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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문양-도깨비
    ★자료캐비넷 2008. 4. 8. 16:03
    도깨비
    벽사. 징벌. 장난꾼. 신통력. 한풀이. 야행성. 유혹
     
    바다에서 내가 영업두 하구 이랬어.
    거서 내가 배를 이렇게 타고 있는디, 여기서 도깨비불이 켜가지구 찌르르 하구 건너드라구. 도깨비불이라는 거는 똑똑이 서가지구 가는게 아니라, 켜가지구 찔찔찔찔 홀려가면서 간다구. 그래서 도깨비불이 가서 끄진 자리에 집을 지면 부자 된다고 하는거지.
    - 1991. 5. 22. 충남 태안군 이원면, 장근순(남/74) 도깨비 제보담 중에서
     
     


    아직도 도깨비를 보신 어르신들이 엄연히 살아계시건만 우리나라에서 도깨비들은 종적을 감춘 지 오래다. 혹자는 전깃불과 함께 사라졌다고도 하고, 다른 이는 도깨비들은 한국인의 성격 속에 여전히 살아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심리학적 관점에 본다면 도깨비는 인간의 내적 심리를 대변하며, 어떤 심리적 상태의 집단적 투사가 도깨비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란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도깨비의 존재유무를 떠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도깨비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도깨비 콤플렉스’란 한국사람이 도깨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무의식적 연상작용 및 정서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도깨비의 본질은 ‘도깨비 콤플렉스’란 말이 무상해질 정도로 심하게 왜곡되고 있다.
    한 예로 요즘 어린이들에게 도깨비를 그려보라 하면 대개 무서운 얼굴에 뿔이 달린 형상을 그리는데 이는 우리나라 도깨비가 아니라 바로 일본의 도깨비 ‘오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 동안 일본문화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무분별하게 전파된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깨비는 한국인의 잠재의식 속에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 있으며 한국문화의 특징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존재이다.
     
     


     
    문헌에 나타나는 최초의 도깨비 제보담은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도화녀 비형랑] 이야기이다. 비형은 신라 진지왕의 혼령이 도화녀와 7일간 교혼하여 낳은 자식으로 커서는 밤마다 집을 나가 새벽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서천 가에서 도깨비와 어울려 노닐었다고 한다. 이를 들은 진평왕이 비형에게 신원사 북쪽 개천에 돌다리를 놓으라고 명하자 비형은 뭇 도깨비들을 이끌고 하룻밤 사이에 다리를 완성하는 등 도깨비 특유의 신통력을 발휘한다.

    또 신달이란 도깨비가 달아나자 다른 도깨비를 시켜 죽여버리는 위엄도 보이는데 이러한 그의 능력은 어머니의 이름에 힘입은 바가 크다.

    즉 도깨비나 귀신이 보통 음(陰)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반면, 도화녀(桃花女)의 이름에 있는 복숭아는 양(陽)의 기운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녀의 자식 비형에게 다른 도깨비를 호령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 것이다.
     
    마누라를 도둑맞고 춤을 추어 유명해진 처용도 원래는 용의 아들이지만 후대로 내려올수록 도깨비의 형상을 띠어간다. 다음은 고려 때 불려진 [처용가]로 옛사람들이 생각한 우락부락한 도깨비의 형상이 잘 나타나 있다.
     
    “바람이 잔뜩 불어 우글어진 귀/복사꽃같이 붉은 얼굴/진기한 향내 맡으시어 우묵해진 코/아! 천금 먹으시어 넓어진 입/백옥유리같이 하얀 이빨/복이 많다 칭찬 받아 밀어 나온 턱/칠보 무거워서 숙어진 어깨/좋은 경사 너무 많아 늘어진 소매자락/슬기를 모두어 유덕한 가슴/복과 지혜가 다 풍족하여 불룩한 배/붉은 띠 무거워 굽은 허리/태평성대를 같이 즐겨 길어진 다리/아! 계면조에 맞추어 도는 넓은 발...(중략)”
     


    도깨비 문양은 삼국시대 이래로 발견되는 기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무서운 형상을 통해 잡귀나 역신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시대에 따라 독특한 양식 차이를 보여준다.

    고구려의 경우는 눈과 입이 크게 강조된 반면, 백제의 귀면와(鬼面瓦)는 과감한 생략과 강조를 통해 힘찬 느낌을 주며 신라는 뿔이 나타나 있는 경우가 많다.

    고려에 와서는 가면적인 요소가 강조되어 선보다 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조선시대에 와서는 조형적 요소가 많이 퇴화되어 그저 사납게 생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조선 시대 절터에서 발견되는 귀면와 중에는 더러 도깨비의 해학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 있기도 하다.

    이 밖에 문고리나 고분 벽화에서도 도깨비의 형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들 역시 집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나 무덤을 지키는 벽사의 의미를 지닌다.
     
    한가지 언급하고 지나가야 할 것은 여기서 다루고 있는 도깨비 문양과 민담 및 한국 문화에 널리 전승되는 도깨비는 그 성격과 목적에 있어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귀면와(鬼面瓦)나 처용탈 등의 형상은 본질적으로 벽사행위에 기초를 둔 것임에 비해 민담에 나타나는 도깨비는 이보다 더 친근한 존재이다. 때로는 심술을 부려 사람을 골탕 먹이고, 때로는 씨름도 하며, 본의 아니게 착한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깨비란 존재가 원체 다양한 형상을 지니고 나타나며 구체적인 도깨비의 형상이 남아있지 않은 지금 귀면와를 비롯한 형상들을 통해 도깨비의 모습을 찾는 것이 그리 잘못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고구려 숫막새 기와무늬.
    삼국시대.
    바래기 기와무늬(望瓦紋) 사당문짝 장식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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