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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 100세 시대를 준비하자 (덕중 스님)
    #佛敎 2011. 9. 23. 16:57

     

    몇 년 전 조선시대 왕의 평균 수명에 대한 기사가 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조선시대 왕의 평균수명은 44세(조선왕조실록 기준)였습니다.

    당시 평민들의 수명이 40세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별로 높지 않은 수치입니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오래 사는 건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고칼로리의 진수성찬, 부족한 운동량,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잦은 성생활 등은 수명을 단축시켰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고려시대 왕의 평균수명은 42.3세였고, 귀족들의 수명은 39.7세였다고 합니다.

    반면 승려들은 70.2세였다고 하니(‘고려금석문 연구’ 참조) 진수성찬보다 검소한 밥상과 규칙적인 생활이 장수에 더 효과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자료에는 조선시대 평민들의 평균수명이 24세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마 홍역이나 천연두 등으로 인한 유아 사망자를 포함한 수치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병의 예방약이 등장하면서 1900년대 들어서는 36세로, 1960년대는 52세로 평균수명은 늘어납니다.

    2011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9세입니다.(세계 30위권, 모나코가 89.7세로 1위)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다보니 ‘환갑잔치’는 옛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칠순잔치’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평균수명보다도 못살았는데, 장수했다고 잔치를 한다는 게 말입니다.

    현재 전국에 100세를 넘긴 어르신은 1800여 명에 달합니다.

    5년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평균수명이 100세에 도달하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이러다보니 최근 정부는 2020년이 되면 100세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100세 시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 평균수명을 80세에 맞춰 교육, 정년, 복지 등을 전개해왔지만 수명이 늘어나면 노후 자금이 늘어나면서 생활패턴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사회 곳곳에는 이런 변화가 눈에 띱니다. 취업자를 ‘65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노인 심부름 대행업체가 대표적입니다.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를 잘 준비하면 국민 모두에게 축복이 되겠지만, 잘 준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경제력을 상실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 젊은 층의 세금부담이 늘어나고, 국가의 경제는 뒷걸음을 칠 수 밖에 없습니다.

    초고령사회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불교계에서도 이에 대한 준비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노령인구가 차지하는 신도 비율이 높은 특성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이들이 사찰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하며,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여건조성에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또한 기력을 잃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지원에도 소홀해선 안 됩니다.

    〈법구비유경〉을 보면 부처님께서 국왕과 대중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여래가 이 세상에 나온 까닭은 바로 이와 같이 돌봐주는 이 없고 곤궁하고 재앙을 만난 사람들을 위해서다.

    병들고 약한 사문이나 가난하고 고독한 노인에게 공양하면, 그 복은 한량이 없어 소원하는 것이 뜻대로 될 것이니라. 마치 다섯 강물이 흐르듯, 복이 오는 것도 그와 같아서 공덕이 점점 원만해져서 마침내는 도를 얻게 될 것이다.”

    불우한 독거노인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지 말고, ‘불자로서 복 지을 기회가 많아졌구나!’하며 기뻐합시다.

    100세 시대에 대한 준비는 정부뿐 아니라 불교계 각 종단과 사찰, 신도들이 함께 나서서 고민하고, 준비해야합니다.

    덕중 스님
    금산 삼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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