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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체개고( 一切皆苦)
    #佛敎 2008. 5. 6. 16:56

     

      

     일( 一切皆苦) 

     

     

    살아가기가 힘드시지요. 있는 사람은 더 없어서 힘들다 하고 없는 사람은 아예 없어서 더욱 버거운 시대입니다. 전세값과 월세값은 왜 그렇게 오르는지, 집 없는 서민들은 죽을 맛입니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해도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은 점점 더해지고 있지요. 이럴 때일수록 ‘고귀한 신분에 따르는 도의상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생각하게 됩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좀 나누어 써야죠.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내 욕망을 좀더 줄여야죠. 그게 바로 ‘연기 패러다임’을 실천하는 불제자의 길이니까요.

      

    우리의 삶에는 근원적인 고통과 물리적인 고통이 있습니다. 물리적인 고통은 제도적이거나 상대적인 기제로 인해 생겨납니다. 하지만 근원적인 고통은 심리적이거나 절대적인 기제로 인해 생겨납니다. 국제통화기금(아이엠에프)시대에 접어든 이후 서울역 등의 지하도에는 노숙자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들 모두는 이 땅의 산업 일꾼 혹은 가장으로서 피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왔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믿음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죠. 그들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지하도 바닥 위에서 ‘쓰러져’ 살고 있습니다. 술과 친구해 가며 말이죠. 이들이 바닥에서 느끼는 현실의 고통을 상상해 볼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은 우리가 받는 고통을 네 가지 내지 여덟 가지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근원적인 네 가지

    태어나는 고통,

    늙어가는 고통,

    병들어가는 고통,

    죽어가는 고통입니다.

    삶이 진행형이듯이 고통도 진행형입니다.

     

    물리적인 네 가지

    사랑하는 사람(상황)과 헤어지는 고통(愛別離苦),

    구해도 얻을 수 없는 고통(求不得苦),

    미워하는 사람(상황)과 만나는 고통(怨憎會苦),

    나를 구성하는 다섯 요소가 불길처럼 타올라 일어나는 고통(五陰盛苦)입니다.

     

    이 모두는 우리가 존재하므로 생겨나는 고통들입니다. 고통의 실체는 현실적 욕망이 다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과 존재에 대한 ‘불안정’입니다. 즉 현실적 존재의 끊임없는 ‘욕망’과 죽음에 대한 ‘공포’의 다른 표현이죠.

     

    잡아함경〉에서는 연기된 ‘오온’을 주어로 하고 ‘무상’, ‘고’(苦), ‘공’, ‘비아’를 술어로 하는 교설이 반복 심화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상’하기 때문에 ‘괴롭다’고 합니다. 존재에 대한 집착 때문이죠. 또 ‘괴롭기’ 때문에 ‘공’이라고 합니다. 현실과 존재에 대한 ‘불만족’과 ‘불안정’ 때문이죠. 뒤이어 ‘공’하기 때문에 ‘내’가 아닌 ‘비아’라고 합니다.

     

    자기 동일성이 없기 때문이죠. 하여 ‘생(노병)사’라는 근원적 고통의 돌파라는 ‘화두’를 부여안고 천길 장대 위에서 한 걸음을 더 나아가는(百尺竿頭進一步) 수행이 요청되는 것이죠. 오온이 실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를 넘어서기 위해서 말이죠. 권력은 십년을 유지하지 못하고(權不十年), 꽃은 십일을 피어있지 못한다고 했습니다(花無十日). 제왕적 대통령제하의 대통령도, 호텔 앞의 화려한 장미꽃도 무상하기 때문에 괴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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