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에는 흔히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고, 빠개질 듯 아픈 머리를 달래기 위해 숙취해독에 좋다는 콩나물국이나 북어국 등을 먹는다. 그런데 숙취해독을 위해 오히려 술을 먹어서 달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해장술이라 한다. 이는 술로 얻은 숙취를 술로 해소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점심에 또 한잔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장술을 마실 때 숙취가 해소되는 듯한 느낌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해장술로 마신 혈중 알코올 농도가 떨어지면 또다시 숙취와 같은 증상을 불러일으킨다.
해장술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해장술 문화가 있는데, 단편적인 예로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음주 문화를 들 수 있다. 얼마 전 LA 다저스 클럽하우스 관리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낮 경기를 치를 때면 컵에 맥주를 가득 부은 컵을 더그아웃 옆 화장실에 놔둔다고 전했다. 전날 밤 과음을 해서 숙취에 시달리던 선수들이 드나들며 그 맥주를 마시면서 경기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른바 미국식 해장술인 것이다.
메이저리그 초창기에는 선수들이 열차를 타고 원정을 다녔다. 오랜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선수들은 술을 마셨는데, 많은 선수들이 술고래로 이름을 떨쳤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60년대 최고 스타 매키 맨틀의 폭음 습관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98년에 퍼펙트승을 거둔 투수 데이비드 웰스는 그 날 경기에 술이 깨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의 이 술 문화가 큰 문제를 일으켰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팀의 투수 조시 행콕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것이다.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한 채 인근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고 차량을 견인하던 견인차의 뒤를 들이받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이다. 행콕은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하기 3일 전에도 커다란 음주 운전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그로 인해 그가 경기장에 지각했을 때, 구단은 그의 지각 사유를 늦잠 때문이라고 둘러대기도 했다.
해장술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은 morning draught 또는 morning drink라고 한다.
[예문] Rose and I drank a good morning draught there.
로즈와 나는 거기서 훌륭한 해장술을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