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 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라는 제 시입니다.
김수영시인은 희망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오는 희망도 우연히 오는 것은 아닙니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야 옵니다.
구원이 밖에서 온다고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밖만 쳐다보고 있으면 구원은 오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자에게만 옵니다. 새살은 상처의 밑에서 솟습니다. 희망도 내부에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밖에서 찾지 말고 안에서 만들어 가야 합니다. 희망의 바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