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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수(活水)
    ♤좋은글 2023. 1. 7. 15:10

    활수(活水)



    활수는 글자 뜻 그대로 ‘살아 있는 물’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유수(流水)가 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을 테니 살아 있는 물일 수 있다. 반대어는 사수(死水)쯤 되겠다.

    활수의 특징은 풍부한 산소다. 공기 못지 않게 중요한 산소 공급원이 활수다. 물에 녹아 있는 산소는 공기 중의 산소보다 세포 속으로 더 쉽게 용해된다고 한다. 활수 안에 포함된 산소는 30초면 혈액에 닿고, 1분 후엔 대뇌에, 10분 후엔 피부에, 그리고 20분 뒤엔 간장, 심장, 콩팥에 닿는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활수에는 산소 외에도 풍부한 광물질과 희귀 원소가 포함돼 있다. 보약 그 자체인 셈이다.

    시인들의 활수 사랑은 남다르다.

    청렴과 절조, 그리고 활인(活人)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북송(北宋) 시인 소식(蘇軾)은 ‘강물을 길어 차를 빚는다(汲江煎茶)’는 시에서 “차는 활수로 우리고 활화(活火)로 끓여야 제맛이지, 낚시 디딤돌에 앉아 깊고 맑은 물을 긷는다(活水還須活火烹, 自臨釣石取深淸)”라고 읊었다.

    활수를 학자들의 화두로 만든 이는 남송(南宋)의 학자 주희(朱熹)다.

    '관서유감(觀書有感)'에서 그는 “연못의 물은 왜 이렇게 늘 맑을까(問渠那得淸如許)”라고 물은 뒤 “샘이 있어 끊임없이 활수가 흘러나오기 때문(爲有源頭活水來)”이라고 진단했다. 후세 학자들은 활수를 학문 정진의 상징어로 삼았다.

    지금의 중국도 마찬가지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혁신 기업들은 매년 '활수 계획'을 집행한다. 지난해로 벌써 여섯 번째다. 내용은 '충전과 융합, 그리고 혁신'이다. 외부로부터 새로운 인력이나 노하우를 가림없이 충전해 기존의 것들과 뒤섞은 뒤, 그 안에서 혁신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우리도 활수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올해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인물 지형이 바뀔 공산이 크다. 각자가 자신을 최적임이라고 내세우고, 자신의 철학이 최선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활수인 줄 알고 덜컥 받아들였는데 사수로 판명나면 큰일이다. 인물과 공약이 활수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우리 각자가 먼저 활수를 받아들여 '혁신 시민'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이 나라의 정치판도 활수(活水)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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