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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망의 자물쇠
    ※잡동사니 2007. 12. 15. 08:09
    서울 남산타워(서울N타워) 사랑의 자물쇠를 아시나요?

    남산타워 로프테라스 철담장에는 ‘사랑의 자물쇠’가 가득 매달려 있습니다. 금빛, 은빛, 분홍빛, 보랏빛 등 형형색색의 자물쇠가 마치 십자수의 꽃매듭처럼 보입니다. 사랑을 씨줄로, 믿음을 날줄로 한 올 한 올 철제 담장을 수놓은 것 같습니다.

    ‘사랑의 자물쇠’에는 소중한 맹세들이 담겨 있습니다. ‘싸우지말고 알콩달콩 서로 아껴주자’던 100일 커플, ‘우리 예쁘게 살자. 사랑해’를 언약한 신랑신부….

    기러기 아빠는 ‘떨어져있는 거리만큼 더 아끼고 사랑하겠어’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은혼식을 올리며 해로를 다짐한 중년부부는 ‘여보 사랑해요, 우리가족 사랑이 영원하길 기도해요’란 글귀를 새겼습니다.

    비바람에 지워질까봐, 햇살에 바랠까봐 유성펜으로 꼭꼭 눌러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표면을 비닐로 코팅해놓은 것도 있습니다.
     
     
     
     
     
     
     
     
     
     
     




    철담장 앞에서 맞닥뜨린 신동권(25)·신다정(22) 커플은 “최근 건설사에 취업했는데 해외지사 근무 발령이 나서 대학생인 여자친구와 함께 ‘사랑의 자물쇠’를 채우기 위해 왔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떨어져 있는 앞으로 2년간 사랑이 변치 말자’는 약속의 의미로 자물쇠를 채우고 각각 하나씩 열쇠를 나눠가졌답니다. 자물쇠를 채우니 “사랑이 휠씬 두터워지는 것 같다”고 했죠.

    한 커플은 자물쇠를 채운 뒤 두 손을 꼭 잡고 열쇠를 철조망 너머 절벽 아래로 던졌습니다. 하늘이 내려다보고 철탑이 지켜보는 곳에서 약속했기에 더 이상 필요없다는 뜻입니다.

    수백, 수천의 자물쇠는 돌처럼 굳고 변함없는 약속을 지키려는 믿음의 증표입니다. 자물쇠 하나 하나가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의 맹세입니다.

    올 한 해 ‘나의 약속’은 저 자물쇠처럼 잘 지켜졌을까요? 연초에 했던 계획과 다짐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았을까요? 수많은 자물쇠 앞에 서니 새 해 첫 약속들이 떠오릅니다.

    올 연말 ‘사랑의 자물쇠’를 한 번 채워보실래요? 테라스 철담장이 수많은 ‘약속의 무게’에 못 이겨 와르르 무너질 날이 오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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