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라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라

棲守道德者는 寂幕一時하고 依阿權勢者는 凄凉萬古니라.

서수도덕자는 적막일시하고 의아권세자는 처량만고니라.

達人은 觀物外之物하고 思身後之身하나니

달인은 관물외지물하고 사신후지신하나니

寧受一時之寂寞이언정 毋取萬古之凄凉이니라.

영수일시지적막이언정 무취만고지처량이니라.

 

 *依阿(의아) : 기대고 아부하는 것.

   物外之物(물외지물) : 앞의 물은 지위, 재산 따위의 물욕적인 것을 뜻하고,

   뒤의 물은 물욕적인 것 이외의 불변의 진리를 뜻한다.

  身後之身(신후지신) : 몸이 죽은뒤에 그 몸에 이르는 세상 사람의 평판.

  寧(녕) : 차라리.

 

 도덕을 지키는 자는 한때 적막해고, 권세에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리라.

 달인은 물욕에서 벗어나 진리를 보고 죽은후의 명예를 생각하나니,

 차라리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지니라.

 

 

도덕을 지키면서 진실하고 양심적으로 사는 사람은 적막하고 불행한 생애를 보내고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이고 그 높은 행실은 뭇사람의 귀감이 되어

아름다운 이름을 길이 세상에 남기게 된다.

권세에 아부하고 부귀에 아첨하는 자는 한때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더러운 이름을 천추에 남겨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니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리에 밝은 사람은 한몸의 영달에 마음을 쓰지않고,

오직 도리를 다하고 행실을 닦는 일에 힘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