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사시정(蓋棺事始定):사람이란 관 뚜껑을 덮기 전에는 모른다는 것으로. 두보의 시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길 가에 버려진 못을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앞서 꺽어 넘어진 오동나무를
백 년 뒤 죽은 나무가 거문고로 쓰이게 되고
한 섬 오래된 물은 교룡을 품기도 했다.
장부는 관을 덮어야 일이 비로서 결정된다.
그대는 아직 다행히 늙지 않았거늘
어찌 원망하리요. 초췌히 산 속에 있는 것을
심산 궁곡은 살 곳이 못된다.
벼락과 도깨비와 미친 바람까지 겸했노라.
이 시는 두보가 사천성(四川省) 동쪽 기주 깊은 산골로 낙백해 들어와 가난하게 살고 있을 때. 역시 거기에 와서 살며 실의에 찬 나날을 보내고 있는 친구의 아들 소계(蘇계)란 사람에게 편지 대신으로 보내 준 시다.
시 제목을 <군불견(君不見)이라 하고 있는데. 첫머리에 이 같은 가락을 넣는 것을 악부체(樂府體)라 한다.
시의 내용은
길 가에 버려진 낡은 못도 옛날엔 그속에 용이 들어 있었고 오래 전에 썩어 넘어진 오동나무도 백년 뒤에 그것이 값비싼 거문고 재료로 쓰이게 될 것이다. 사람은 죽어 땅에 묻힌 뒤가 아니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댜행히 아직 젊지 않은가 굳이 이런 산중에서 초라하게 살며 세상을 원망할 거야 없지 않는가. 이런 심산궁곡은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언제 벼락이 떨어질지 요귀가 나타날지 미친 바람이 몰아칠지 모른다.
소계는 그 뒤 호남(湖南)땅으로 막객(幕客)이 되어 산을 내려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