 해도 엄청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의학적으로 보아도 수 십억 대 일의 경쟁을 통과하여 어머니 뱃속에 잉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자체에는 순간마다 위기가 닥쳐 올 수 있다고 보는데 첫째가 임신된지 三 個月 즉 태반(胎盤)이 형성 될 무렵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위기는 생후 三일이내라 하겠는데 외부세계에 적응하는 시련의 기간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세 번째 위기는 사춘기(思春期)로서 각종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하여, 몸가 키가 쑥쑥 자라나고, 「성」에 대한 본능적 충동이 일어나며 가정을 벗어나 이성과 또래 친구들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과 반항심을 갖는 시기라 할 수 있다.

    2. 쓸쓸한 사추기

    본란에서 다루려고 하는 사추기(思秋期)는 여성의 경우 폐경기(Menopause)에 해당하는 四十五∼五十세 전후를 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왕성했던 각종 호르몬 분비는 감소되어 여성의 월경 양이 점차 줄어드는데 남성의 리비도(성적 능력)도 내려가기 시작하는 시기라 하겠다. 이 시기에 부부관계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극성스런 여성은 남편을 의심하며 싸우기도 한다. 꿈같은 청춘도 가고 자녀들을 낳고 길렀건만 슬슬 떠나간다고 쓸쓸한 마음을 갖게도 된다.
    남성들도 이 사추기가 되면 열심히 일했고, 어느 정도 성공도 거두고 큰소리도 쳐봤건만 어쩐지 자신감이 없어지고, 지난날 신나게 일했고, 승리감을 느꼈던 일들도 다 부질없는 짓이란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제법 아파트와 얼마간의 재산도 장만해 놓긴 했으나, 곰곰이 지난날을 생각하면 그렇게 피나는 노력으로 살았던 것이 억울하다고 후회하는 일이 잦게 된다. 마땅히 이룩했어야 할 「환상의 꿈」은 사라지고, 차디찬 현실의 애로와 각종 신체적 고통에 눈을 돌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미래의 희망보다는 과거에 사로잡히다 보면 사추기의 여성들은 신혼여행 때 괄세 받은 일, 처가식구를 푸대접했던 남편, 밤늦게 돌아오지만 돈은 못 벌어와 지질이 고생을 시킨 남편이 원망스럽게 느끼게 된다.
    반대로 사추기의 남성들은 지난날 아내가 외출만 일삼다 아들이 빗나갔다고 보거나, 따뜻한 밥이나 반찬을 해주지 못한 점, 곗돈을 떼여서 집을 날렸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나서 아내를 저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된다.

    원래 가을이라면 오곡이 물어 익고, 추수의 기쁨이 있는 계절로 알려져 왔지만 실제는 이와는 반대로 어쩐지 허전하고 자신을 초라하게 보며 묘한 허무감, 우울증, 자기연민의 심리가 오는 계절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추석날 기쁜 마음으로 고향에 가고, 부모형제, 삼촌, 당숙, 처조카 등을 만나긴 하지만, 술판에서 원성이 나오고 싸움을 하는 경우도 많으며, 울화통을 삼키며 상경하다가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매년 추석 전후해서 통계에 잡히고 있지 않는가?

    3. 사추기를 위한 몇가지 처방

    필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서울가정법원에서 조정을 한지 三十여년이 되었는데 지난 수년간에 「사추기」에 있는 中年부부의 이혼율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음을 본다. 특히 민주화가 되어 여권이 신장하여 재산분할권 제도가 생겨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삶을 헛살았다고 단정하고,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라도 재산을 나누고 떠나겠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정이고 자식이고 다 소용이 없다며 분을 참지 못하다가 마침내 떠나가면 그만이라 보는 이들이 늘어만 간다. 때문에 인생의 사추기란 사계절의 가을과도 같이 위험이 도사린 시기라 할 수 있다.

    과연 「사추기」를 잘 관리하는 건강한 삶의 길은 무엇인가?

    첫째로 자신의 운명에 대한 겸허한 수용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보고 받아들이다 보면 그래도 기뻤던 일, 이룩한 일, 보람있었던 일들이 무수히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처방은 사추기에 와서 지난 生을 되돌아보며 잘못은 반성하고, 잘된 일은 더욱 추진하며, 인생의 나머지 기간을 위해 새롭게 할 계획을 짤 일이다.

    중소기업을 했던 분은 교외에서 특수작물을 길러보고, 전문직이나 교수들은 봉사활동을 그리고, 오직 회사만을 위해 일했던 이들은 새로운 자영업 등을 구상하며 인생을 바꿔보는 등 평생 일거리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미래학자 피터 드라커(Peter Druker)도 권유하고 있다.

    세 번째 처방은 사추기의 부부일수록 상대방을 측은지심(惻隱之心)하게 보고, 서로위로하며, 상대의 잘못을 감싸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고 뜯고 비난하고 하기는 쉽지만 이것은 인생의 성숙한 태도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네 번째는 여지껏 해왔던 일 등을 기초로 더욱 값진 것으로 갈고 닦아 자신의 삶을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역시 심신의 건강을 유념할 일이다. 비타민, 칼슘, 야채 등을 들고, 가벼운 등산 등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생활 태도가 요청되리라 믿는다.


    四端 (사단)

    1. 惻隱之心(측은지심) : 인(仁)에서 우러나오는 것. 불쌍히 여기는 마음

    2. 羞惡之心(수오지심):의(義)에서 우러나오는 것.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3. 辭讓之心(사양지심):예(禮)에서 우러나오는 것. 사양하는 마음

    4. 是非之心(시비지심):지(智)에서 우러나오는 것.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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