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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고담사의 가을.....
    ♠寺刹巡禮 2011. 10. 23. 06:25

     

     관음전 현판

     지리산 운무

     

     

     

     

     

     

     

     

     

     

     

     

     

     

     

     

     

     

     

     

     

     

     

     

     법당에 들기 전 왼쪽으로 난 길을 조금 따르니, 자연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磨崖佛)이 위풍당당

     하게 서 있다. 세상에서 부르는 공식 명칭은 '함양마천 마애여래입상'이다.

     천왕봉을 바라보며 오랜 세월의 겹옷을 입은 짙은 암갈색의 바위 중앙에 뽀얗게 마애불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우주(隅柱)와 탱주(撑柱)가 새겨진 하대(下臺) 위의 앙련대좌(仰蓮大座)에 서 있는 마애불의 꼭

     다문 입과 넓은 얼굴에서 풍기는 근엄함과 강건한 힘은, 경주남산 삼릉골의 상선암 마애여래좌상

     에서 받는 느낌과 흡사하다.

     

     불상의 높이가 5.8m나 되는 마애불은 광배(光背)와 대좌(臺座)까지 갖춘 거불(巨佛)이다.

     광배는 두광과 신광이 두 줄의 양각선으로 조각되었으며 그 안에는 연주문(蓮珠文)이 새겨져 있고, 밖으로는 화염문

     (火焰文 )이  돌려져 있다.

     

     귀는 어깨까지 내려오고 목은 비교적 짧고 목 주위에 3줄의 삼도(三道)가 보인다.

     직사각형의 거대한 체구와 여기에 걸맞는 큼직한 발 등은 거대한 불상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넓고 당당하게 벌어진 양 어깨에는 가슴에서 한 번 반전된 통견식(通肩式)으로 걸친 불의(佛依)

     가 물 흐르듯 부드럽게 몸전체를 감싸고 있다.

     통일신라의 전통양식을 따른 작품으로서 고려 초기인 10세기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관음전에 모셔진 불상

     관음전에 모셔진 선정(禪定)에 든 승상(僧像)

     

     

     

     

     주련-사슴이 알을 품고

     바닷속 제비집엔

     타는 거미집 불길속엔

     물고기가 차 달이네

     뉘라서 알랴 흰구름은

     희미하게 보이는 천왕봉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 비와 함께

    부처님의 인연 따라 지리산으로 새벽 5시 출발하였다.

    집에 안경을 놔두고 온탓에 주변에 어른거려 운전에 불편함이 있었으나

    부처님의 안전운전을 함께 하심으로

    생전 처음으로 고담사.....

    가을비를 맞으면 찾아간곳에 노루 한쌍이 나를 맞이하여 주었고

    관음전 앞뜰에서 다람쥐 보살이 나를 환영해 주었다.

     

    고담사(古潭寺)...

    글자대로라면 오래된 연못이란 뜻이다. 아니면 오래도록 담아둔 그 무엇을 품고있다는 속뜻을

    감추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은 '조계종 지리산 고담사(古潭寺)'란 사찰 표지석의 흐트러

    없는 단아하고 정갈하게 쓴 멋진 글씨에 눈길 머무는 시간이 길다.

    첫 대면한 '고담사(古潭寺)'란 서예체로 조각한 푯말의 글씨에서 풍겨오는 느낌은 별 수식어가 필요없다. 그냥 좋다.

     

    계단끝 수로에 흐르는 물소리가 귀에 듣기 좋은 음량의 데시벨(decibel)이다.

    요란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죽은 듯 조용하지도 않은 편안한 흐름의 소리다.

    그 옆으로 돌마다 표정이 다른 작은 장승석을 세워 놓았다.

    그리고 제일 밑의 돌에 새긴 글에서 초라한 작은 판잣집에 머물며 불도(佛道)를 전하는 스님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일체유심조(一切惟心造)

    모든 세상사가 그러하듯, 한 칸 초라한 누옥(陋屋)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별유천지(別有天地) 같다 는 진한 메세지가 전해온다.

    돌탑 위 바위돌 양면에는 '물처럼' '바람처럼'이라고 각각 쓰여있다.

    그리고, 탑의 하단부 나무판자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

     "세상 사는 일 번뇌망상이 많은 그 모습을 백팔 장승으로 표현 하였다." 

