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스트레스를 잡아야 기업이 산다.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 직장인의 ''스트레 스''를 다룬 기사들이
거의 매일 등장한다.
아마 올해 가장 큰 유행을 일으킨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스트레스일 것이다.
최근에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질병에 걸리면
직업병으 로 인정돼 산재요양 판정을 받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은 뭘까?
필자는 진료실 안팎에서 직장인들과 많이 만나곤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어느 회사를 가거나
가장 큰 스트레스가 뭐냐고 물어보면,
고객이 나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답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백이면 팔구십은
‘일’ 보다는 ‘사람’ 때문에 힘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제일 큰 문제는 ''권위주의적 조직문 화''와
''인간관계''라는 것이다.
직장인 김 아무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은 원래 내가 먹고 살려고 하는 거니까
일이 힘든 건 내가 감수를 한다.
근데 도대체 이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는 용납이 안 된다.”며
울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다고 김씨는 말한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 대부분이 일 자체가 힘들어서 그만두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도 이런 맥락이 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관계’는 고객이나 거래처와의 관계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매일매 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직장의 동료와
상급자와의 관계를 말한다.
특히 위아래를 막론 하고 상사와의 관계는
많은 직장인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수직적인 위계질서,
합리 적 평가기준의 결여,
동의도 납득도 안 되는 일의 진행도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들이다.
결국 의사 결정 과정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비합리와 비효율이 직장인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권위주의적 문화는 다 나쁜가?
그렇진 않다. 군대에서는 군대식의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군대 말고도 경비직, 비행기 승무원 등
위기 발생시 일사불란한 대처가 중요 한 직종에서는
상명하복을 강조한다.
사실 스트레스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차라리 스트레스는 삶의 조건이라고 하는 게 옳다.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고 업무와 삶에 대한 집중력으로
승화시킬 때, 성취의 기쁨 과 보상을 누릴 수 있다.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고,
잘 활용하기만 하면 삶의 활력소가 된다.
문제는 ''불필요한'' 스트레스,
''받아들이기 싫은데 강요되는'' 스트레스다.
직장인들을 갉 아먹고 소진되게 만드는 스트레스,
바로 이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조직의 생존에 필요하지도 않는
내부 인간관계의 갈등과 비합리성 때문에
세월을 괴로움으로 보낸다 는 것은
얼마나 짜증스럽고 안타까운 일인가.
직원 대다수가 스트레스로 병들어 있는데,
그들에게 애사심이나 조직에 대한 헌신을 기 대할 수 있을까.
내 몸이 아픈데 과연 ''고객감동''의
친절과 미소가 나올 수 있을까.
대박 을 터뜨릴 창의력을 정녕 기대할 수 있을까?
유심히 보지 않아서 그렇지,
스트레스가 회사의 이익과 존망에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엄청나다.
일 잘하던 직원이 언제부터인가
의욕을 잃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자주 결근한다든지, 직장 동료나 고객과 마찰이 많아지는 경우,
십중팔구는 뭔가 큰 스트레 스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공장의 폭발사고나 비행기 추락 등 큰 재해도 스트레스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중요 한 원인이다. 회사의 CEO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아서 판단을 잘못해서 회사의 존립 이 흔들리는 사례는 부지기수로 나타나고 있다. 이쯤 되면 스트레스를 개인적 문제로 만 치부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는,
고객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이자고
아무리 강조 하고 다그쳐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직장인들이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할 때
자 연스럽게 생산성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우리 인생 을 갉아먹는 주범이라면,
그걸 해소할 방법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반드시 있어 야 한다.
‘내가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책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중요 한 것은 배운 적이 없다.
우리는 리더십, 갈등 조정, 대화법, 자기표현 및 발표기법,
아 랫사람 다루는 법, 자기관리법, 팀 운영법과 같은 것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그런 건 나중에 다 알게 되는 걸로 치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력고사 만점이라고 해서 성 공적인 직장인,
훌륭한 리더가 될 수는 없다.
만점을 향한 문제풀이 기계가 우대 받는
수십 년의 경험과 몸에 밴 습성이 어찌 가실 수 있으랴?
그건 필자가 잘 안다. 내 주위 의 의사들 중에는
학력고사나 수능시험 고득점자가 즐비하지만,
스트레스를 잘 다루고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기왕이면 어렸을 때 배워두면 좋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중 고등학교,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에게 닥치는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훈련을 받게 하고 싶다.
‘무거운’ 삶의 굴 레를 벗어던지고
‘즐거운’ 성공을 하고 싶은 그대를 위해, 이 책을 시작한다.