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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움이 막 사무치면 긍정적이 돼요'
    ♥일상사 2012. 2. 22. 06:58

     

     

    "김미화는 모든 사람들을 좋아한다"
    김미화는 여상을 졸업하고 관광회사 경리사원으로 취직을 했다. 무려 900대1의 경쟁률을 뚫고서 말이다. "마지막 면접에 딱 2명이 남은 거예요. 아주 예쁜 학생하고 저하고. 당연히 그 친구가 될 줄 알았죠. 그땐 제가 진짜 촌스러웠거든요. 엄마 원피스 빌려 입고, 머리에 파마까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제가 합격했다는 연락이 온 거예요. 이게 웬 떡이냐 해서 열심히 했죠. 사장님도 '미스 김은 진짜 재미있어' 하고 좋아했고요. 기가 산 김에 물어봤어요. 왜 저를 뽑았느냐고. 그랬더니 이 분이 '솔직히 얘기해도 되냐?' 하시면서 그러더라고요. '경리는 돈을 만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예쁘면 어떤 놈하고 눈이 맞아서 달아난다'고 말이죠. 이런..! 하하. 지금도 그 사장님 만나는데, 그때 얘기하면서 웃어요."


    "난 바닥을 치고 올라오지 못한 적이 없다"
    김미화는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블랙리스트가 실제 존재하는지 밝혀달라'고 했다가 청춘을 다 바쳤던 KBS로부터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지난해에는 8년간 해오던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를 당했다. 그래도 그는 "방송도 좀 잘려봐야지 소중한 거 알겠더라"고 웃었다. "주변에서는 김미화가 얼마나 힘들까 하던데, 사실 저는 그렇게 늪에 빠지거나 바닥을 치고 올라오지 못한 적이 없거든요. 그게 뭐냐 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다'라고 말이죠. 방송 일이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사무치게 귀하다고까진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런데 (MBC 하차 후) 7개월 쉬면서 이걸 깨달은 거죠."

     

    이런 긍정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게 고도의 연마술이 필요하거든요. 미움이 막 사무치면 긍정적이 돼요. 내가 왜 저 사람 때문에 괴로워해야 하나? 내가 좌절하고 있으면, 나 미워하는 저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뭐 요런 거. 내가 괴로워한다고 저 사람도 같이 괴로워하지 않는다, 저 사람들은 내가 괴로운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 말입니다."


    김미화의 묘비명은 '웃기고 자빠졌네'다.

    "집 아이들한테 제가 '엄마 묘비명이 뭐야?'라고 하면 아이들이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해요. 좋잖아요. 전 사실 묘를 쓸 건 아니지만, 제 마음속 묘비명은 무대 위에서 사람들 웃기다가 무대 위에서 죽고 싶은 것, 자빠지고 싶은 겁니다. 제가 시사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이건 다른 영역을 넘봐서 그런 게 아니라,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거예요." 안데르센은 너무나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 못생겼다고 놀림 받았기에 '미운 오리새끼'를 썼다고 그 모든 불행에 감사했다. 김미화와의 만남은 그 두 편의 동화를 합친 것 같은 아름답고 큰 성장동화 한편을 읽은 느낌이었다. 김미화는 비록 세수도 안 하고, 키 높이 구두도 안 신었지만 아름답고,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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