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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의 어원과 의미
    ※잡동사니 2007. 11. 5. 06:32
    술의 어원과 의미
    술 옛 글자는 유(酉/닭 유, 서쪽 유, 익을 유)인데, 유(酉)자는 밑이 뾰족한 항아리(술의 침전물을 모으기 편리)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반면 술의 고유한 우리말은 "수블/수불" 이었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수울","수을"로 기록되어 있어, 이 수블은 "수블 > 수울 > 수을 > 술" 로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수블"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술을 빚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술을 쪄서 익히고 여기에 누룩과 주모(酒母)를 버무려 넣고 일정양의 물을 부어빛는다. 이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발효가 이루어 져 열을 가하지 않더라도 부글부글 물이 끓어오르며 거품이 괴는 현상은 옛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신기해 보였을 것이다. 이를 마치 물에서 난데없이 불이 붙는다는 뜻으로 "수불" 이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술을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삼국지>, 부여전에는 정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큰 행사가 있었으니 이를 영고라 하였다.
    이 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먹고 노래 부르고 춤추었다고 전한다. 또 한전(韓傳)에 보면 마한 에서는 5월에 씨앗을 뿌리고는 큰 모임이 있어 춤과 노래와 술로서 즐기었고,10월에 추수 가 끝나면 역시 이러한 모임이 있었다고 한다.

    고구려도 역시 10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동맹이라는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보아 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술을 빚어 마셨으며, 의례에서 술이 이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상고시대에 이미 농업의 기틀이 마련되었으므로 우리나라에서 빚기 시작한 술도 역시 곡류를 이용한, 즉 막걸리와 비슷한 곡주였으리라 생각된다.
    우리 문헌에 술에 관한 기록이 드물지라도 술이 단순히 중국에서 전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미 고조선시기 이전부터 동아시아 대륙에 번성했던 우리 민족은 발효 문화를 장기로 하였으므로, 술의 역사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술의 기원은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이라기보다 화북과 산동지역의 동이족 술 문화가 중국과 한반도에 동시에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술의 어원에 대해 육당 최남선 선생은 범어의 수라 (Sura : 쌀로 빚은술), 웅가르 어의 세르(Ser), 달단 어(타타르 어)의 스라(Sra)에서 흘러 내려오다가 조선 말기로 껑충 뛰면서 술이 되었다는데, 일본어의 '사케(酒)'보다는 '시루(汁 : 국물)'와 통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옛날 일본말에서는 '시루'는 술의 모체인 누룩과 비슷하다.
    한편, 술을 마시는 모양-술술 잘 넘어간다고 할 때의 -을 형용하는 의성음이 '술'의 어원이라는 통속어원 학설도 있다.

    한말(韓末)의 통속어원 학자 정교는 '동언공략(東言攻略)'에서 순박하고 좋은 술맛 순(醇)에서 비롯되었거나 손님을 대접하는 수(酬)에서 '술'로 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 술의 기원

    술은 인류 역사와 함께 탄생했다.
    인류가 목축과 농경을 영위하기 이전인 수렵, 채취시대에는 과실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실이나 벌꿀과 같은 당분을 함유하는 액체에 공기 중의 효모가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발효하여 알코올을 함유하는 액체가 된다. 원시시대의 술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모두 그러한 형태의 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최초로 술을 빚은 생명체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가 나뭇가지의 갈라진 틈이나 바위의 움푹 패인 곳에 저장해둔 과실이 우연히 발효된 것을 인간이 먹어보고 맛이 좋아 계속 만들어 먹었다. 이 술을 일명 원주(猿酒)라고 한다. 시대별로 주종의 변천을 살펴보면, 수렵, 채취시대의 술은 과실주였고, 유목시대에는 가축의 젖으로 젖술[乳酒]이 만들어졌다.

    곡물을 원료로 하는 곡주는 농경시대에 들어와서야 탄생했다.
    청주나 맥주와 같은 곡류 양조주는 정착 농경이 시작되어 녹말을 당화시키는 기법이 개발된 후에야 가능했다. 소주나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는 가장 후대에 와서 제조된 술이다.

    술의 원료는 그 나라의 주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술로 만들 수 없는 어패류나 해수(海獸)를 주식으로 하는 에스키모 족들은 술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원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종교상 금주를 하는 나라의 양조술은 매우 뒤떨어져있다.

    농경시대에 들어와 곡물로 만든 술이 탄생하면서 동서양에서 술은 농경신과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된다. 술의 원료가 되는 곡물은 그 땅의 주식이며 농경에 의해서 얻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하(夏)나라의 시조 우왕 때 의적(儀狄) 이 처음 곡류로 술을 빚어 왕에게 헌상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 의적은 주신(酒神)으로 숭배되고 그의 이름은 술의 다른 명칭이 되었다. 또한 진(晉)나라의 강통(江 統)은「주고(酒誥)」라는 책에서 “술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기는 상황(上皇 : 천지개벽과 함께 태어난 사람) 때부터이고 제녀(帝女)때 성숙되었다” 라고 적어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술이 만들어졌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처음 술을 빚기 시작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8,000년 전인 황하문명 때부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시기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주기(酒器 : 술을 발효시킬 때 사용하거나 술을 담아두던 용기)가 당시 필요한 용기의 26%나 되었을 정도로 술은 이 시기에 일상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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