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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물편(觀物篇)
예전에 어떤 사람이 야생 거위를 잡아 길렀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그대로 야생 거위에게 먹이다 보니
토실토실 거위가 되어 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깨달은 거위가 한 동안 음식을 굶더니
몸이 예전으로 돌아가자 하늘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성호 이익(李瀷·1681-1763)선생의
관물편(觀物篇)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지혜롭구나. 스스로를 잘 지켰도다."
먹어서 안 될 음식을 양껏 먹고,
그 맛에 길들여져서 살을 찌우다,
마침내 날지 못하게 되어 잡아먹히고 마는
인간 거위는 우리 주변에 부지기수 일겁니다.
성호 이익 선생은 77항목에 걸친 관물 일기를 남겼습니다.
수많은 시작품들이
무엇인가를 보고 느낀 점을 노래합니다.
한시에서는 선경후정이라고 해서
처음에 시상을 일으키고
그 후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시가 많습니다.
관물(觀物)에서 관(觀)자는 ‘보다’라는 뜻입니다.
관(觀) 자가 쓰인 단어들을 찾아보면
관찰(觀察), 관광(觀光), 관객(觀客)등이 있습니다.
이 관(觀) 자는 ‘자세히 들여다 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物)자는 단순한 사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物은 천리가 구현되어 있는 사물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관물(觀物)을 통해 그 속에 내재된 천리를
발견하는 과정이 관물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면
자연과 사물에 유행하는 천리를 발견함으로써
자신을 수양하여 그 이치와 자신의 이치를 합치시키는
과정이 곧 관물(觀物)인 것입니다.
이런 관물(觀物)은 성리학자들이 추구했던
자기 수양의 과정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성리학자에게 있어
객관사물이나 자연은 단순한 관상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자연의 온갖 사물은 각기 천리가 구현된 존재인 것입니다.
성리학자들은 물리(物理)를 파악함으로써
천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모든 사물 속에 무궁한 이치가 담겨 있습니다.
듣고도 못 듣고, 보고도 못 보는 뜻을
헤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을 옛 사람들은 관물(觀物)이라고 했습니다.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고,
마음을 넘어 이치로 읽을 줄을 알아야 한다고
선지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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