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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유권심(實由權心)♤좋은글 2024. 11. 28. 07:27
실유권심(實由權心)
다른 명분을 내 세우나 실상 권력을 유지하려는 마음이라는 말이다.
출전 : 홍대용(洪大容)의 담헌서(湛軒書內集卷四)
조선 실학자 홍대용의 담헌서 내집 4권 의산 문답(毉山問答)은 제목 그대로 의산(毉山)에서 묻고 답하다. 좀 더 구체적으론 허자와 실옹이 의산에서 서로 묻고 답한 대화록이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허자(虛子)가 말하기를, “주공(周公)과 공자의 업(業)을 높이고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말을 익혀서 정학(正學)을 붙들고 사설(邪說)을 물리치며, 인(仁)으로 세상을 구제하고 명철함으로써 몸을 보전하는 이러한 자가 유문(儒門)에서 말하는 현자입니다.”
실옹(實翁)이 고개를 치켜들고 웃으면서 말하기를, “네가 도술(道術)에 미혹됨이 있음을 진실로 알겠다.
아아! 슬프다. 도술이 없어진 지 오래다.
공자가 죽은 후에 제자(諸子)들이 어지럽혔고, 주자(朱子)의 문하에 모든 유학자(儒學者)가 혼란시켰다.
그의 업적은 높이면서 그의 진리는 잊고 그의 말을 익히면서 그의 본의는 잃어버렸다.
정학을 붙드는 것은 실상 자랑하려는 마음에서 말미암고,
사설을 물리치는 것도 실상 이기려는 마음에서 말미암았으며, 인(仁)으로 세상 구제하는 것은 실상 권력을 유지하려는 마음에서 말미암고,
명철함으로 몸을 보전하는 것은 실상 이익을 노려보자는 마음에서 말미암았다.
이 네 가지 마음이 서로 따르매, 참뜻은 날로 없어지고 온 천하는 물 흐르듯이 날로 허망에로 치닫도다.
지금 너는 겸손함을 꾸며서 거짓 공손으로 스스로를 현(賢)이라 여기며, 얼굴만 보고 음성만 듣고서 남도 현(賢)을 만드는구나.
마음이 헛되면 몸가짐이 헛되고 몸가짐이 헛되게 되면 모든 일이 헛되게 된다.
자신에게 헛되면 남에게도 헛되고 남에게 헛되면 온 천하가 모두 헛되게 된다.
도술(道術)의 미혹은 반드시 천하를 어지럽히나니, 네가 그것을 아느냐?”
실학자인 담헌 홍대용의 의산문답(毉山問答)은 지동설을 주장하고, 조선 성리학을 통박하면서 실학을 주장하는 소설식 산문이다. 의산(毉山)에 숨어사는 은자인 실옹(實翁)이 허자(虛子; 조선의 선비)에게 하는 말이다.
당대의 유학자들이 말로는, 올바른 학문을 부지하고 사특한 논설을 배척하며, 때를 만나 출세하면 인(仁)으로 세상을 구하고 난세에는 물러나 명철보신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잘난 척하는 마음, 이기려는 마음, 권력 지향의 마음, 이기심 등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이런 학자들로 인해, 천하의 도술과 선현의 참뜻은 망실되고, 천하는 온통 ‘허’로만 치닫는 것이다. 지금도 허자(虛子)가 판치는 세상인 것 같다.
현실이 그러하다 선거때마다 국민들을 섬심다는 공약은 어다가고 정치인들의 정치야욕으로 국민을 볼모로 생계터전을 던지고 각종 집회당으로 몰아 세우고 줄세우기 편가르기가 되어버렸다.
허자(虛子)가 국회에서 각종 법안과 예산을 손에 쥐고 국민들앞에 칼자루를 쥐고 칼춤을 추는 형상이로다.'♤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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