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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肝膽相照(간담상조)
    ♤좋은글 2008. 4. 25. 07:12
      

     

     

    肝膽相照간담상조

     

     

    간 간      쓸개 담     서로 상      비출 조

     

     

    ‘肝膽相照간담상조’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친하게 사귄다.’는 뜻으로


    한유韓愈가 지은 유원종의 묘지명에 적혀 있는 글이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중국의 당나라, 송나라 시대에

    문장으로 유명했던 중국의 여덟 사람을 일컫는 말) 중

    당대의 두 대가에 한유韓愈와 유종원柳宗元이 있었다.

    이들은 함께 고문부흥古文復興운동을 제창한 친구로서

    세인으로부터

    한유(韓柳:한유와 유종원의 성만 따서 부른 것)

    불릴 정도로 절친한 사이었다.

     

    唐나라의 문인 한유韓愈는 그 엄한 현실주의자의 시선을

    우정의 세계로도 돌렸던 것 같다. 맹교孟郊나 가조賈島와 같은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그는 경박한 교제를 보고

    그 믿지 못할 것을 영원한 명문名文으로 남기고 있다.

     

    아마도 생애에 몇 번이고 불우한 시절을 보내면서 참된 우정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별할 능력을 몸에 익혔던 것 같다.

     

    한유의 ‘유자순묘지명柳子厚墓誌銘’에서는

    먼저 유종원柳宗元(字는 子厚)의 선조의 사적부터 설명한 후

    그 사람됨과 재능과 정치가로서의 사업에 미치고 나중에는

    그 우정의 두터움을 찬양한다. 유종원柳宗元이 조정의 부름을 받아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임명되었을 때 중산中山 사람으로 친구였던

    유몽득柳夢得(이름은 禹錫) 또한 지방으로 전출할 친구로서

    파주播州 자사가 될 예정이었다.

     

    그 말을 들은 유종원은 울면서 말했다.

    “파주란 형편없는 국경 변두리여서 도저히 유몽득과 같은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노령인 모친을 모시고 부임할 수도 없을 테고

    또 그 사실을 어떻게 모친에게 알릴 수 있겠는가?

    난처해 할 것을 차마 볼 수가 없다. 간청해서 내가 유몽득 대신

    파주행을 지원해야겠다. 물론 무거운 책망을 듣겠지만

    그것은 각오한 바이다.”

     

    한유는 이 이야기의 뒤를 이어 말한다.

    “아, 사람이란 난처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절의가 나타나는 법이다.

    보통 때 안일하게 마을이나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서로 그리워하고

    서로 기뻐하며 주식酒食이나 놀이에 부르고 불려가며 큰소리도 치고

    억지웃음 소리를 하든가, 서로 사양하며 손을 잡고 간폐肝肺를

    드러내 보이고 태양을 가리켜 눈물을 흘리며

    맹세를 하되 살든 죽든 가리지 않고 배신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자못 그럴듯하나, 일단 머리카락 한 오라기만큼의 이해관계가 얽히면

    이번에는 눈을 부라리고 언제 보았느냐는 듯이 모른 척한다.

    함정에 빠진 사람을 한 번 손을 내밀어 구해주기는커녕

    도리어 상대를 밀어 떨어뜨리고 돌을 던지는 흉내까지 내는 자가

    이 세상 도처에 부지기수이다.”

     

    이렇게 본다면 간담상조라는 말도 그 발생의 근원에 있어

    이미 허위나 배반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간담상조하는 우정이란 세상에 드문 일이니만큼 더욱 더

    높이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간과 쓸개를 내어 놓고 사귀어 볼 만한 친구,

    상호간에 진심을 터놓은 격의 없는 친구,

    속내를 숨김없이 나누며 지내는 절친한 친구를

    누구라도 다 소망한다.

     

    그러한 친구를 바라면서 막상 자기는 간담肝膽은 커녕

    마음하나 활짝 열지 않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나부터 간과 쓸개를 내 놓아 보자.

    그래야 상대방 친구도 간담肝膽을 내 비칠 것 아닌가,

    내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그 친구도 우정을 주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거늘,

    세인들은 이해관계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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