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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주는 "酒"가 아니다
    ※잡동사니 2008. 4. 4. 14:33
    소주는 ""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면 역시 소주라고 할 수 있죠. '불타는(燒) 술'이라는 뜻의 소주. 허름한 주점(酒店)에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고받는 소주, 해외로 나갈 때도 빠지지 않는 소주, 그런데 어떻게 술이 아닐까요?
     술이라는 의미의 '주'자는 위와 같이 酒(주)라고 씁니다. 麥酒(맥주) 洋酒(양주) 淸酒(청주) 濁酒(탁주)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소주의 경우는 '주'를 '酒'라고 쓰지 않습니다. 바로 酎(주)를 사용합니다. 지금 당장 궁금하신 분은 집에 있는 소주 병 라벨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는 한자로 된 '稀釋式燒酎(희석식소주)'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酒, 酎 모두 한자의 部首(부수)가 발효된 음식과 관련된 '酉(유)'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酎(주)'는 무엇일까요. 물론 酎(주)도 술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술과는 다른 것입니다. '전국술'이라고 하는데 전국술은 세 번 거듭 빚은 진한 醇酒(순주)를 말합니다. 진짜 술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酎(주)는 우리가 흔히 상점에서 보는 稀釋式(희석식) 소주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진한 진짜 술이 아니니까요. 바로 蒸溜式(증류식) 소주에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희석식이 쉽게 말해 알콜에 물을 섞어 희석시킨 것이라면 증류식은 곡식으로 발효를 시켜 증류시킨 것입니다. 바로 '소줏고리'라는 것으로 증류시키는데 소줏고리를 아시는 분은 진정으로 소주를 아시는 분입니다. 전통주로 알려져 있는 '문배주'나 '안동소주'가 바로 증류식 소주입니다.
     술은 약(藥)이 되어야지 독(毒)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곧 술이 삶의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선조 宣祖(선조) 때의 송강 정철의 勸酒歌(권주가) 한 구절을 떠올려 봅니다.
    " 한 잔 먹세그려  /  또 한 잔 먹세그려 /
    꽃 꺾어 算(산) 놓고  /  무진무진 먹세그려
    "
     
     또한 술을 마셔 취한 것이 아니라 술잔에 비친 달을 마셔 취한다{술잔(羽觴(우상):깃털 장식 큰잔)을 날리면서 달에 취한다<'飛羽觴而醉月'>}는 詩仙(시선) 李白(이백)의 구절도 술과 관련된 해학과 낭만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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