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饑而求食(기이구식)
    ♤좋은글 2012. 8. 23. 12:44

     

    饑而求食(기이구식)

    饑(주릴 기),而(말이을 이),求(구할 구),食(밥 식)

     

    인류 전쟁사는 땅뺏기 싸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인력과 식량 확보전이다. 삼국지를 보자.

    유비의 촉한에는 명장이 많았다. 조조는 위의 하후연이 촉한의 황충에 의해 죽음을 맞자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온다. 이때 유비는 제갈량에게 조조군의 군량미를 끊으라고 명령을 내린다.

    조조는 패퇴하고 만다. 군량미, 곧 식량은 ‘생명줄’인 것이다. 제갈량이 208년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를 받고 세상에 나온 뒤 맨 먼저 화공으로 조조군을 무찌른 보왕포(博望坡) 전투의 지명이 ‘넓은 곳을 우러러보다(廣博瞻望)’에서 유래된 것도 연유가 있다. 고지를 선점해야 식량 확보가 가능했음이다. 전쟁은 우수한 무기와 전술전략도 중요하지만 장병이 ‘잘 먹고’ 사기가 높아야 이길 수 있는 법이다.

    하긴 어디 전쟁뿐이랴.

    인간의 기본적 삶 자체가 먹고 마심이 풍족한 경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를 여쭈었을 때 “경제(食)를 넉넉히 하고, 안보(兵)를 튼튼히 하며, 백성이 믿도록(信) 하는 데 있다(子貢問政 子曰 足食足兵 民信之矣)”고 명쾌하게 정의했음이 주목된다.

    문제는 식량을 풍족하게 얻기 위해선 농민들의 수고로움이 많다는 것이다.

    벼 화(禾) 자는 나무, 곧 벼에 이삭이 달려 있는 모습의 상형문자이다.

    비슷한 의미를 지닌 쌀 미(米) 자 또한 八十八의 의미로서 글자에서 보듯 쌀농사는 88번의 손이 가야 쌀이 된다는, 그만큼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농민들의 애씀도 헛되이 세계적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공포가 가시화되고 있다.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곡물 가격이 폭등, 일반 물가가 치솟는 현상이다.

    해외 식량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식탁 물가 급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철저히 대비해야겠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여긴다(王者以民爲天而民以食爲天)”고 했다. 상군서(商君書)의 지적처럼 ‘백성의 본성은 굶주리면 먹을 것을 찾기 때문(民之性 饑而求食)’이다.

    식량!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주)농업 의미하는 영어 단어agriculture 물가 상승 의미하는 영어 단어inflation 합해 말로, 농산물 상품 가격 올라 일반 물가 달아 오르는 현상 이르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