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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걸 개선하려면, 아이가 죽는 것도 각오를 해야..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0. 31. 06:51

     

    ▒ 문
    저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 하나만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쳐서 깁스를 하고 있는데, 지난 토요일에 자기가 모아둔 목돈을 찾아서
    에스보드를 당장 사야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남편은 매를 때리고 저는 야단을 쳤습니다.
    좀 시간이 지나서 자기 전에 제가 한 번 더, 에스보드는 꼭 사주지만 지금 받는 용돈을 열심히 모아서
    나중에 모자라는 돈은 보태줄 테니까 기다렸다가 사자고 겨우 진정시키니까..
    그때 '그럼 이건 이제 필요 없겠네' 하면서 주는데 보니까, 그게 유서였습니다.
    세상이 짜증난다, 엄마 아빠 때문이다, 괴롭다, 내가 사라지면 엄마 아빠는 편할 것이다..
    이렇게 적었더라구요. 인장까지 찍어 놓고..
    그러니까 '요즘 하는 일마다 왜 이렇게 엄마 아빠 마음대로 하느냐' 그러고
    '할 일 먼저 하자' 그러면 '내 24시간인데 엄마 아빠가 왜 간섭하냐' 그러고, 억울해 하고..
    '죽어 버릴 꺼야' 이런 말도 좀 쓰고, 그래서 아이 관계에서 좀 지옥을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도문도 받고 싶습니다.

     

    ▒ 답

    아이를 키워서, 이 아이가 망나니가 돼서..
    사회에 여러가지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죠?
    성추행을 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아니면 사람은 똑똑한데
    부정부패를 해서 물의를 일으키거나.. 이런 경우가 있잖습니까?
    그러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우리 아이가 커서 그럴 가능성도 있는데
    그런 사람이 되더라도 살아 있는 게 좋은가? 아니면
    그런 사람이 될 바에야 죽는 게 낫겠나?.. 엄마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내 자식이라 할지라도, 세상에 물의를 일으키고 세상에 많은 고통을 줄 바에야
    그럴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아니면
    어떤 물의를 일으키더라도 살아 있어야 된다..

    내 자식이 어떻게 되길 원하느냐? 이 말입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살아 있기를..')

    그래요? 그럼 원하는 대로 해 주세요..
    나같으면.. 커서 온갖 물의를 일으킬 것이 예견되면, 오히려 죽는 게 낫다.. 이렇게 결심할 거 같아요.
    (울면서.. '물의를 일으키지 않게 잘 키워야죠..')


    극단적인 예 같지만, 둘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니까..
    세상을 혼란하게 할 바에야, 내 자식이라 하더라도 없는 게 낫겠다.. 이렇게 부모가 입장이 분명하면
    애를 인간이 가야할 길로 가게 하고, 그걸 거부해서 지가 죽었다 해도, 부모가 후회해선 안 된다 이 말입니다.
    이렇게 주관이 뚜렷하면, 유서 아니라 어떤 협박에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너를 위해서나 세상을 위해서나 이건 정말 안 되는 거야' 라고 하면
    죽는다고 해도 어때요? 안 되는 겁니다..
    이렇게 가야 중심이 잡힐 거 아녜요?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주장하다가 안 되면
    죽겠다고 유서로 협박해서 얻어가는.. 이런 애로 키우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럼 나중에 세상에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지..
    지금 아이가 하는 이런 짓을 용납하면 세상에 물의를 일으키는 아이가 될 것이고
    이걸 개선하려면, 아이가 죽는 것도 각오를 해야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애가 딱 죽는다 하더라도.. '아 그건 어쩔 수 없다..
    내 아이라도 커서 세상에 불이익만 줄 것이기 때문에..'

    장례나 잘 치러주면 되지.. 애를 하나 더 낳던지.. 양자를 들여 키우면 되지..
    그 일 때문에 후회하고 울고불고 할 필요가 없다.. 이게 딱 분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후회할 거 같으면, 애를 고치려는 생각을 하지 마라 이 말입니다.


    이건 마지막 대결입니다.
    '내 죽는 거 하고, 둘 중에 선택해라' 칼을 뽑아 들었다 이 말입니다.
    여기서 굴복을 하면, 이제 애가 하자는 대로 평생 끌려가야지 뭐..
    (아이가 그 순간에 사로잡혀서 그랬지 않을까요?)
    사로잡히니까 죽을 수도 있지..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자기를 버려야 돼.
    자꾸 자기를 움켜쥐고 분별하려고 하면 안 돼. 자기를 확 죽여야 돼!
    아이를 위해서 죽음조차도 감수하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해!
    그렇게 헌신을 해야, 아이를 야단칠 때도 털끝 만큼도 양심에 가책이 없어.
    '이건 정말 아이를 위해서' 야단을 치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엄마가, 자기 중심이 없어요.

    애들이 어렸을 때, 밥맛 없다고 밥 안 먹으면..
    엄마가 따라다니죠? 밥그릇 들고.. 그러면 엄마가 못 이겨요.
    그때 밥그릇 딱 뺏어 버리고 '그래? 그럼 굶어라..' 몇 일이고 내버려 둬야 합니다.
    열흘 굶으니까 엄마가 항복하더라.. 이러면 이제 평생 굴복해야 합니다.
    그럴 때 딱 밥그릇 뺏어 버릴 수가 있느냐?

    사춘기 때, 집 나간다.. 이래 나오잖아? 그죠?
    '그럼 나가라..' 하고 문 잠가 버리고, 편안할 수 있어요? 찾으러 다녀야 되잖아..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교육을 못 시키는 거예요.


    그것이 정말 아이에게 옳지 않다면.. 이건 정말 내가 사로잡히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아이에게 옳지 않다면.. 단호하게 '안 된다!' 해야지..
    그렇게 해서 '죽는다' 해도, 흔들릴 게 뭐가 있어요?
    엄마가 자식을 키우면서, 자식에게 도움이 된다면 '내 몸이라도 버려서 하겠다!'
    이게 자식에게 나쁘다 하면 '내 몸을 버려서라도 막겠다!'
    이런 헌신성과 희생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애가 아무리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되는 거라면 내가 구걸을 해서라도 해 줘야 되는 거고.. 이런 게 분명해야 하는데
    그냥 내 생각에.. (손바닥을 뒤집어 가면서) 안 된다 했다가 된다 했다가.. 된다 했다가 안 된다 했다가..
    이러니까 쪼그만 애가 '안 된다' 해도, 까짓거 저거 밀어붙이면 된다.. 이러는 거 아닙니까?
    한 번 울어 버리면 된다, 밥그릇 한 번 던지면 된다, 유서 하나 쓰면 된다.. 이거 애가 딱 알잖아요?
    벌써 이건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할 때, 엄마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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