     한 몸이 되어 있는 저 많은 108개의 얼굴들은 우리들 마음에서 일어나는 근본 번뇌망상을 석장승의

     얼굴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제각각의 표정은 6근(六根) 6진(六塵)에 의해 과거,현재,미래의

     삼세(三世)에서 느끼는 인식용과 마음을 108가지로 표현한 것이다.   

     

     다음은 2008년 5월에 발간된 '월간 산'  제 463호에 실린 고담사 '심진 스님'의 소개글이다.

     칠선계곡 들목인 마천면 마천초교 뒤편 남향한 산록, 보물 제375호 마애여래입상이 천왕봉을 향하고 선 고찰 

     고담사(古潭寺)의 주지 심진(尋眞) 스님은 ‘노래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가사의

     심진 스님의 노래는 드라마 야망의 주제곡으로 쓰이며 대한민국 사람 모두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드라마의 주제곡이 되기 전부터 이 노래는 애창되었다.

     잡다한 세상만사를 모두 털어버리라는 노래를 듣노라면 실제로 훨훨 벗어던져버리는 듯한 호쾌함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심진 스님은 89년부터 노래하기 시작, 그간 3집까지 냈다. 15년간 3집이니 결코 많은 노래는 아니지만 거저 나누어준 것

     20만 장 이외, 팔린 것만 60만 장이나 된다.

     순수 불교음악은 아니지만 불자 특유의 탈속한 듯한 음색과 가사, 곡조가 어필한 것이다. 매니저도 후원자도 없이 CD 재킷

     디자인까지 스님이 직접 했다. 

     심진 스님은 성악이 아니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노래에 취미와 소질이 있어 부처님과 중생을 위해 ‘소리 공양’을 올린다는 마음으로 노래하고 음반을 냈다고 한다.

     “흘러가는 물도 떠줘야 공덕이 있다고 했듯, 허공을 흐르는 소리를 떠담아 노래라는 형식으로 공양하는 것”이라고

     스님은 말한다. 

     심진 스님은 원래 이곳 마천초교를 졸업한 토박이다.

     여러 사찰을 돌다가 이제 고향땅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관음전에 들러 가족들 건강을 위해 삼배를 올리고

    밖으로 나오니 보살님이 지나가시면서 날씨가 흐려 천왕봉이 안보이네....

    하시면서 지나갔습니다.

    관음전 추녀 끝에 달린 풍경 또한 스님의 새심한 마음과 같이

    다른사찰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으며 풍경너머로 보이는 천왕봉을 상상 해 보노라니 여기가 바로 미륵세상이구나가

    절로 탄성이 나온다.

    싸늘한 지리산의 가을 새벽바람에

    보살님께서 차한잔 하시라는 말씀이 왜 그렇게도 고맙고 정감이 가는지

    오미자차를 달여서 내놓으셨다.

    심진스님께서는 부산 공연차 가시고 안계신다고 하여 다음에 시간내서 한번 놀러 오겠다고 하고

    발길을 돌려 오려는데 보살님 께서 심진스님의 CD한장을 공양해주셔서 받아들고

    차량에 넣어서 여수로 내려오는 동안 듣고 왔다.

    인생사 무상하다.

    지리산 둘레길 곳곳엔 단풍이 울긋 불긋 불타는것을 불을 잠시나마 끄기 위해 가을비로 적셔 주니 아스팔트 위에 뒹구는

    단풍잎에서 우리의 삶과 나의 모습이 보이는듯 세월과 자연은 피할수 없음을_()_ 

     

    을씨년 스러운 가을 비를 맞으면서 고담사 순례는

    정겹고 어느 사찰에서 느끼지 못하는 포근함과 부처님의 자비를 마음 한가득 담고 내려왔다....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다

     

                                                                                                     - 노래/ 심진 스님-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의 비늘을 헤치며
      우울한 너의 영혼 부서지도록 껴안으러
      너의 집 문밖에 단풍 나뭇잎이 지면
      너에게 밟히는 그런 흙이 되더라도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어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어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다

      수면 위 내려 앉은 물안개 젖어도 좋으니
      피리 소리처럼 흘러 흘러 흘러서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어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어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다  ♬ 

     

      노래가사를 굳이 불교에 접목시킬 필요야 없겠지만,  스님이 부른 노래인 만큼 부처를 향한

      구도의 열정을 노래한 것 같기도 하고, 사바세계에서 일어나는 연정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내년 7월 연꽃피는 고담사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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