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내가 어떻게 같니?
엄마는 좀 가만히 있어!
여자 vs 여자 이런 말 안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관계는 이른바 ‘女ph女’ 관계다. 여자는 공감을 통해 동류의식을 형성해가고, 동성끼리의 감성적 유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여자에게 여자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동반자이면서 서로에게 가장 잔인한 상처를 주는 존재다. 이 가운데 말로 인한 상처는 오래 가는 법, 다양한 女vs女 관계 속에서 해선 안 될 말을 꼽았다.
친구끼리
“내가 좀 잘났잖니?”-쉴 새 없는 자기 자랑은 죽마고우도 등을 돌리게 만든다. 비슷한 말로는 “이렇게 많이 먹는데 왜 난 살이 빠질까?” “몸매가 나 정도는 돼야지” “남자들이 날 너무 좋아해서 귀찮아” 등이 있다. 남이 하면 칭찬, 내가 직접하면 주접이다.
“어떡해 어떡해”-사소한 일에도 안절부절, 작은 걱정거리에도 눈물을 쏟아내는 것은 친구가 아닌 엄마나 남자친구에게나 통하는 ‘짓’이다. 수년째 계속된다면 진심어린 충고가 아닌 습관적인 위로밖에 못 얻는다.
“너랑 내가 어떻게 같니?”-물론 친구 간에도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있다. 대개 소심한 한쪽과 ‘싸가지 없는’ 다른 한쪽으로 구성된 경우인데, 이런 말을 곧잘 하거나 듣는 관계는 깊은 이해를 기대하긴 어렵다.
친한 선후배끼리
“우리 사이에∼”-그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몰라도 막무가내의 협의와 공유가 가능한 사이는 없다. 이런 말 자주 쓰지 말라. 말로써 친밀함을 강조하는 관계일수록 얼마 안 가 관계는 틀어지고 비밀은 들통나게 돼 있다.
“네가 감히 나한테∼”-아무리 아랫사람이 실망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해도 대놓고 상하관계를 들먹이면 솜사탕 같던 과거를 부정하는 꼴이 된다. 이런 말을 듣는 아랫사람, 십중팔구 ‘당신은 내게 얼마나 잘했는데?’라는 반감이 고개를 쳐들 것이므로.
“선배 참 순진하시다”-‘순진하다’는 좋은 뜻의 단어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했을 경우 ‘그 나이 먹도록 그렇게 세상을 몰라요?’가 된다. 무던한 사람이라면 ‘헤헤’ 웃겠지만 조금이라도 비아냥이 담겼다면 상대방에겐 엄청난 비수가 된다.
엄마와 딸
“넌 나 안 닮아서 OO가 부족해”-딸 입장에선 슬피 울 일이다. 엄마 자궁 안에서 열 달을 살다 세상에 나왔는데,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끈으로 이어진 줄 알았는데 이토록 가차없이 내치다니.
“엄만 좀 가만히 있어”-엄마가 뭘 어쨌다고? 촌스럽다는 이유로, 잔소리가 심하다는 이유로, 말이 안 통한다는 이유로 우린 너무 쉽게 엄마의 입을 틀어막는다. 이럴 때 엄마는 말문과 함께 가슴도 막힌다.
“엄만 어떻게 남보다도 날 몰라?”-엄마가 딸 인생에 더부살이 하겠다는 게 아닌 이상 남에게도 못할 소리, 함부로 하지 말라. 엄마가 딸을 어려워하는 게 딸이 제 혼자 잘난 줄 알아서이기 때문이지, 어째서 엄마 잘못인가.
시어머니와 며느리
“너 우리 집에 잘못 들어왔다”- 이런 말 하시는 시어머님, 가방 싸 가지고 나가라는 소리보다 더 심하시니 참아주시라. 며느리 가슴에 평생 못을 박으셨다.
“어머니, 아들 교육 잘못시키셨어요”-드라마 ‘겨울새’의 박원숙이 들었다면 “우리 새아기, 지금 나한테 해보자는 건가요?”라며 따귀 맞을 소리다.
“넌 친정에서 이렇게 배웠니?”-가정마다 법도와 문화가 다른데 당연히 그렇게 배웠겠지. 잘못됐다면 가르치면 그만이시다. 대뜸 흠부터 잡고 보자는 태도는 옳지 않으세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