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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베이터와 인격
    ●변화와 혁신 2007. 9. 28. 10:14
     
     
    엘리베이터에서
     
    엘리베이터는 완전 폐쇄된 공간입니다. 폐쇄공포증이 없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조금은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곳이죠. 낯선 사람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있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고층 건물이 많다보니 엘리베이터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오피스 건물도 그렇지만 아파트도 고층에서 살게 되면 엘리베이터 시간이 길어집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면서 보내시나요. 조금 지루하시죠?
     
    최근에 어머니께서 해 주신 말씀으로 어떤 깨우침을 얻게 되어 요즘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해보려는 일이 있습니다.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입니다. 상대의 시선을 주목하면서 부드럽고 여유있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려고 합니다. 일단은 어린 이웃들과 나이 많으신 어른들로 부터 시작해서 여자분들로 확대하고 그리고 나서 분위기가 형성되면 무뚝뚝한 남자분들에게도 인사를 건네보려 합니다.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며칠 째 눈치만 보고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분들에게 시선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들의 행동방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통적으로 일단은 엘리베이터 안을 일별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는지 혹은 위험인물이 없는지 체크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시선보다는 인상착의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먼저 인사하는 분들은 거의 없지만 인사를 잘 받아줄 것 같은 분들은 있더군요. 여자분들의 경우 남자가 혼자 타고 있으면 다소간 긴장을 하시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인사를 건네면 어떠실지요. 궁금하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서서는 구석에 꼭 붙어서 층수를 보거나 그냥 정면을 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젊은 분들은 잠깐의 짬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열고 시간을 확인하거나 메시지를 체크합니다.
     
    양심과 자부심
     
    엘리베이터 안에서 모르는 분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해 오면 부담도 되고 불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불편함 보다는 잠깐 어색하게 침묵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라는 분리된 공간에서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고, 서양사람들과는 다른 한국적 특성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것이 보통의 상식이고 대세라고 인식되고 있습니다. 역시 그렇게 생각하시죠?
     
    전 생각을 바꿨습니다. 어머니 말씀을 들으면서 양심과 대화를 나눠보았기 때문입니다. 매번 엘리베이터에 올라 어색한 침묵을 견디면서 사실 양심의 가책을 작게나마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인사를 해야 하는데...'하는 내면의 소리가 계속 있었던 것이죠. 그 동안은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덮어왔었는데 이번에 계기가 있어 양심과 만나보고나서 그간 양심은 물론 제 자부심도 함께 상처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참 아래층에 새로 이사오신 분이 계십니다. 입주전에 베렌다 공사를 하게되었다며 같은 엘리베이터를 쓰는 집집마다 방문하여 양해를 구하는 글과 동의서를 보여주시더니, 이사를 한 다음 날에는 이사 하느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벽보를 붙여두셨습니다. 그것을 함께 보고서 아내는 '참 좋은 분이 이사오셨다'며 미소를 지었죠. 종이 하단에는 "참 좋은 분인것 같아요, 반갑습니다"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렇듯 작은 배려가 얼마나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전 이 분들로 용기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저 하나로 조금씩 조금씩 이웃들이 인사하는 관계가 될 수 있으리라 자신도 생겼습니다.   
     
    엘리베이터와 인격
     
    Personal Scale이라는 표현은 제가 만든 것입니다. 전 이 단어를 인격이라고 옮깁니다. 인격은 그릇입니다. 이 그릇의 크기가 그 사람을 말해주지요. 결혼생활이 삐걱거리는 것은 결혼으로 만들어진 가정을 담아낼 만큼 내 그릇이 커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싱글 때의 그릇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에 자꾸 넘치고 금이 가고 새는 것입니다. 유능한 직원들이 떠나는 것은 그들을 담아낼 만큼 상사로서 내 그릇이 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자 때의 그릇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반증입니다.
     
    그릇이 커지려면 어떻게 해야할 까요. 쉽지않은 질문입니다. 개인마다 처한 입장마다 답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출발점은 있을 것 같습니다. 배려... 바로 배려가 제가 생각하는 출발점입니다.  아주 이기적인 사람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 사람은 어디까지를 배려하나요? 피부 안쪽 자신의 신체만 배려합니다. 가족만 챙기는 아주머니는 자기 식구들만을 배려합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그릇의 크기는 너무나 다양하며 엄청나게 큰 그릇도 있으리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까지 배려하며 사는 것일까요? 내 방에서 출발해서 점점 넓혀보십시오. 집으로 넓혀서 가족 모두를 배려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파트로 넓혀서 함께 사는 이웃들과는 어떤가요? 인격 넓히기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인격이 내가 속한 공간을 채우고도 넘쳐서 점점 퍼지는 그런 일은 어떻게 해나갈 수 있을까요? 이처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에는 언제나 양심이 이끄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분위기가 밝아지고 활기가 넘치고 서로 신뢰가 쌓여가는 그런 공간을 그려보십시오. 내가 인격적으로 한단계 한단계 커져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아주 잠깐일 뿐이지만 엘리베이터도 내가 속한 공간이 분명합니다. 엘리베이터 분위기를 유쾌하게 바꿔보세요. 조금만 궁리하면 좋은 생각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오늘부터 실천해 보세요. 상상의 힘을 느껴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공간에서 내 그릇이 넓어지는 체험을 해보세요. 모두가 반가워해주는 사람이 되는 출발점, 그리하여 장차 하는 일마다 다 잘 되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요?
     
    *   *   *
     
    어떤 남루한 사람이 석가모니를 찾아가 대화를 청했습니다..

    “저는 하는 일 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습니다. 무슨 이유이겠습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그렇지만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털털이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도대체 뭘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해도 줄 수 있는 일곱 가지는 있는 것이다."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미소를 띠고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요.
     언시 (言施 )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감사의 말 등을 주는 것이다.
     심시 (心施 )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안시 (眼施 )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을 보여주고 존중해주는 것이다.
     신시 (身施 ) 몸을 게을리 하지 않고 남을 도와주거나 일을 해주는 것이요.
     좌시 (座施 )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요.
     찰시 (察施 ) 굳이 묻지 않고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배려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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