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에서 오랜만에 예쁜 전각을 보았습니다. 하로전 영역에 있는 극락보전은 보기 드물게 예쁜 전각입니다. 통도사 천왕문을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단청 없는 작고 아담한 전각이 바로 극락보전으로, 극락보전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전각의 짜임새와 전체적인 외관은 한 눈에 보기에도 잘 만들어진 전각으로 보입니다. 특히 극락보전 삼면의 외벽에는 반야용선도를 비롯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 그 소중함을 더하고 있으며, 경남유형문화재 제19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통도사 극락보전은 통도사 하로전의 중심 건물인 영산전의 동쪽에 서향을 하고 있습니다. 극락보전의 창건 연대는 고려 공민왕 18년(1369)이라 전해지는데, 현재의 건물은 조선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극락보전에는 서방 정토의 교주인 아미타불과 그 좌우에 협시보살로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상이 함께 봉안되어 있다.
통도사 극락보전
이 사진은 극락보전을 흑백으로 처리해 본 것입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이며, 지붕의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작고 예쁘게 다듬은 둥근 초석 위에 활주를 받치고 있습니다. 오른쪽 뒤로 보이는 건물이 통도사 사천왕문입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법당 내부
극락보전의 주인은 서방정토의 교주인 아미타불입니다. 중앙에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를 하고 있습니다. '나무아미타불'만 염불해도 극락왕생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사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전각이 극락전입니다. 극락은 무한한 수명을 가지고 지극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세계로, 극락에 가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모신 극락전이 여러 사찰에 조성된 것은 그만큼 우리 옛 사람들의 생활이 녹녹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외벽의 반야용선도
거칠고 험한 바다를 헤쳐나가 극락세계에 이른다는 반야용선도입니다. 용머리 앞에는 인로보살이, 용꼬리인 배 뒷부분에는 지장보살이 석장을 짚고 배에 가득 탄 많은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모습을 그려 놓았습니다.
반야 용선도 앞부분입니다. 배의 앞부분이 용머리로 장식되어 있는데, 흡사 살아 있는 용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습니다. 배 선두에서 중생들을 극락세계로 이끄는 보살은 인로보살입니다.
반야용선도 꼬리부분으로 용꼬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맨 뒤에서 석장을 짚고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보살은 지장보살입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외벽에 그려진 나라연금강역사
통도사 극락보전 외벽에 그려진 벽화로 금강역사를 표현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입을 벌리고 손에는 무기를 들거나 주먹을 불끈쥐고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는 금강역사를 나라연금강이라 하는데, 사람들은 흔히 아!금강역사라고 합니다. '아'는 범어의 첫글자로 생성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외벽에 그려진 밀적금강역사
밀적금강역사는 입을 굳게 다물고 오른손은 불끈 주먹을 쥔 모습으로 왼손에는 칼을 들고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밀적금강역사를 '훔'금강역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훔은 범어의 끝글자로 소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금강역사는 사찰의 금강문에서 불법을 수호하는 수문장 역할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금강역사가 의미하는 것은 시작과 끝, 생성과 소멸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통도사 극락보전 외벽 벽화
이 벽화는 소나무와 산이 표현되어 불가의 색채보다는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