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면 물이 든다●
어느 날 부처님이 기사 굴 산에서 정사(精舍)로 돌아오시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묵은 종이를 보시고 비구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시고
그것은 어떤 종이냐고 물으셨다. 비구는 여쭈었습니다.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향내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다시 가시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토막을 보시고 줍게 하여
그것은 어떤 새끼냐고 물으셨다.
제자는 다시 여쭈었습니다.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것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이에 말씀 하셨다.
사람은 본래 깨끗하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른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 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재앙과 죄가 닥친다.
그것은 마치 저 종이가 향을 가까이했기 때문에 향내가 나고,
저 새끼는 생선을 가까이했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사람들은 무엇 엔 가 점점 물들어 가면서도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을 깨닫지 못하느니라.”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악한 사람에게 물 드는 것은
냄새나는 물건을 가까이하듯
조금씩 조금씩 허물을 익히다가
자신도 모르게 악한 사람이 된다.
어진 사람에게 물 드는 것은
향기를 쏘이며 가까이하듯
지혜를 일깨우며 선을 쌓아
자신도 모르게 선한 사람이 된다.
친구의 영향력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친구사이는 서로의 영향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그가 사귄 친구를 보면 곧 그 사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