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회사다니기 괴로워요!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0. 21. 06:45

     

    ▒ 문
    저는 입사한 지 4개월 된 신입직원입니다.
    그런데 회사다니는 게 너무 괴로워서 눈물이 날 정도입니다. (울먹울먹)
    그래서 그만두고 싶기도 한데, 주위에선 좀 기다려 보라고 !
    대기업이고.. 여자로서 오래도록 다닐 수도 있고.. 좋은 직장이니까
    좀 버텨보라고 말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답
    정승도 지가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도 있는데
    남이 '좋은 직장이다, 대기업이다' 하는 거하고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남이 뭐 '이 여자가 좋다, 저 남자가 좋다' 해도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내 입에 안 맞으면 좋은 음식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정 괴로우면 그만 둬야지, 왜 인생을 자꾸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아요?
    낼 아침에 회사가서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하고 그만두세요.


    그리고서 무슨 미련이 남나 보세요.
    미련이 남는다면, 왜 미련이 남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천금을 준대도 난 정말 이 일은 하기 싫다 그러면 그만두고, 아무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어요.
    질질 짠다는 건 뭡니까? 하자니 힘들고, 그만두자니 아깝고.. 그런 거 아닙니까?
    그 뿌리는 욕심입니다. 그러니 그걸 내려놔야 합니다.


    싫으면 그만두면 되지, 뭘 그걸 가지고 울고 그래요? 그럴 하등의 가치가 없습니다.
    그건 마치 누가 '스님, 이 담배 좋습니다. 한번 피워 보세요' 하고 담배 한 갑을 줘서 피워보니
    기침도 나고 눈물도 나고.. 그래도 좋다니까 또 피우고.. 또 캑캑대고 눈물 찔끔찔끔 흘리고
    안 피울라니 무척 좋은 거라니 그만두기도 아깝고.. 피울라니 목구멍 따갑고..
    그와 똑같은 겁니다. 그가 좋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입니까?
    그러니 그만두십시요.
    그런데 문제는.. 그만두지 못할 때 그게 뭔지를 빨리 살펴봐야 합니다.
    왜 그만두지 못하는가, 무엇이 걸리는가.. 이걸 살펴 보세요.

     

    상담하신 분 중에 이런 분이 있습니다.
    '스님, 못 살겠어요.' '왜?' '우리 남편이 바람을 피웠어요.'

    '그래?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하고 끝내라.' '애가 있는데 어떻게 끝내요?'

    '그래? 그럼 그냥 살아라.' '바람피는 남자하고 어떻게 살아요?'
    밤 새도록 얘기해도 끝이 안납니다.
    이게 욕심입니다.
    결혼할 때 좋은 남자 골랐잖아요? 돈도 잘 벌고, 외모도 잘 생기고, 학벌도 좋고, 정도 있고..
    그런 남자.. 딴 여자들도 좋아할까 아닐까? 좋아하겠지.. 유부남이래도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남자와 사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자연히..
    그래서 바람도 안피고 나만 바라보는 남자랑 살려면 
    나보다 키도 작고, 나보다 인물도 못나고, 나보다 수입도 적고..
    나 아니면 어디 가서 살 수도 없는 그런 남자를 구하면.. 이거.. 바람 안 핍니다.
    또 바람을 피워도 문제 해결이 굉장히 쉽습니다.
    왜? '안녕히 계십시요' 하고 간단히 끝나요.
    미련이 없거든요. 왜? 그런 남잔 딴 데 가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게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해서 구해 놓으면  
    그만 두려니 어디 가도 그만한 남자 못 구하겠고.. 같이 살려니 나눠 갖어야 되겠고.. 이게 욕심입니다.
    지금 윤리니 도덕이니 법률이니 그런 얘길 하는 게 아니라..

    이게 욕심입니다.


    내일 헤어지더라도 사는 날까진 '너만 바라본다'는 마음으로 믿음을 지키면서 살고
    상대 마음이 변했으면 '배신당했다'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생각하면 비참하잖아..
    맘 떠난 남자하고 어떻게 살아.. '안녕히 계십시요' 하고..
    안녕히 계십시요 하라는 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는 겁니다.
    자기정체성이 뚜렷한 사람은 그렇게 당당하게 끝냅니다. 웃으면서..
    그런데, 파출부해서 어떻게 살아, 청소해서 어떻게 살아, 어디가서 저런 남자 만나.. 이런 생각이 들거들랑
    바람을 피든지, 뭘 하든지 쳐다보지 마세요. 보면 누구만 머리 아프다? 나만 머리 아파요.
    일단 헤어지지 못하겠다고 마음을 굳혔으면, 이런저런 생각 하지 마세요.
    큰 회사 주식은 조금만 가져도 돈이 많잖아?
    잘난 남자 주식은 그래도 누가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 내가 최대주주잖아.
    그러니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돼요. 우리 남편처럼 멋진 남자 누군들 안 좋아하겠어? 하고.
    이렇게 좀 대범해야 돼요.


    같이 살 바에야 행복하게 살면 좋잖아.
    미워하면서 살면 행복해요 안 해요? 안 하지..
    존경하고 살면 행복하지? 좋아하고 살면 행복하잖아?
    어차피 살 바에야 좋아하고 살아라 이 말입니다.


    여자니까 참고 살아라 이 말이 아닙니다.
    자유를 가르치는 부처님 말씀을 전하면서 왜 그런 말을 하겠습니까?
    그렇게 말한다면 내가 승려가 아니고 불자가 아니지.
    자기가 소중한 겁니다. 자기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무엇 때문에 남자 하는 행동에 따라서 울고 웃고 하면서 바보처럼 살아야 합니까?
    이 좋은 세상에.. 옛날에야 남자없이 못 살던 때였으니까.. 세상이 그래서 그랬다 치지만..

    요즘은 이혼하고 재혼해도 아무 문제 없고, 60에 결혼해도 흉이 아니고, 국적도 바꾸는 세상인데..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살려면 맞추고, 존중해야 됩니다.
    맞추기 싫으면 어떻게 해야 된다? '안녕히 계십시요..' 

    회사 다니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세요.
    다니기 싫으면 '안녕히 계십시요' 하고 끝내세요.
    울 필요가 없어요. 아무 가치가 없는 짓입니다.
    열흘 울고 한달 울어도 아무 해결책이 안 나와요.
    자기 인생은 자기가 주인입니다. 누구도 책임 못 져줘요.
    자, 그러니 남 말 듣지 말고 자기가 결정해서 사세요.


    '스님, 결정이 안 되는데요..' 하면
    동전에다 A, B 딱 써가지고 던져서 결정하면 돼요.
    거 뭐 인생이 별거라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 그냥 살면 돼요.
    '아무렇게나'가 아닙니다. '아무렇게나 살라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그냥 가면 돼요. 가볍게! 인생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런데 세상이 복잡하고 인생이 복잡한 건 뭐예요? 머리통이 복잡한 겁니다.
    머리 속이 복잡하지..

    인생이 복잡한 게 아닙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