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재계(沐浴齋戒)

 

 

■ 목욕재계(沐浴齋戒)

 

 

목욕재계(沐浴齋戒)에서

목(沐)은 머리 감는 일, 욕(浴)은 몸 씻는 일을 뜻합니다.

재(齋)는 계(戒)와 마찬가지로 심신을 깨끗이 하고 궂은 일을 피한다는 뜻이지요.

 

삼국유사에 [가락국기]를 보면, 가락의 백성들이 그들의 신령이자 왕인 수로를 처음 모셔 받들었던 날이 바로 계욕(戒浴)의 날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계는 푸닥거리할 ‘계’라고 읽습니다.

신령을 모시고 몸을 맑게 하는 날이 곧 계욕의 날인 것이지요.

나라의 천신이자 첫 왕을 맞이하던 날은 다름 아닌 맑은 날이었던 셈입니다.

 

우리들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신령스러운 것, 거룩한 것은 곧 맑은 것이라고 생각해 왔음을 [가락국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락국기] 이후, 그 같은 대단히 중요한 생각은 변함 없이 우리들에게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령을 섬길 수 있는 마음의 바탕이 곧 정갈함이요, 신령이 내리고 또 머물 수 있는 바탕 또한 정갈함이라고 생각한 우리 조상들의 종교적 심성은 매우 귀하게 그리고 곱게 간직되어야 합니다.

 

종교생활은 일상생활과 별개의 것이 아니며, 종교생활은 일상생활의 규범이 됩니다.

정하지 못하면 동티를 타고 살을 맞고 끝내는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 믿음이 우리 일상생활을 정결하고 깨끗하게, 부정(不正)없이 지탱해 나가도록 하는 규범으로 오늘에 살아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