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을 때 길이 좋았으니
돌아갈 때도 왔을 때처럼 하라.
출처 : 잡보장경
부처님께서 입멸하신지 7백년쯤 지나
북인도에서 태어난 기야다라는 고승이 있었다.
한번은 월지국의 왕인 전단계니타가
주위의 명성을 듣고 많은 신하들을 앞세워
그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왕이 납시니 빨리 위의를 갖추고
마중할 차비를 하라'는 전갈에
기야다존자는 이렇게 대꾸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바로는
출가한 사람은 세속인에 대해
존경은 하지만 마중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된다."
이윽고 왕이 찾아와 예배를 하자
기야다존자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직
대왕의 공양을 받을 만한 자가 못됩니다."
월지국 왕은 마음 속으로
'나는 천하의 대왕이다.
나의 공양을 받는 자는 최고의 대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존자가 그런 왕의 마음을 꿰뚫어보자
왕은 그만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러자 기야다존자가 다시 이런 말을 했다.
"왔을 때 길이 좋았으니,
돌아갈 때도 왔을 때처럼 하시오."
왕은 곧 그 뜻을 이해하고 합장하여 예를 올렸다.
그리고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
신하들을 위해 이렇게 일러주었다.
"현재의 이 몸이 여기까지 온
멀고 깊은 과거세를 생각하고
이제부터 앞으로의 광대한 미래세를
향해 가라고 가르쳐주신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