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었지요. 구름속에 뜬 절집이 운부암이라고요.
구름이 자욱한날의 운부암이 그리도 좋다고 하던데,그래서 우린 그렇게 행선지를
팔공산 운부암의 정했답니다.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천하의 명당자리라고들 하고
운부암의 정취를 느껴 볼려고 .....
새벽 공기를 가르면서 달려온 팔공산 자락 은해사 입구에 주차를 하고 은해사를 들러보고 다시 발길을
돌려 구름속에 뜬 절집 운부암으로 오르는 산행길은 그리 멀지 않은듯 했다. 앞서가는 비구니 스님이
아마도 우리의 산행의 색다른 운치를 더해 주는듯 속세의 삶이 출가한 뒤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소박한
모습으로 정겹게 보였다.
산사여행은 우리를 기다리는 이 없어도 맘이 있으면 언제든 잠시나마 마음의 자리를 바로잡고 싶은
간절한 그리움으로 발길을 옮기는것이 아닐까....
은해사를 뒤로하고 몇분뒤에 운부암(2.5KM) 돌비석이 우리를 안내하듯 가벼운 미소로 반기는듯이
가을 낙엽들 마저도 정겹게만 보였다.
한때는 성철 스님이 머물렀었던 운부암 가는길에 두분의 비구니 스님들의 뒤모습,그리고 바람에 일렁
이는 물결들이 비구니 스님들의 깨달음의 흔적이련가.....
호수보다 맑은 침묵의 설레임도,너무나 맑은 푸른 하늘빛마저도 운부암을 향하는 인연의 그리움들을
가슴으로 불러본다.
운부암 가까이 가기전 왼쪽에 자리한 자그마한 호수의 그윽한 아름다움과 어우려지는 평온함
가을의 낙엽의 군상들이 자그마한 연못 한쪽에 모여서 오가는 이들의 상념들의 얘기하는듯 하다.
먼 발치에서 보이는 구름위에 뜬 절집 운부암이 모습이 우리들의 눈앞에 다가왔다. 깔끔하게 정돈된
암자의 모습이 새삼 새벽잠을 설치면서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운부암의 첫 계단을 오르면서 보이는 보화루라는 간판 이글씨는 한성판윤을 지낸 유한익님이 쓰셨던
것이라 한다 그리고 특히 보화루의 바라지창이 서로 다른 크기로 되어 있다는것이다. 바라지창의 선은
처마의 곡선과 많이 닮았다.
운부암은 신라 선덕여왕 11년(서기 711)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
지세가 연꽃모양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연화지라 일컬어지는 명당이며
옛적에는 팔공산 주인이 이곳에서 난다고 하였을 정도로 지기가 출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성철스님이 수행하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도량 옆 뜰에는 의상대사가 창건 당시 짚고 온 지팡이를 땅에 꽂으니 즉시 살아나
푸른잎이 돗아 났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지금도 그나무가 살아 있다고 한다.
운부암은 창건 이래 근세 한국의 조사스님들의 근본 수행처로 전해지고 있으며
당시에는 남한의 2대 중심선원을 선산 도리사와 팔공산 운부암을 꼽았다고 한다.
밝혀진 바로는 경허, 만공선사로 부터 용산, 운봉, 경봉, 향곡, 한암, 팔봉, 청담, 성철스님 등
무수한 고승대덕들의 수행처로 규모와 위용을 떨쳤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명맥이 잠시 끊겼다가 법타(法陀)스님이 은해사 주지로 부임하면서
48년간의 공백을 깨고 1998년 동안거부터 선원장인 불산스님이 개원해13명의
납자가 정진에 몰두하는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운부암에는 신라말에 혜철국사가 인도에서 모셔왔다는 보물 제 514호로 지정된
청동 보살좌상을 비롯해 많은 성보가 소장되어 있다. 당우로는 원통전, 선원, 우이당,
보화루, 요사, 산신각, 독성각, 공양실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쉿 달마 큰스님 정진중......
선원스님도 공부중....
참배는 조용히......
더블어
속세의 인연도 정진수도 한다면.....^^
어느 스님의 목탁일까
수많은 고뇌와 깨달음의 길목에서 아직은 연륜이 얼마되지 않은듯 목탁이 새것인가 보다.
운부암 경내에 깨달음을 위한 스님들의 목탁소리가 들리는듯 숙연한 맘으로
가슴가득 채우려해도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두손모아 합장을 해본다.
시냇물 소리 들리는 작으마한 연못이 운부암의 분위기를 너무 많이 닮은듯해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자그마한 연못 중앙 돌바위 위에 서있는 작은 소나무 ....
우리가 있어도 우리가 아니듯 호수에 비추어지는 모습이 정녕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마음을 비워두고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두려움보다 마음을 비워두고 가까이
다가올수 있도록 .....
구름위에 뜬 절집 운부암을 바라보며 빛바랜 벤치에 앉아 우린 그렇게 따뜻한 커피 한잔에 저문 가을을
운부암의 정겨움을 그리워했다. 어쩌면 삶은 그리워하고 인연의 발길이 머무는것에서 커피향처럼 피어
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간절히 바라볼수 있는 내마음속에 부처가 있어서 행복 하니까요.
우리네 삶은 홀로 가는것 보다는 함께 가는것인줄 모두가 알면서도........
그립고 외로운 날엔 산사여행을 떠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